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지리산 동부능선 및 계곡 탐방(060609-11)

도솔산인 2006. 6. 11. 23:09

 

지리산 동부능선 및 계곡 탐방(060609-11)

 

▣ 일   시 : 2006년 6월 09일(금)-11일(일)

산행지 : 지리산 동부(경남 산청군 삼장면 일대)

코스

   1일차 : 새재마을 - 치밭목 - 천왕봉 - 치밭목 - 새재마을 

   2일차 : 새재마을- ㅈㄱ골 - 중봉샘 - 하봉 - 쑥밭재 - 독바위동지 - 새봉 - 새재 - 새재마을

인      원

   1일차 : 2명(나, 산제비) 

   2일차 : 6명(중산님, 숲님, 청전님, 작은나무님, 도솔, 산제비님)

 

산행후기(0일차)

 

 금요일 모처럼 4시 정시에 퇴근을 하고 시장에 갔다 오고 부지런히 짐을 챙긴다.

산제비님에게 8시 넘어서 출발하자는 전화가 오고, 9시가 다 되어 대전을 출발한다. 한 때는 같은 방에서 1년을 넘게 지냈던 친구...금년 1월 지리와 설악, 덕유를 함께 다녀온 후 이제 산행에 재미가 붙은 모양이다.

 

 단성 나들목에서 대원사 가는 길은 차량이 한산하다.

칠흑 같은 밤이지만 모처럼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으며 보름을 하루 앞둔 저 달은 우리의 갈길을 어슴프레 밝혀준다. 대원사를 지나면서 포장도로는 좁아지고 윗새재 마을 새재산장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은 시각이다. 주인을 찾으니 깊은 잠이 들어 기척이 없고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리니 잠에 취해 빼꼼히 문을 열고 내다본다.

 

 '밖에서 비박 좀 하겠습니다'라고 하니 흔쾌히 허락을 한다. 소주를 한잔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12시가 훨신 넘은 시각 자리를 펴고 눕는다. 아침에 일어나니 옆에서 자는 줄 알았던 친구는 자리에 없다. 차를 두드리니 잠을 거의 못잤다고 투덜댄다.

 

산행후기(1일차)

  친구가 가지고 온 쌀로 아침 밥을 해서 먹고 점심 도시락을 싸서 산장을 나서니 8시다. 천천히 걷는다. 온갖 상념을 밟으며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야할 길을 생각하면서 유평리 삼거리에 와서 조금 늦은 친구를 기다린 후 과일을 먹고 출발한다.

 

 무재치기 폭포로 내려가 등목을 하고 한참을 쉬었다가 치밭목산장에 배낭을 내려놓고 숨을 돌린 후 써래봉을 향한다. 몇 번인가 오르내렸던 길이기에 나야 그렇지만 초행인 이 친구는 어제 밤 잠을 못잤다는 핑계지만 힘들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중봉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니 사람들로 가득하다.

천왕봉에 도착하니 발디딜 틈도 없다. 번잡한 곳을 피해 태극기 휘날리는 한 쪽 모퉁이에 도시락을 펴고 점심을 먹는다. 국이 없으면 밥을 먹지 못하는 녀석인데... 미안하다 친구야! 그래도 그냥 대충 먹어 임마! 

 

 바람이 세차고 시원하다. 하늘 위 구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아무래도 돌풍이 불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염려가 되어 서둘러 하산을 하니 5시가 가깝다.

 

 샤워를 하고 나니 검은 먹구름이 밀려온다.

대충 저녁 먹을 것을 준비하는데 천둥과 번개가 치고 폭우가 내리기 시작한다. 1시간 정도 늦는다는 전화가 와서 빗소리를 들으며 친구와 소주 한잔을 마시는데 새재 방향에서 비를 맞은 몇 사람이 흠뻑 젖에 들어온다.

 8시가 넘어 중산님, 숲님, 청전님, 작은나무님이 도착하여 저녁식사와 반주 몇잔을 나누고 중산님이 가지고 온 마가목주와 숲님과 청전님은 산더덕을 꺼내 놓는다.

 덜렁이님 조금 취해서 친구의 등에 손을 올려 놓는데 어색한 듯 못마땅한 표정이다. 처음 만난 우리지만 금방 10년지기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내일의 산행에 필요한 조식과 중식을 준비한 후 배낭을 꾸리고 잠자리에 든다.

 

 나는 밖에서, 그 분들은 방에서 잔다하니 빈부의 차이는 어쩔 수가 없다.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天王峯


                                             曺植(1501∼1572) : 朝鮮中期의 學者.

 

 

請看千石鐘하라       非大구無聲이라.

萬古天王峯은          天鳴猶不鳴이로다.

