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작업실 43

영신대에 숨어있는 마하가섭 이야기(201028)

영신대에 숨어있는 마하가섭 이야기(201028) 선인들의 유람록을 읽다보면 빈발암, 가섭전, 영신암이 등장한다. 빈발(賓鉢)은 가섭(迦葉)이 출가하기 전의 속명 핏발라(Pipala), 가섭(迦葉)은 출가 후의 법명 가사파(kā-śyapa)를 음차하여 한역한 것이다. 영신(靈神)은 가섭이 열반에 들기 위해 선정(禪定)에 들어간 후의 이름이다. 빈발(賓鉢)과 가섭(迦葉), 영신(靈神)은 마하가섭(Mahākā-śyapa)의 출생과 출가, 적멸(寂滅)의 시점으로 구분한 것으로 이해한다. 가섭의 출생부터 적멸까지의 이야기가 세석평전과 영신대에 담겨있다. 1487년 추강 남효온은 지리산일과에서 촛대봉은 빈발봉으로, 영신봉은 계족봉으로, 영신대에 영신암과 빈발암, 가섭전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비해당 안평대군이 영..

김종직의 유두류록과 기행시(엄천에서 청이당까지)

김종직의 유두류록과 기행시(엄천에서 청이당까지) 1. 두류산을 유람하기로 하다[엄천-고열암] 나는 영남(嶺南)에서 나고 자랐으니, 두류산은 바로 내 고향의 산이다. 그러나 남북으로 떠돌아 벼슬하면서 세속 일에 골몰하느라 나이 이미 마흔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유람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신묘년(1471년, 성종2년) 봄에 함양 군수(咸陽郡守)가 되어 내려와 보니, 두류산이 바로 그 봉내(封內)에 있어 고개만 들면 푸르게 우뚝 솟은 산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흉년으로 인한 민사(民事)와 부서(簿書) 처리에 바빠서 거의 2년이 되도록 한 번도 유람하지 못했다. 그리고 매양 유극기(兪克己), 임정숙(林貞叔)과 이 일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에 항상 걸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금년(1472년,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