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 1191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전문)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전문) ▣1611년 어우당 유몽인 선생의 [두류산록] 지리산 유람일정 • 2/23(한식) : 한식이 가까울 무렵, 승주(昇州) 수령 순지(詢之) 유영순(柳永詢)과 재간당에서 만나 두류산 유람 약속. • 3/27 : 승주(昇州:순천) 수령 순지(詢之) 유영순(柳永詢) 만남 • 3/28 : 남원관아→김화의 재간당(1박) • 3/29 : 재간당→반암→운봉 황산 비전→인월→백장사(1박) • 4/1 : 백장사→황계→영대촌→흑담→환희령→내원→정룡암(1박) • 4/2 : 정룡암→월락동→황혼동→와곡→갈월령→영원암→장정동→실덕리→군자사(1박) • 4/3 : 군자사→의탄촌→원정동→용유담→마적암→송대→두류암(1박) • 4/4 : 두류암→석문→옹암→청이당→영랑대→소년대→천왕봉→향적암(1박) • ..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을 좇아서(내령~부운)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을 좇아서(내령~부운) 4월 1일 경오일. 동행한 사람들은 각자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짚신을 신고 새끼로 동여매고서 남쪽으로 하산하였다. 물가 밭두둑을 따라 굽이굽이 난 길을 가니 큰 냇물이 앞을 가로막았다. 바로 황계(黃溪, 橫溪?)의 하류였다. 동네가 넓게 열리고, 돌이 구를 정도로 물이 세차게 흘렀다. 북쪽은 폭포이고 아래쪽은 못인데, 못 위의 폭포수(소동폭포?)는 노하여 부르짖는 듯 쏟아져 내리며 벼락이 번갈아 치는 듯한 광경이었다. 아! 얼마나 장대한 모습인가. 길을 가다보니 푸른 소나무는 그늘을 드리우고 철쭉은 불타듯이 붉게 피어 있었다. 남여에서 내려 지팡이를 짚고 서서 쉬었다. 골짜기에 두세 집이 있는데 영대촌(嬴代村, 靈臺村?)이라 하였다. 닭이 울고 개가 짖..

김종직의 유두류기행시 숙고열암(210117)

김종직의 유두류 기행시 숙고열암(210117) 추석 전날 밤, 바람 한 점이 없는 고열암에서 서산에 해는 지고 마을의 불빛이 나무 사이로 들어왔다. 이따금 도토리가 떨어지는 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깼다. 어느 시인이 '후두득 뛰어내려 저마다 멍드는 소리'라고 했던가. 긴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산이 높아 달이 더디 뜨는 것이겠지. 아마 임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와 같으리라. 드디어 한줄기 월광이 상내봉을 넘어 숲을 뚫고 들어오더니 금방 사위가 밝아졌다. 젤트 위로 나뭇잎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함양 관아를 출발한 김종직 선생이 피곤함에 포단을 빌려 잠시 잠이 들었다가 일어난 시간이다. 시계를 보니 9시가 조금 넘었다. 고열암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와 달빛 아래 서성이는 점필재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

한용주(韓龍霔) 선생(先生)의 봉명서(奉命書)

한용주(韓龍霔) 선생(先生)의 봉명서(奉命書) 봉명서는 한 용주(韓龍霔 1844 ~?) 선생이 1861년 지리산 유람시에 함양 마천에 이르러 수운(水雲) 대신사(大神師)를 벽송암에서 만나 뵙고 대도(大道)를 전수 받은 후 1,863년 성도(成道)한 내용을 동학의 가사형태로 저술한 내용이다. 그 후 이를 대전에 사는 원용문씨가 1969 기유년(己酉年)에 재발행 하였다. ​ 1. 왈동서일기동포(曰東西一氣同胞)들아 도덕진리(道德眞理)들어보소. 천생만민(天生萬民) 하온 후(後)에 도(道)와 덕(德)이 화출(化出)하니, 천도지덕(天道地德) 그 가운데 억천만물화생(億千萬物化生)일세. 만물화생(萬物化生) 그 가운데 유인최령(唯人最靈) 하온 고(故)로 삼재도(三才道)에 참례(參禮)하여 오행지덕(五行之德) 밝혀내니 만물..

