1651년 오두인 두류산기의 수국사(水國寺) ○ 11월 5일 己卯 (양력 12월 17일)아침에 은정대에서 출발하여 다시 동쪽으로 올라가 수국현(水國峴)을 넘어가려고 했다. 돌 길이 험하고 시냇물이 겹겹으로 얼어 있어 열 걸음 가면서 아홉 번은 쉬었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벼랑을 부여잡으며 나아갔다. 가다가 길가에 허물어져 있는 세 곳의 암자 터를 보았다. 승려에게 물으니 상수국사(上水國寺)·중수국사(中水國寺)·하수국사(下水國寺)라고 하였다. 그곳에서 곧장 동쪽 고개로 올라갔는데 여기가 바로 수국현(水國峴)이다. 수국현(水國峴)에 올라 북쪽을 바라보니, 아름다운 봉우리 하나가 하늘 가운데 우뚝 솟아 준엄한 기상으로 여러 골짜기들을 굽어보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천왕봉으로, 두류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