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2년 김종직 선생 유두류록의 동부(洞府)와 구롱(九隴)을 찾아서
▣ 일 시 : 2020년 03월 14일(토)~15일(일)
▣ 코 스
1일 차 : 새재 마을-상류 암-초령 안부-집터-점필재 루트(상 허리길)-광점동 쑥밭재 길
2일 차 : 집터-점필재 루트(상 허리길)-사립재-집터-옹암(진주 독바위)-상류암-새재 마을
▣ 인 원 : 4명(조박사님, 산영님, 칠성님)
▣ 날 씨 : 첫날 맑음, 다음날 눈(영하 2도)
1472년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동부(洞府)와 구롱(九隴)을 오랫동안 풀지 못하였다. 엄천과 오봉에서 올라온 유람록에 새봉과 독바위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막연히 봉과 능선을 짧게 우회하는 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지만 그것은 오판이었다. 산영님을 만나 대화하는 과정에서 「청이당은 당시 행정 구역상 함양의 관할이었고 옛날에는 덕산 장을 이용하지 않고 마천이나 생초장을 이용하였다. 지금도 함양과 산청의 군계가 하봉 옛길이 경계이다. 청이당과 상류암터에서 도기 조각이 발견되는데 생초 도기소에서 만든 것이다. 마암의 지명도 화랑들이 말을 끌고 와서 매어 두었던 곳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마소를 끌고 왔던 흔적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고, 너덜지대에서 곳곳에 돌을 깔아 놓은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번 산행은 계획대로 상류암터에서 독바위와 새봉 사이 안부로 올라가 지난번 확인했던 집터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하고, 첫날은 광점동에서 쑥밭재로 올라오는 곳까지 상 허리길로 마지막 구롱을 연결하였고, 둘째 날은 집터에서 사립재 아래까지 아홉 모롱이 길을 확인하였다. 이번 답사 결과 김종직 선생은 고열암을 출발하여 능선으로 오르지 않고 상 허리길로 벽송사 능선(구롱의 첫 번째)을 넘어 사립재 아래 습지와 아홉 모롱이 길을 지나 쑥밭재를 넘어 청이당에 닿았다. 이 코스는 한 모롱이를 돌 때마다 골짜기에는 돌을 깔아놓은 길의 흔적과, 샘과 계곡에는 물이 넘쳐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사립재 골에 이르러 첫 번째 구롱(一岡:등달)으로 가는 초입을 확인하였다. 사립재로 올라와 오봉에서 쑥밭재로 가는 길을 따르면 얼마 가지 않아 상 허리 길과 다시 합류한다. 때마침 하늘에서 축복이라도 하듯 갑자기 검은 구름이 덮이더니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을 먹고 독바위를 넘어 상류암에서 잠시 쉬고 새재로 내려왔다.
점필재 길이라는 지루하고 외로운 시간 여행에서 산길에 대한 본능적인 직관력이 있는 동반자가 생겼고, 앞으로 두세 번 답사를 하면 점필재 길은 보완이 되고 완벽하게 완성이 된다. 그리고 이 길의 연결은 지리 동부를 통해 천왕봉으로 오른 여러 선인들의 유람록 루트를 새롭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길을 오갔을 사대부들과 유생들로부터 정치적인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숨어들었던 사람들, 전쟁과 난리로 온 가족과 가축을 데리고 들어왔던 피난민들, 나물을 캐고 숯을 굽던 힘없는 하층의 민초들, 한말 석상용 장군의 의병들에 이르기까지 이 길을 이용했다고 본다. 천왕봉으로 오르는 아홉 모랭이 길은 남녀노소와 빈부귀천의 구분이 없는 모든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가장 편안한 지리 동부의 실크로드 길이다. 사립재골 동부(洞府)에서 쑥밭재까지 아홉 모랭이 구롱(九隴)의 숙제를 해결하니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다음에는 사립재골에서 상 허리길로 첫 번째 구롱(一岡:등달)을 넘어 고열암까지 연결할 것이다. 동부(洞府)와 구롱(九隴)에 대한 설명은 링크한 자료로 대신한다. 끝.
☞ 1472년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동부(洞府)와 구롱(九隴)에 대하여 : http://blog.daum.net/lyg4533/16488278
○ 1일 차
○ 2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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