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한수내마을&왕시루봉 전망대(171209~10)
▣ 일 시 : 2016년 02월 20일 ~ 02월 21일
▣ 코 스 : 안한수내마을-절터골(우골)-전망바위-좌골-안한수내마을
▣ 인 원 : 6명(솔박사님, 안청식님, 김자준씨, 정삼승님, 임지영님)
▣ 날 씨 : 아침 최저 기온 영하3도, 눈&비
1611년 어우당 유몽인의 [두류산록]
1611년 4월 7일 병자日 어우당 유몽인 선생의 [두류산록]에 나오는 향로봉의 峰과 혜일봉의 夆과 청학봉의 峯과 花巖의 巖에 대한 쓰임의 차이를 汨沒히 생각하다가 지리에 들었다... 안한수내마을은 피아골 직전 왕시루봉에서 뻗어 내린 봉애능선이 섬진강에 닿기 바로 직전, 봉애산 아래에 위치한 산촌 마을이다. 왕시루봉 기슭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마을 앞을 흐르는데 한수내라고 한다. 이른 봄이 되면 마을 어귀에 청매가 피는 아름다운 산촌 마을이지만, 전답다운 전답은 찾아보기 어렵고, 천수답 다락논에는 고로쇠나무와 밤나무가 심어져있는 척박한 산골마을이다.
묵정밭이 있는 산길 초입은 길이 어느 정도 있지만 이후부터는 길 없는 길을 알아서 올라가야 한다. 등산로가 뚜렷하지 않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대부분의 주민들이 연로하고 젊은 사람이 없어, 출입금지구역이지만 외지인들을 막지 않아 출입이 자유롭다. 오늘의 목적지는 왕시루봉 아래 바위 기도터 섬진강 전망대.... 날씨는 흐리고 드문드문 눈발이 휘날리니 조망 역시 불투명하다. 날이 곧추선 폭포 절벽 구간에서 밧줄을 매고 올라가 안전상의 문제는 없었다. 뒤에 두 사람이 우리를 추월해서 올라가도 앞을 다투지 않았다. 박지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더 이상 이동하지 않고 염치 불구하고 슬그머니 그 옆에 막영지를 구축했다. 밤에 잠시 구름이 열리고 달이 잠시 보이더니 새벽녘에는 진눈개비가 타프 위로 떨어졌다.
산은 우리 인간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산은 사계절 통해 자연의 질서를 깨닫게 하고, 산행을 통해 우리는 겸손과 꿋꿋한 인내를 배운다. 막영은 부족함과 불편함과 어려움을 주지만, 작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체득한다. 이번 산행을 통해 하늘이 막혀 조망은 없지만, 발자국을 내딛을 때마다 떨어진 낙엽 속으로 흘러내리는 돌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마음 속으로 뜨겁게 밀려 들어왔다.
안한수내마을을 지나며 마당 앞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장독대로 활용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보았다. 토지면으로 나와 점심을 먹고 집에 일찍 도착하여 앞뒷마당 청소를 하였다. 금년에는 울안에 있는 모과도 따지 않아 월담한 손님의 몫이 되었고, 남은 몇 개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나목 위에 아직 버티고 있다. 이번 주에는 어우당의 두류산록이나 다시 읽어야겠다. 끝.
ps : 구례를 지나며 소은암의 소현거사님(구례군 봉성로 96-9 최병태)의 안부가 궁금했지만, 병세가 악화되어 전화도 받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전화를 드릴 수 없었다. 월요일 출근해서 전화를 드리니 병원(경희대의료원)에서 퇴원하여 구례의 집에 내려와 계셨다. 지금은 전혀 걸음을 걷지 못하셔서 거동을 못하신다고 한다. 겨울에 구례에 내려가 한 번 찾아뵈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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