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가을로 가는 통신골&영랑대(170923~24)

도솔산인 2017. 9. 25. 06:53

가을로 가는 통신골&영랑대(170923~24)


일 시 : 201709월 23일 ~ 24일

코 스 : 중산리 - 통신골 - 천왕봉 - 영랑대 - 천왕봉 - 장터목 - 중산리 

▣ 동 행 : 미산님

날 씨 : 맑음

 

 

새벽에 일어나 점필재 先涅庵(선열암)의 2句 國譯을 수정하면서, ‘矗矗水라는 새로운 시어를 재 발견했다. 선열암의 '우뚝 솟은 바위에서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맑고도 깨끗하구나.'라고 수정하였다.  이른 새벽 산청을 지나며 날선 무지개를 보았다. 졸음 쉼터에서 한참을 서서 바라보다가 채운도 아니고 천정호도 아니고 저것이 뭘까. 알고 보니 sundog 현상이더라. 사물이 눈에 자꾸 들어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산행을 마치고 덕산에서 閔대장님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閔선생님에게 '지리산이 한 사람을 버려놓았구나!'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마음과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입을 열지 말라.'라고 조언을 하신다. 아마 사물을 보는 직관력이 사람에게 잘못 쓰여지면 해를 끼칠 수 있음을 경계하시는 말씀인 것 같았다. 閔대장님은 船巖을 '四面佛의 나한상(羅漢像)'이라고 해석하시는데, 나는 불교를 잘 모르니 一軀多佛인 船巖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새벽에 고전번역원에서 온 메일을 읽고  '[고전산문 498] 나는 구름이고 싶다.'를 블로그로 옮겼다.

 

 

* 나한상(羅漢像)

 

나한(羅漢)을 조각 또는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본래 불경에서는 나한을 성문사과(聲聞四果)의 하나로 놓으며 일체의 번뇌를 끊고 끝없는 지혜를 얻어 세상 사람들의 공양을 받는 성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부처님의 직제자뿐만 아니라 역대 여러 나라의 존경받던 수많은 고승대덕들을 함께 일컫는 말로서 흔히 아라한(牙羅漢)이라고 부른다. 나한상은 바로 그 같은 불제자. 역대조사. 고승대덕을 조각이나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 까닭에 나한상은 출가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다소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그것은 노비구(老比丘)로서 많은 수련을 쌓았음을 표현한 것이다. 출처 문화콘텐츠 용어사전[펌]

 

 

先涅庵(선열암)

 

門掩藤蘿雲半扃(문엄등라운반경) : 문은 등나무 덩굴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는데

雲根矗矗水冷冷(운근촉촉수냉랭영령) : 구름이 뿌리내린 우뚝 솟은 바위의 석간수(촉촉수 소리)는 맑고도 시원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고승결하환비석)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가고

只有林閑猿鶴驚(지유임한원학경) : 다만 숲은 한가로운데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 雲根矗矗冷冷(운근촉촉수영령) : 구름이 뿌리내린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는 맑고도 깨끗하구나.

* 矗矗水 : 톡톡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 冷冷(영령) :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맑고도 시원하구나  

 

 

[고전산문 498] 나는 구름이고 싶다.

 

[번역문]

대개 구름이라는 것은 뭉게뭉게 피어나 한가롭게 떠다니지. 산에도 머물지 않고 하늘에도 매이지 않으며 동서(東西)로 떠다니며 그 자취가 구애받는 곳이 없네. 잠깐 사이에 변화하니 처음과 끝을 헤아릴 수 없지. 뭉게뭉게 성대하게 퍼져나가는 모양은 군자가 세상에 나가는 것 같고 슬며시 걷히는 모습은 고결한 선비가 은둔하는 것 같네. 비를 내려 가뭄을 소생시키니 어짊이요, 왔다가는 머물지 않고 떠날 때는 연연해 않으니 통달한 것이네. 색이 푸르거나 누르거나 붉거나 검은 것은 구름의 본래 색이 아니네. 오직 아무런 색깔 없이 흰 것이 구름의 정상적인 색이지. 덕이 이미 저와 같고 색이 또한 이와 같으니, 만약 구름을 사모하여 배운다면 세상에 나가서는 만물에 은택을 주고 집에 머무를 때는 마음을 비워, 그 하얀 깨끗함을 지키고 그 정상에 거하겠지. 그리하여 아무 소리도 없고 색도 없는 절대 자유의 세계[無何有之鄕]로 들어가면 구름이 나인지 내가 구름인지 알 수 없을 것이네. 이와 같다면 옛사람이 얻고자 했던 실제와 가깝지 않겠는가?

 

[원문]

夫雲之爲物也, 溶溶焉洩洩焉. 不滯於山, 不繫於天, 飄飄乎東西, 形迹無所拘也. 變化於頃刻, 端倪莫可涯也. 油然而舒, 君子之出也, 斂然而卷, 高人之隱也. 作雨而蘇旱仁也, 來無所着, 去無所戀通也. 色之靑黃赤黑, 非雲之正也. 惟白無華雲之常也. 德旣如彼, 色又如此, 若慕而學之, 岀則澤物, 入則虛心, 守其白處其常, 希希夷夷, 入於無何有之鄕, 不知雲爲我耶, 我爲雲耶. 若是則其不幾於古人所得之實耶.

 

-이규보(李奎報, 1168~1241),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백운거사어록(白雲居士語錄)

 

출처 : 고전번역원 글쓴이 : 박수밀(朴壽密)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 미래인문학교육인증센터 연구교수

 

 

썬독(sundog) 현상

 

 

 

산천재

 

산천재에 들러 '德山卜居'를 다시 읽었다. '지리산 아래 터를 잡고' 덕산은 지리산을 의미하네.

 




통신골 초입

 















영랑대와 칠선계곡을 바라보는 미륵불

 


대둔산에서 몇 번 만난 군산의 여진사님

 






가슴에 다시 발견한 사천왕의 얼굴 

 


 





일몰

 


















미완의 브로켄

 

 




多佛有是

 

 










 











금령김씨 6세 김상윤

 

야영장에서 만난 할머니 아빠와 함께 법계사까지 다녀온 김상윤에게 아이스크림 값을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