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방장제일문과 방장문 석각을 찾아서

도솔산인 2020. 8. 20. 04:55

방장제일문과 방장문 석각을 찾아서(200814~16)

 

 

▣ 일 시 : 2020년 08월 14일(금)~16일(일)

▣ 코 스 : 광점동-방장문-청이당-영랑대-천왕봉-세석-좌고대-바른재능선-백무동-방장제일문-의중마을-석상용 장군댁

▣ 인 원 : 미산님, 하림 조박사님, 광광자 소혼(장터목 합류) 

▣ 날 씨 : 맑음

 

 

지난 7월 초 함양서복연구회와의 합동조사 산행은 지역 주민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다. 서복회 문 회장님으로부터 금계 마을 터널 위에 '방장제일문(方丈第一門)'석각이 있다는 말씀을 듣고 검색해보니, 탄수대(灘叟䑓)에 대한 석각 사진이 올라왔다. 탄수(灘叟) 이종식(李鍾植, 1871~1945)이라는 인물은 누구일까. 은계 이진우(李璡雨, 1897~1954)라는 인물과는 어떤 관계일까.(항렬 鍾-雨-相-熙) 이런 궁금함과 호기심은 산욕(山慾)을 충분히 자극하고도 모자라, 드디어 광복절 연휴에 2박 3일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그러나 금계 방장제일문(方丈第一門)은 난공불락의 시멘트 성채(城砦)가 버티어 서서 진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방장문(方丈門)으로 가자. 허공달골을 건너는 곳에서 약 1.5km 지점의 일곱 모랭이 능선에 샘터가 있다. 한역하면 칠롱천(七隴泉)이다. 산길은 이 샘터에서 다시 여덟 모랭이를 돌아 방장문(方丈門)으로 이어진다. 방장문은 오봉, 동강, 송대, 벽송사, 광점동에서 쑥밭재로 올라오는 길목에 있다. 쑥밭재(아홉 모랭이) 오름길 직전 숯가마터 아래에도 용천수가 쉼 없이 솟아난다. 아홉 모랭이인 쑥밭재를 넘는 길은 바로 내려서지 않고, 사면으로 부드럽게 이어져 천례탕(天禮碭)에 닿는다. 선인들의 유람록에서 청이당(淸伊堂), 청이당(淸夷堂), 천녀당(天女堂)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강호 동양학자 조용헌 박사는 '천례탕(당)을 청이당의 어원으로 본다. 천례당은 신라 화랑들이 하늘에 제를 지내는 곳'이라고 추정하는데,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하기사 碭(탕)은 唐(당)의 이체자(異體字)이니 천례당으로 읽은들 누가 토(吐)를 달 수 있을까.

 

요즘 영랑대는 접근이 어렵다. 그래도 오늘의 영랑대 일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니, 그래서 영랑대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밤새 파도 소리를 연출하고, 새벽이 되어서야 하현달이 구름 속에서 오락가락하더니, 운무에 휩싸여 버렸다. 일출 시간이 지나서 아침에 하늘이 비로소 잠시 열렸다. 선인들의 유람록에도 '만조백관(滿朝百官)이 상봉을 향해 봉조(奉朝)하는 형국(形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조용헌 박사 말을 빌리면, 하봉 인근 바위群은 시루(甑山)의 형국이다. 그래서인지 영랑대에 서면 경건하기만 하다. 선암에 술을 한잔 올리고, 중봉에 오르니 산악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간다. 중산리에서 이곳까지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주능선은 운무가 오락가락하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촛대봉을 넘어서니 대형 배낭을 멘 산객 한 사람과 만났는데, 지난 겨울 영랑대에서 만났던 영랑대 위스키님이다. 저녁을 먹고 일행보다 일찍 잠이 들었다. 새벽에 하늘을 보니 기라성(綺羅星)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더라. 하산은 바른재 능선으로 하기로 하였다. 소혼이 점필재 하산 길이 초행이기 때문이다. 소혼은 14년만에야 점필재 길을 완성하는 것이다. 좌고대에 잠시 들렀다가 바른재 능선으로 진입, 하산 길 약 300m(해발 1430m)까지는 나무 사이로 천왕봉이 눈에 들어왔다. 산행을 마친 후 다시 방장제일문(方丈第一門)을 지나, 의중마을 이용대(탄수 이종석 선생의 종손자, 은계 이진우 선생의 아들) 어르신과 추성마을 석상용 장군의 후손(석영일씨)을 만나고 대전으로 올라왔다. 허공달골 석상용(石祥龍) 장군의 묘소(墓所)의 지명이 궁금했는데, 해주 석씨 세보를 보니 두류암(頭流巖)이다.  끝. 

 

※ 석상용 장군 묘소의 지명은 두류암(頭流巖)이다. : blog.daum.net/lyg4533/16488341

 

 

폭포 소리는 푸른 대숲을 통해​ 들려오고/떨어지는 물은 차갑게 절구질을 하네(유몽인 두류암시)
이정목
쉼터
방장문
방장문 탁본
천례탕
청이당터
청아당터 앞 계석
선암(船巖)
산악 마라톤팀 사진 自奉(자원봉사자)
비로봉(유몽인)
좌고대

김종직 선생은 유두류록에서 '천왕봉에서 영신봉과 좌고대가 보이고, 영신암에서도 좌고대가 보인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좌고대에서 영랑대도 보임
갈림길 500m지점
彎碕 : 점필재가 갓끈을 씻은 굽은 물가(하산음을 읊은 장소로 추정)

 

下山吟[산에서 내려와 읊다]

 

杖藜纔下山 : 명아주 지팡이 짚고 겨우 산에서 내려오니

澄潭忽蘸客 : 갑자기 맑은 연못이 산객을 담그게 하네

彎碕濯我纓 : 굽은 물가에 앉아 내 갓끈을 씻으니

瀏瀏風生腋 : 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에서 나오는구나.

平生饕山水 : 평소 산수 욕심을 부렸는데

今日了緉屐 : 오늘은 나막신 한 켤레가 다 닳았네

顧語會心人 : 여정을 함께한 사람들에게 돌아보고 말하노니

胡爲赴形役 : 어찌 육체의 노역에 나아갔다고 하겠는가?

 

 

彎碕 : 점필재가 갓끈을 씻은 굽은 물가

彎碕濯我纓 : 굽은 물가에 앉아 내 갓끈을 씻으니/瀏瀏風生腋 : 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에서 나오는구나.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두 골짜기의 물이 합쳐지는 지점'
사진 함양서복연구회 문호성 회장님
탄수대(출처:https://jps055.tistory.com/427)

▶李鍾植(1871~1945) : 본관 경주 字 汝長(여장) 號 灘叟(탄수) 금계마을 거주함. 1922년 마암당을 지은 隱溪(은계) 이진우(李璡雨, 1897~1954) 선생의 숙부

 

석상용 장군 묘소 뒤 산영 조박사님이 두류암(頭流巖)으로 추정되는 바위

 

☞ 방장제일문과 방장문 석각에 대하여 : blog.naver.com/lyg4533/222064149374

 

 

영랑대 일몰2
영랑대 일몰1
시루봉 안부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