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지리동부 심설산행 멀고 먼 영랑대

도솔산인 2024. 3. 2. 20:19

지리동부 심설산행 멀고 먼 영랑대 

 

 

▣ 일 시 : 2024년 03월 01일(금)~02일(토)

▣ 코 스 : 산천재-광점동-어름터-방장문-청이당-영랑대(원점회귀)

▣ 인 원 : 3명

▣ 날 씨 : 맑음(영하 15도)

 

 

  산행 전날 덕산 산천재에 들러 남명매를 만났다. 지리산 아래는 오후 늦게까지 비가 내렸지만 산 허리 위로는 산이 온통 하얗다. 평소 안입던 내복도 입고 스패츠도 챙겼다. 의탄천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폭설에 쓰러진 산죽을 헤치고 부러진 나무를 톱으로 자르면서 길을 열었다. 청이당터는 빙화가 바람에 부딪히며 덩그렁 뎅그렁 울림 소리를 냈다. 하늘에서 얼음 덩어리가 후두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파란 하늘 강렬한 햇빛을 받아 빙화가 보석처럼 빛났다. 눈은 하얗다 못해 시퍼렇다. 눈이 아프다. 다섯 시간 남짓 걸리는 영랑대에 오후 6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10시간 만에 영랑대에 닿았다. 저녁 온도 영하 11도, 다음날 새벽 온도계를 보니 영하 15도를 가리킨다. 젤트 안에 수낭이 모두 얼었다. 손발이 시리고 너무 춥다. 아무래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끝.

 

 

구태여 雪山에 들어 苦行할 필요가 뭐 있겠나?

 

                                                     李震相(1818~1886)

 

人知猶易獨知難 : 남이 아는 것은 쉬워도 나만 아는 일은 어려워

雷雨雲星一念間 : 한 가지 생각하는 사이에 별별 생각이 다 든다.

如令屋漏常無愧 : 설령 혼자 방에 있더라도 늘 부끄러움이 없다면

苦行何須入雪山 : 구태여 설산에 들어 고행할 필요가 뭐 있겠나.

 

「술학자경(述學自警)」 중 ‘홀로일 때를 삼가다[謹獨]’

『한주집(寒洲集)』

 

▶ 이진상[李震相, 1818(순조 18)∼1886(고종 23)] 조선 말기의 유학자. 본관은 성산(星山). 자는 여뢰(汝雷), 호는 한주(寒洲). 아버지는 원호(源祜)이며, 부인 흥양이씨는 문간공 창석 이준 선생의 후손 호군(護軍) 기환(起恒)의 따님이다. 경상도 성주 한개(大浦)에서 출생하였다. 

 

 屋漏(옥루) : 방의 서북쪽 모퉁이로, 집의 방문이 보통 남쪽에 나 있기 때문에 방의 어두컴컴한 곳을 가리킨다. 아득한 옛날 사람들이 움막집을 짓고 살 적에 방안의 채광을 위해서 천장에 구멍을 뚫고 집을 지었는데, 비가 오면 그곳은 비가 새었기 때문에 옥루(屋漏)라고 했던 것이다. ‘불괴옥루(不愧屋漏) 방의 어두컴컴한 구석에 혼자 있을 때도 자기 마음에 부끄럽지 않게 지내라는 뜻이다. 흔히 혼자 있을 때를 삼가라라는 뜻인 신독(愼獨)’이라는 말과 거의 같게 쓰인다. 시의 원 제목은 謹獨[홀로일 때를 삼가다.]’이다.

 

 

청이당의 빙화

산천재
남명매
멍에 배미
방장문
김종직이 쉬어 간 청이당 앞 溪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