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691

지리동부 심설산행 멀고 먼 영랑대

지리동부 심설산행 멀고 먼 영랑대 ▣ 일 시 : 2024년 03월 01일(금)~02일(토) ▣ 코 스 : 산천재-광점동-어름터-방장문-청이당-영랑대(원점회귀) ▣ 인 원 : 3명 ▣ 날 씨 : 맑음(영하 15도) 산행 전날 덕산 산천재에 들러 남명매를 만났다. 지리산 아래는 오후 늦게까지 비가 내렸지만 산 허리 위로는 산이 온통 하얗다. 평소 안입던 내복도 입고 스패츠도 챙겼다. 의탄천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폭설에 쓰러진 산죽을 헤치고 부러진 나무를 톱으로 자르면서 길을 열었다. 청이당터는 빙화가 바람에 부딪히며 덩그렁 뎅그렁 울림 소리를 냈다. 하늘에서 얼음 덩어리가 후두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파란 하늘 강렬한 햇빛을 받아 빙화가 보석처럼 빛났다. 눈은 하얗다 못해 시퍼렇다...

지리동부의 겨울연가 멀고 먼 영랑대

지리동부의 겨울연가 멀고 먼 영랑대 ▣ 일 시 : 2024년 02월 17일(토)~02월 18일(일) ▣ 코 스 : 광점동-어름터-방장문-청이당-영랑대(원점회귀) ▣ 인 원 : 3명+박지합류1명 ▣ 날 씨 : 맑음(영상5도) 겨울산 - 황지우 너도 견디고 있구나 어차피 우리도 이 세상에 세들어 살고 있으므로 고통은 말하자면 월세같은 것인데 사실은 이 세상에 기회주의자들이 더 많이 괴로워하지 사색이 많으니까 빨리 집으로 가야겠다 ※ 멍에배미 : 멍에는 달구지나 쟁기의 채를 잡아매기 위해 소나 말의 목에 가로 얹는 둥그렇게 구부러진 막대이고, 배미는 구분된 논을 세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멍에배미는 멍에 모양의 논을 뜻한다. 어름터에서 계곡을 두 번 건너면 다랭이 논이 있는데 멍에배미는 등산로 바로 옆에 있다.

점필재의 아홉모랭이길 숫눈길을 뚫고

점필재의 아홉모랭이길 숫눈길을 뚫고 ▣ 일 시 : 2024년 02월 11일(일)~02월 12일(월) ▣ 코 스 : 광점동-어름터-방장문-청이당-방장문-주막터-동부-미타봉-벽송사능선-어름터-광점동 ▣ 인 원 : 8명 ▣ 날 씨 : 맑음(영하7도) 穿雪 : 숫눈길을 뚫고 이양연(李亮淵,·1771∼1856) 穿雪野中去 :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에는 不須胡亂行 : 아무렇게나 걸어서는 아니 되네 今朝我行迹 : 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 뒤에 오는 사람의 길잡이 되리니 입춘이 지나고 전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지리산에 눈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고도 스패츠를 준비하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다. 의탄천을 다섯 번 건너서 능선에 붙으니 산죽밭이 폭설에 쓰러져 갈 길을 막았다. 방장문에 배낭을 놓고 선수..

지리동부 영랑대 케렌시아 이야기

지리동부 영랑대 케렌시아 이야기 ▣ 일 시 : 2024년 01월 13일(토)~01월 14일(월) ▣ 코 스 : 광점동-어름터-일곱모랭이-방장문-아홉모랭이-쑥밭재-청이당-영랑대 ▣ 인 원 : 3명 ▣ 날 씨 : 맑음(영하3도) 케렌시아(Querencia)란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말한다. 케렌시아는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식처' 등을 뜻하는 말로, 투우(鬪牛) 경기장에서 피난처를 의미한다. 투우 경기장에서 투우사와의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이다. 이는 경기장 안에서 확실히 정해진 공간이 아니라, 투우 경기 중에 소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로, 투우사는 케렌시아 안에 있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투우장의 소가 케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

노장대·독녀암의 또 다른 이름 독녀성 이야기

노장대·독녀암의 또 다른 이름 독녀성(獨女城) 이야기  ▣ 일 시 : 2023년 12월 02일(토)~03일(일)▣ 코 스 : 송대마을-은병암-선녀굴-유슬이굴-선열암-독녀암(노장대)-신열암-의논대-고열암-미타봉-상내봉-와불산(1213.9봉)-일강-아홉모랭이길-방장문-청이당-어름터-광점동▣ 인 원 : 3명▣ 날 씨 : 흐림(영하1도)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1530)』, 『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 1656)』, 『여지도서(輿地圖書, 1765)』,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1778)』 등에 독녀성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동국여지지』, 『여지도서』에는 '현 서쪽 27리 지점에 있다.'라고 하였고,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에는 '현의 남쪽 27리에 있다.'라고 하였다. 방..

