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도시의 끝 대둔산에 들다(141129~30)

도솔산인 2014. 11. 30. 20:28

 

도시의 끝 대둔산에 들다(141129~30)

 

 

▣ 일   시 : 2014년 11월 29일 ~ 11월 30일

▣ 코   스 : 태고사 - 낙조산장 - 태고사

▣ 인   원 : 나홀로

 

 

 

낙조대에서 부르는 대장부의 노래

 

 

 鐵嶺(철령에서)

 

                                                                                                                                                     鄭道傳(1337~1398)

 

                                                                                           鐵嶺山高似劒鋩  : 철령의 높은 멧부리는 칼날과도 같은데

                                                                                           海天東望正茫茫  : 동쪽으로 바다와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네

 

                                                                                           秋風特地吹雙鬢  : 가을바람은 유독 귀밑머리에 불어오는데

                                                                                           驅馬今朝到朔方  : 말을 몰고 오늘 아침 북녘 변방에 왔노라.

 

 

 

정도전(鄭道傳·1342∼1398 출생연도는 기록에 따라 다름)은 젊은 時節 反對派에 몰려 全羅道 羅州에 流配되었고 流配에서 풀려난 後에도 首都인 開京으로 가지 못했다. 三角山 아래 草幕을 짓고 弟子들을 가르치면서 살려 하였지만 그를 猜忌하던 宰相 이인임이 妨害하였다. 富平으로, 金浦로 떠돌던 鄭道傳은 某種의 決心을 하고 1383년 함흥(咸興)으로 이성계(李成桂)를 찾아갔다. 이 作品은 이 무렵의 것이 아닌가 싶다.

 

 鐵嶺은 咸鏡道로 가는 길목이다. 칼날처럼 서 있는 고산준령(高山峻嶺), 그리고 하늘과 바다가 잇대어 있는 망망대해(茫茫大海), 이것이 鐵嶺에서 바라보이는 風景을 背景으로 하여 허옇게 센 귀밑머리가 바람에 흩날리는 老丈夫가 말을 치달리는 혁명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서거정(徐居正)의 ‘태평한화(太平閑話)’에는 鄭道傳의 꿈(*)이 실려 있다. “北方에 눈이 막 휘날릴 때 가죽옷을 입고 駿馬에 올라타서 누런 사냥개를 끌고 푸른 사냥매를 팔뚝에 얹은 채 들판을 달리면서 사냥을 하는 것이 가장 즐겁소.” 이러한 豪快한 丈夫의 氣像이 느껴집니다. [이종묵의 ‘한시 마중’] : 우리 한시를 알다

 

(*) 정도전, 이숭인, 권근이 평생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정도전이 말했다. “북방에 눈이 막 휘날릴 때 가죽옷을 입고 준마에 올라타서 누런 사냥개를 끌고 푸른 사냥매를 팔뚝에 얹은 채 들판을 달리면서 사냥을 하는 것이 가장 즐겁소.” 이숭인은 이렇게 말했다. “산속 조용한 방 안 밝은 창가에서 정갈한 탁자에 향을 피우고 스님과 차를 끓이면서 함께 시를 짓는 것이 제일 즐거운 일이라오.” 권근은 이렇게 말했다. “흰 구름이 뜰에 가득하고 붉은 햇살이 창에 비칠 때 따스한 온돌방에서 병풍을 두르고 화로를 끼고서 책 한권을 들고 편안히 누워 있는데, 아름다운 여인이 부드러운 손으로 수를 놓다가 가끔 바느질을 멈추고 구운밤을 까서 입에 넣어주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겠지요.”

 

 

 

 

 

 

연소재는 김장을 한다고 두 주일째 어수선합니다.

토요일 밤 홀로 대둔산에 들어 하루를 보냈습니다.

 

어둠 속에서 바람에 댓잎 사각거리는 소리

산장에 있으니 웅웅웅 나뭇가지 우는 소리

 

초롱초롱한 별들이 모두 사라진 뒤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정도전의 철령이 떠오르는 새벽! 나직히 그시를 읊어봅니다. 

 

나는 自喩人! 自喩롭고 自喩로우니 自喩로워라!

나는 나를 벗하지 남을 벗 삼지 않아.....

 

 

그냥(*) 홀로 노는 즐거움에 빠졌습니다.

 

 

 

(*)그냥 : 떠한 작용 가하지 않거나 상태 변화 없이 있는 그대로.그냥()’ 결합한 말로 보는 견해 일반적이다. 입말에서 실제로혹은이라는 준말 나타나는 경향 단어 본래()’에서 왔다는 설의 타당성 인정된다. 다만()’ 어떤 경로 현대 국어 부사그냥 의미 지니게 되었는지의 의미 변화 과정 분명 않다. 우리 사전에서는 우선 ()대로’, 모습대로 의미에서그냥 으로 파악하였다.

 

 

 

 

 

 

 

 

 

                             ♣ 141127 : 김장 전야 燕巢齋 연소재의 밤은 깊어갑니다.

 

 

                             ♣ 141128 : 밤을 새워 김장(200포기)을 함.

 

 

 

 

 

 

 

 

 

 

 

 

 

 

                             ♣ 141129 18:30 : 대둔산으로

 

 

                             ♣ 141129 20:00 : 대둔산 낙조산장 몽골텐트

 

 

                             ♣ 141130 07: 30 : 새벽에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림

 

 

 

 

 

 

 

 

 

 

 

 

 

 

 

 

 

 

 

 

 

 

 

 

 

 

                             ♣ 141130 10:10 : 낙조산장 출발

 

 

 

 

 

 

북벌을 생각했던 또 한 사람 尤庵 우암을 석문에서 만났다.

 

 

 

 

 

 

                            

                             ♣ 141130 11:00 : 태고사 대웅전

 

 

 

 

 

북방에 눈이 막 휘날릴 때 가죽옷을 입고 준마에 올라타서 누런 사냥개를 끌고 푸른 사냥매를 팔뚝에 얹은 채 들판을 달리면서 사냥을 하는 것이 가장 즐겁소.

세 사람은 서로 각기 다른 길을 걸었으니 사람의 기질과 인생은 무관하지 않다. 나의 기질은 삼봉에 가까워 평탄하게 살지 못하니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