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盈科後進/한시모음

再登天王峯(점필재)

도솔산인 2012. 3. 3. 12:02

 

재차 천왕봉에 오르다[再登天王峯]

 

 

                                                                                                佔畢齋

 

五嶽鎭中原(오악진중원) : 오악이 중원을 진압하고

東岱衆所宗(동대중소종) : 동쪽 대산(동악, 태산)이 뭇 산의 종주인데...

豈知渤海外(기지발해외) : 어찌 알았으리요? 발해 밖에

乃有頭流雄(내유두류웅) : 바로 웅장한 두류산이 있음을...

 

 

岱 : 대산대. 오악의 하나 東嶽, 太山, 泰山

 

 

崑崙萬萬古(곤륜만만고) : 곤륜산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地軸東西通(지축동서통) : 지축地軸이 동서로 통하고

幹維掣首尾(간유철수미) : 줄기가 머리와 꼬리를 연결했으니

想像造化功(상상조화공) : 조화의 공을 상상할 만하구나.

 

 

掣(철) 억누르다. 지연하다, 뽑다. 잡아당기다, 길게 뻗다. 바람에 솔리는 모양, 당기다. 끌어당기다.

 

 

繄我乏仙骨(예아핍선골) : 아! 나는 신선의 골상이 되기는 모자라

塵埃久飄蓬(진애구표봉) : 속세에서 오래도록 떠돌아다니다

牽絲古速含(견사고속함) : 옛 속함(함양) 고을의 수령이 되었는데

玆山在雷封(자산재뇌봉) : 이산이 함양 관내에 있을 줄이야....

 

 

繄 : 탄식하는소리예,감탄사. 仙骨 : 신선의 골상이란 뜻으로 비범한 풍채(선풍도골) 飄 : 떠돌표, 유랑할표 蓬 : 떠돌아다닐봉. 飄蓬 : 떠돌아다니다. 牽絲 : 인끈을 잡는다는 데서 처음 벼슬을 함. 速含(속함) : 함양. 玆 : 이자. 뇌봉雷封 : 현(縣)이 보통 사방 백 리인데, 천둥이 치면 그 소리가 백 리쯤 진동한다 하여 현령(縣令)을 뇌봉이라고 한다.

 

 

省斂馬川曲(성렴마천곡) : 마천 구석의 가을걷이를 살피는데

時序秋正中(시서추정중) : 계절은 가을의 정 중앙이라.

試携二三子(시휴이삼자) : 시험 삼아 두 세 제자를 거느리고

翫月天王峯(완월천왕봉) : 천왕봉에 달구경 간다네.

 

 

曲 : 구석곡. 時序 : 시절의 돌아가는 순서, 계절. 翫 : 가지골놀완. 翫月 : 달맞이, 달놀이

 

 

捫蘿恣登頓(문라자등돈) : 등나무 넝쿨 잡고 멋대로 오르다 지쳐서

足力寄短筇(족력기단공) : 발의 힘을 짧은 지팡이(단장)에 맡겼는데

山靈似戲劇(산령사희극) : 산신령이 연극하는 것과도 같아서

霧雨兼顚風(무우겸전풍) : 안개비에 아울러 세찬바람까지 불어대는구나.

 

 

蘿 : 등라 등나무 넝쿨 捫 : 붙잡을문. 恣 : 제멋대로자. 頓 : 지칠돈, 피곤할돈. 寄 : 맡길기, 筇 : 지팡이공. 短筇 : 短杖(단장) 戲劇 : 희극, 익살을 부리는 연극, 실없는 행동. 顚風 : 세찬바람

 

 

心且默禱(재심차묵도) : 마음을 깨끗이하고 또 마음 속으로 기도하여

庶盪芥胸(서탕개체흉) : 거의 가슴의 답답함을 씻어버렸네.

今朝忽淸霽(금조홀청제) : 오늘 아침에는 홀연(문득) 맑게 개이니

神其諒吾衷(신기량오충) : 산신령이 (아마)내 정성을 살펴주신 것이라.

 

 

오자정정 齊-齋, 滯-蒂(가시체) 霽 : 날개일제. 其 : 어조사기(아마 ~일 것이다)

齋心(재심) : 마음을 재개하다(깨끗이 하다). 黙禱(묵도) : 마음 속으로 기도함. 庶 : 거의. 盪 : 씻을탕. 芥蔕 : 사소한 것. 芥 : 겨자씨, 蔕 : 작은 가시/ 가슴이 멤, 속이 답답함. 其 : 아마 ~일 것이다, 衷 : 속마음 정성스러운 마음

 

 

遂忘再陟勞(수망재척노) : 드디어 다시 오르는 수고를 잊고서

絶頂窺鴻濛(절정규홍몸) : 정상에서 천지 자연의 광대함을 엿보고

浩浩俯積蘇(호호부적소) : 넓고 넓은 우거진 숲을 굽어보니

如脫天地籠(여탈천지롱) : 천지의 새장을 벗어난 듯하구나.

 

 

絶頂 : 정상. 鴻濛 : 천지자연의 원기홍, 광대한 모양홍, 큰물몽. 천지자연의 원기, 광대한 모양, 동방의 들, 해 뜨는 곳. 浩浩 : 넓고 큰 모양. 積蘇 : 쌓아 둔 섶, 무성하게 자란 들풀

 

 

群山萬里朝(군산만리조) : 여러 산들은 멀리서 조회하듯

眼底失窮崇(안저실궁숭) : 눈 아래 높은 것이 하나도 없어라.

北望白玉京(북망백옥경) : 북쪽으로 백옥경(한양)을 바라보는데

滅沒南飛鴻(멸몰남비홍) : 남쪽으로 날던 기러기는 사라지네.

 

 

白玉京 : 임금이 있는 서울.