지리동부 설국의 영랑대 송구영신 산행

지리동부 설국의 영랑대 송구영신 산행 ▣ 일 시 : 2023년 12월 31일(일)~2024년 01월 01일(월) ▣ 코 스 : 광점동-어름터-일곱모랭이-방장문-아홉모랭이-쑥밭재-청이당-영랑대 ▣ 인 원 : 3명, 박지합류 1명(영랑대 위스키님) ▣ 날 씨 : 첫날 비&진눈개비, 둘째 날 맑음 지난해 18회 영랑대 산행을 했지만 한 번도 아름다운 풍광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날 그리운 영랑대에 올라 계묘년을 보내고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마침 박양준 서예·전각연구소 지원 선생이 신년 축필을 보내주셔서 공유합니다. 모든 산님들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안전한 산행하시고, 만사여의·형통하시기 바랍니다. 동영상 영랑대 위스키님

지리동부 영랑대와 어름터 삼족구(三足狗) 이야기

지리동부 영랑대와 어름터 삼족구(三足狗) 이야기 ▣ 일 시 : 2023년 12월 09일(토)~10일(일) ▣ 코 스 : 광점동-어름터-방장문-청이당-영랑대 ▣ 인 원 : 3명 ▣ 날 씨 : 맑음(영상 3도) 지난 9월 29일 어름터 준현씨에게 문자가 왔다. "선생님! 어름터입니다. 혹시 어름터 지나가지 않았나요. 어름이가 안보여서요. 혹시 영랑대에 가셨나 해서 물어본 겁니다." 어름터에 개 두 마리가 있다. '어름'이와 '태양'이다. 추석 전날부터 '어름'이가 보이지 않자 나를 따라가지 않았나 싶어 문자를 한 모양이다. 10월 1일 초암 능선으로 하산을 한 후 궁금해서 전화를 했으나 통화를 하지 못했다. "kt라 잘 통화가 되지 않습니다."라는 답이 왔다. 10월 4일 "어름이 찾았나요?"라는 문자를 넣..

지리동북부 삼열암과 의논대를 찾아서

지리동북부 삼열암과 의논대를 찾아서 ▣ 일 시 : 2023년 09월 25일(월) ▣ 코 스 : 송대마을-은병암-선녀굴-유슬이굴-선열암-독녀암-신열암-의논대-고열암-일강-미타봉-솔봉-송대마을 ▣ 인 원 : 10명 ▣ 날 씨 : 흐림 雲根矗矗水泠泠 ( 운근촉촉수영령 ) :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 맑고도 깨끗하구나. 先涅庵(선열암) 金宗直(1431~1492) 門掩藤蘿雲半扃(문엄등라운반경) : 문은 등라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는데 雲根矗矗水泠泠(운근촉촉수영령) :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 맑고도 깨끗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고승결하환비석)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갔는데 只有林間猿鶴驚(지유임한원학경) : 다만,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독녀성을 찾아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독녀성을 찾아서 ▣ 일 시 : 2023년 09월 17일(일) ▣ 코 스 : 적조암-지장사터-박쥐굴-환희대-선열암-유슬이굴-독녀암-신열암-의논대-고열암-일강-미타봉-어름터-광점동 ▣ 인 원 : 6명 ▣ 날 씨 : 흐림 주말 비소식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일기예보에서 계속 일요일 비소식을 확인하였다. 내심 산행이 취소되기를 기대했지만, 산행 약속은 일수불퇴·계포일락이 아니던가. 우천불문(雨天不問)하고 적조암에서 환희대까지 거친 산죽밭을 헤치고 올라가야 한다. 아침에 약속 장소에 나가니 일행 분들이 산행 준비를 하고 있다. 동강마을에서 적조암 가는 길... 구시락재를 넘어 거머리재를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적조암 주차장에 닿았다. 3개월만에 다시 550년 전 점필재길을 걷는다. 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