김종직의 유두류기행시 선열암

김종직의 유두류기행시 선열암(2018.07.18) 선열암(先涅庵)을 여러 번 답사하지 않고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기행시 첫 수 선열암(先涅庵).... 2句 '雲根矗矗水泠泠(운근촉촉수영령)'의 詩句는 참으로 절묘하다. '따듯한 공기가 차가운 바위에 부딪혀 구름이 생기는 雲根(운근, 구름이 생기는 바위)', '기온의 차이로 바위에 이슬이 맺혀 높은 곳에서 톡,톡,톡 떨어지는 矗矗水(촉촉수)', '물방울이 물에 떨어지는 소리 泠泠(영령)'은 오직 점필재 선생만이 표현할 수 있는 詩語이다. 점필재 선생은 어떻게 자연의 현상과 사물의 미세한 미동까지,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리는 동심원과 그 소리의 파장을 감지하고 시어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나는 志原 박양준 선생을 만날 때마다 선열암(..

김종직의 유두류 기행시 의논대와 소림선방

김종직의 유두류 기행시 의논대와 소림선방 김종직의 유두류 기행시 의논대 2구 '少林禪'이 오역이라는 지적에 꼭대 님과 이재구 선생께 먼저 감사를 드린다. 내가 두 분에게 해명할 의무는 없지만, 순수한 오류의 지적이기보다는 비난과 비하의 인신공격이라고 생각되어 기록을 남긴다. 2008년 10월 경 고열암을 답사하고 고전번역원에서 원문을 다운로드하였다. 당시 온라인에 올라있는 자료는 오자가 있어서 유두류 기행시 영인본을 보고 블로그에 옮겼다. 선열암 시에서 냉냉(冷冷)은 영인본에 삼수변이 붙은 '깨끗한 물소리 영(泠)'이었다. 의논대 시에서 '호승'과 '소림선'을 몰라서 대둔산 석천암 천산(天山) 스님에게 물었고, 급기야 밤에 석천암으로 뛰어 올라갔다. '호승(胡僧)은 달마대사를 가리키고, 참선승의 의미입니..

제석당 마애석각 명문에 나오는 박노익(朴魯翊)

제석당 마애석각 명문에 나오는 박노익(朴魯翊)    1921년 함양 군수 민인호(閔麟鎬 1884~1950)는 산청 출신이다. 동경제국대학을 나와 일제 강점기에 탁지부 주부를 거처 함양군수(1919.10~1923.3)를 지냈으며, 1921년 함양명승고적보존회를 조직하여 지리산을 널리 알리는 데 힘썼다. 그 일환으로 1922년 4월 16일~20일(음)까지 고적조사원 권도용(1877~1959), 토목 기수보 大谷定浩(오오타니 사다히로), 고용인 2명, 벽송사 승려 김선응, 이종인, 마천면장 김병호 및 삯꾼 2인을 포함 모두 10명이 벽송사를 출발하여 천왕봉을 유람하였다.  유람의 목적은 함양 군수가 주도하는 함양명승고적보존회에서 마암에 마암당(이진우와 벽송사승 일동), 제석봉에 제석당(박노익과 영원사 승 일동..

미타봉의 소림선방과 향로봉을 찾아서(201225~27)

미타봉의 소림 선방과 향로봉을 찾아서(201225~27) ▣ 일 시 : 2020년 12월 25일~27일 ▣ 코 스 : 송대-마당바위-미타봉-향로봉(상내봉)-석굴I-석굴II-윗장구목-마당바위-송대 ▣ 인 원 : 2명(덕자 님) ▣ 날 씨 : 맑음 영하 5도 몰입(flow)은 물리적 시간의 착각을 일으켜 시간이 가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왜곡 현상을 말한다. 강도 높은 몰입을 경험해야 깊은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선인들의 유람록 복원 또한 몰입의 과정을 통해 아주 조금씩 얻어진다. 몰입의 현상을 경험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다. 예술가의 예술 행위도, 학자들의 연구 활동도, 심지어 이성 간의 사랑(love sport)도 몰입하지 않으면 원하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다. 선인들의 유람길 복원 역시 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