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오리무중 동부능선&상류암址(171004~05)

도솔산인 2017. 10. 6. 06:03


오리무중 동부능선&상류암址(171004~05)


일 시 : 2017년 10월 04일 ~ 05일

코 스 : 새재-치밭목-써리봉-중봉-하봉-영랑대-행랑굴(마암산막터)-청이당-진주독바위(옹암)-독바위능선-새재 

▣ 동 행 : 윤기현군

날 씨 : 흐리고 운무


 2012년 2월11일 늦은 오후 일행인 <이장>님이 반야봉 일몰을 담으러 간 사이에 동부능선 영랑대 안부에서 만난 사람 <마등자>님...안전한 하산이 궁금했던 그날 그분들은 새재에 9시 가까이 다 되어서 하산을 하였다는 것을 한참 후에 온라인을 통해 알았다. 그 후 대여섯 차례 산길에서 만났고, 작년 내가 산행기에서 '전차군단'이라고 이름을 한 인연으로 댓글을 달았고 자주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근래에 들어 '어느 코스를 가느냐?'고 여러 번 물어왔고, 내가 9월 23일 영랑대에 간다고 하자 '영랑대에 시그널을 하나 달아 놓고 왔는데 확인을 했느냐?'라고 물어와서 '내가 확인했노라.'라고 답변했지만, 사실은 확인하지 않았기에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추석날 아침 뜻밖에 그의 부음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의 영면 소식을 듣고 지리에 들면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일단은 영랑대에 재차 가서 <마등자>님의 '전차군단' 시그널을 확인 하는 것과 '진주독바위' 능선으로 하산하며 상류암址를 찾아보는 것으로 산행의 가닥을 잡았다.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일몰시간이 지난 후에 새재를 출발했고, 두 시간 남짓 걸려서 새로 지은 치밭목 산장에 도착했다. 밤새 코 고는 소리로 잠을 설치고, 아침에 일어나니 중봉과 하봉은 운무로 가득했다. 그리고 단풍은 써리봉 능선까지 내려와서 가을을 향해 내닫고 있었다. 중봉을 오르는 도중 종형수님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중봉에 오르니 사위는 오리무중 안개속이다. 중봉을 내려서며 초입 얼마 간은 마대 자루에 흙을 담아 자연복원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둘러 영랑대에 도착하여 전차군단 시그널을 확인한 후 술을 한 잔 따라놓고,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점심을 먹었다. 마암(행랑굴)에 들렀다가 <기현>이에게 행랑굴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사람의 기억은 한계가 있기에 산행을 한 후에 산행기를 쓰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해 줬다. 청이당터 앞 계석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독바위를 향했다. 오늘의 하산로는 독바위 능선이다. 공교롭게 <마등자>님이 마지막 산행에서 독바위 사진을 보고, <민대장>님이 진주암터라고 하는 곳을 확인하려고 독바위와 너럭바위 사이로 내려섰지만, 2m가 넘는 산죽에 갖혔다가 곤욕을 치른 후에 간신히 독바위 능선에 붙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독바위 아래까지 올라갔지만, 기대했던 절터는 발견하지 못하고 조개골로 내려섰다. 능선상에 군데군데 멧돼지의 잠자리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근처에 물이 있을 것이는 생각을 했다. 인공으로 조성된 돌로 쌓은 좌선대(?) 발견이 유일한 수확이다. 독바위 양지 초입 계석에 이른 저녁을 먹고 부산으로 달려가 <마등자>님의 빈소에 문상을 하고 올라오니 새벽 4시를 가리킨다. 그는 여러 차례 나를 만나려고 했고,  내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가 남기고간 '전차군단' 붉은 시그널을 바라보며 산행을 마감한다. 그는 지리산 아래에서 태어나 내일이면 지리산 자락(산청군 금서면 신아리)에 묻힐 것이다.  삼가 망인의 명복을 빈다. 장례예식장에 들어가기 전 잠시 만난 조중제님! 반가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산천재


















하봉(소년대)









개운암 묵서 흔적



청이당 앞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쉬어간 계석


청이당 터 석축



두류암 상류암 갈림길



진주독바위(甕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