 

청컨데 천석들이의 종을 보게나

큰것이 아니면 두드려도 소리가 없다네

 

만고의 천왕봉은

하늘이 울어도 오히려 울지 않는다.

 

그대는 보게나 천석들이 크기의 천왕봉을....

 

 

 

 

산행후기(2일)

 새벽 4시 기상

어제와 마찬가지로 3시 54분 정확한 시간에 닭이 운다.

그 녀석 시간이 정확한 것으로 미루어 당분간은 생명을 잃을 염려가 없을 것 같다.

4시 30분 조금 넘어 홧팅을 합창하고 산행 길에 나선다.

 

 훤칠한 키에 당당한 체구의 中山님이 선두에서 새벽의 어둠을 헤치고, 뒤를 이어 臥薪嘗膽 복수혈전을 각오한 숲님! 덜렁거리는 청전님, 과묵한 작은 나무님, 산제비님, 그리고 나까지 이번 초행의 산길은 마음이 들떠 있다.

 

 어젯밤 내린 폭우로 계곡은 물이 불어 있고 계곡을 내려서자 마자 50년 된 호박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터에 중산님이 급류 가운데 작은 바위에서 그만 미끄러져 그만 물에 빠지고 만다. 계곡을 간신히 건너서 길을 찾으나 등산로는 아니다.

고로쇠 물을 채취하기 위한 길인듯 40분 가량 0교시 보충수업을 한 후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 후에야 초입을 찾을 수 있었다.

 

 

돌길이지만 길이 완만하고 분명하다.

50분 가량을 걸어서 통신탑에서 폐기된 이정표를 만나

지도를 펴 놓고 중산님이 ㅆㅂ재 오르는 길이라 설명을 한다.

예습이 철저한 분이란 생각이 든다.

 

 세 번 작은 계곡을 건너야 한다는데 첫 지류를 만난다.

이 곳에서 시간이 7시가 되어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하고 미역과 ㅈㄱ골 물이 중산님 코펠에서 그만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걸 그냥 두지 않고 숲님이 기어코 씨에라 컵으로 여섯 등분한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등로는 계곡과 멀리 떨어져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없다.

중봉샘과 치밭목 샘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이신비의 계곡 여러 지류들이 만들어내는 원시의 비경 어젯밤 폭우에 오늘 아침 햇살이 더해져 형언할 수 없는 점입가경이더라.

     

 

 

 

 

세 번째 계곡을 마지막으로 건넌다.

바위와 나무에 푸른 페인트로 방향 표시가 있고 시그널도 이따금 눈에 띈다.

  

 

 

 

 

 

 

이 곳에서 치밭목까지는 지척의 거리인 듯하다.

 

 

 

하봉 샘에서 물을 보충하고 헬기장에서 ㅎ봉 쪽으로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가

작은 암릉이 나타나고 발걸음은 가볍고 바람은 신이 난다.

 

 

 서로 배우는 자세와 진지 모습으로 처음 만난 산우들과 시원한 능선길을 걷는다.

산길에 취해 바람에 취해 구름에 취해 걷는 듯 나는 듯 초암 능선 초입을 지나 어느 덧 내리막길 고도가 낮아지자 중산님 고개를 갸우뚱하고 다음 산행을 위한 예습이런가? 지도를 보니 국골 쪽 방향이다. 우리가 가야 할 능선을 확인한 후 하봉 끝 부분에서 ㄷㄹ능선 쪽으로 걷다가 조망바위에서 ㅊㅇ능선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ㄱㄱ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ㅅ재쪽으로 가다 보면 청이당터와 쑥밭재를 지나고 아침을 먹었던 ㅈㄱ골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글쎄 하필이면 누가 그렇게 이름을 지었을까?

       

 

독바위 양지 벽송 능선에서 올라오는 코스지만 길이 여러 갈래여서 길을 잃기 쉬운 곳이다.

독바위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고 지리산 동부능선 웅석봉(?)까지 선명하다.

  

 

중산님과 숲님은 마냥 즐거워 만세를 부르고 마냥 신나하는데 도대체 너들 몇 살이니?

합하면 정확히 100살이다. 왜?

 

멀리 벌목한 곳까지 가야할 길을 설명하는 중산님.

  

 

 

 ㅅ재에 도착해 잠시 쉰 후 처음 출발한 산장에 도착해 짐을 정리한 후 저녁식사를 간단히 하고 인사를 나누고 출발....그러나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밤머리재에서 생강차를를 마시고 헤어져 대전을 향한다. 감사합니다.

 

 * 느낀점 : 비박시 동계용 침낭, 연료의 부족, 지도 필요함, 독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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