 

 

溟海卽咫尺(명해즉지척) : 큰 바다는 바로 지척이라

際天磨靑銅(際天磨靑銅) : 하늘 끝에서는 청동을 연마하네.

乖蠻隔夷(괴만여격이) : 오랑캐 섬들과는 멀리 떨어져

雲水和朦朧(운수화몽롱) : 구름과 바다의 조화가 몰롱하구나.

 

 

溟 : 바다명 아득할명. 乖 : 어그러질괴, 괴상할괴, 떨어질괴  隔 : 따로 떨어짐. 서로 갈라짐. 朦朧 : 흐릿하다. 어슴푸레한 모양

乖蠻隔夷(괴만여격이) : '오랑캐 섬들과는 멀리 떨어져'는 본래 '與蠻夷'인데 평측을 맞추기위해  흩어 놓은 것 같은데, 隔 : 멀리 떨어지다. 與 : ~과. 蠻夷 : 오랑캐로 '오랑캐와 멀리 떨어져'로 蠻은 南蠻, 夷는 東夷인데... 그 의미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남만과 동이가 멀리 떨어져인지....' 설마 점필재가 우리나라를 동이(동쪽 오랑캐)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텐데 아무튼 모르겠습니다. 

 

 

遠瞻若迷方(원첨약미방) : 먼 곳을 보면 방향이 헷갈린 듯하나

近挹忻奇逢(근읍흔기봉) : 가까이 읍하면(보면) 기이한 만남(구경)이 기쁘구나.

蒼虯舞素壁(창규무소벽) : 푸르고 굽은 소나무 절벽 위에 춤추고

赤羽低晴空(적우저청공) : 붉은 태양은 날 개인 하늘에 낮게 드리우네. 

 

 

挹 : 읍할읍. 虯 : 고부라진 나무의 형용. 구불구불한 나무 소나무. 蒼虯 : 푸르고 구불구불한 소나무 素壁 : 흰색의 담장, 절벽, 석벽. 赤羽 : 붉은 날개로 태양

 

 

萬壑水奔流(만학수분류) : 만 구렁(골짜기)의 물은 세차게 흘러서

逶迤拕玉虹(위이타옥홍) : 구불구불 옥 무지개를 끌어당기고

十洲隱積皺(십주은적추) : 십주는 쌓인 주름(골짜기)에 숨어있어

指顧面面同(지고면면동) : 가까이에서 보면 저마다(면면이) 같구려.

 

 

逶 : 구불구불갈위, 迤 : 굽을이, 拕 : 끌타, 皺 : 주름잡힐추.

十洲 : 신선이 산다는 열 개의 섬. 즉 조주(祖洲)·영주(瀛洲)·현주(玄洲)·염주(炎洲)·장주(長洲)·원주(元洲)·유주(流洲)·생주(生洲)·봉린주(鳳麟洲)·취굴주(聚窟洲)이다. 指顧지고 : 손가락질을 하며 돌아본다는 뜻. 짧은 거리 또는 짧은 시간. 面面 : 각 방면, 한사람 한 사람마다, 앞앞이, 각자.

 

 

諸峯悉醞藉(제봉실온자) : 여러 봉우리는 모두 너그러워

有似兒孫從(유사아손종) : 마치 자손이 (부조를) 따르고

般若欲爭長(반약욕쟁장) : 반야봉은 높이를 다투려고 하여

紫蓋於祝融(자개어축융) : 자개축융의 경우와 같구려.

 

 

醞藉 : 마음이 너그럽고 따스함. 관박하고 여유가 있음. 너그러울온, 어조사자

紫蓋자개가 祝融축융에 대해서와 같구려 : 자개와 축융(祝融)은 모두 산봉우리 이름으로, 형산(衡山)의 72봉(峯) 가운데 축융봉이 가장 높고, 자개봉이 그 다음이라고 한 것을 이른 말인데, 일설에는 자개봉이 가장 높다고 하기도 한다.

 

 

懷哉靑鶴洞(회재청학동) : 그립구나! 청학동이여!

千載祕仙蹤(천재비선종) : 천년도록 신선의 자취 숨겼기에...

長嘯下危磴(장소하위등) : 길게 읊조리며 위험한 산비탈 내려가니

如將値靑童(여장치청동) : 청학동의 선동을 만날 것만 같구나.

 

 

磴 : 산비탈등. 靑童 : 선인(仙人)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 선동(仙童)

 

 

飇梯起輕霧(표제기경무) : 棧道(사다리)에 광풍이 부니 안개는 가볍게 일고

返照明丹楓(반조명단풍) : 빛이 반사되어 단풍이 밝구나.

雖負端正月(수부단정월) : 비록 단정한 달(한가위 보름달)은 없었지만

眞源今已窮(진원금이궁) : 선도의 본원은 이제 이미 다 궁구(탐색)하였네.

 

 

返照 : 빛이 되비치다. 석양, 낙조. '석양빛'으로 국역했는데 천왕봉에 오른 시간이 아침이라 '빛이 반사되어'로 보았습니다. 飇 : 광풍표, 폭풍표, 회오리바람표. 端正月 : 음력 8월 15일 밤의 달. 負 = 不 = 無. 眞源 : 선도(仙道)의 본원(本源)

 

 

 

倏陰而倏晴(숙음이숙청) : 갑자기 구름이 끼었다가 갑자기 날이 개이니

厚意牋天公(후의전천공) : 정중한 마음으로 천제님께 편지를 올리려네.

累繭不足恤(루견불족휼) : 발 부르튼 건 족히 근심할 것도 없고

信宿靑蓮宮(신숙청련궁) : 진실로 청련궁(사찰)에서 이틀 밤을 묵었나니

 

 

倏(숙) : 갑자기. 牋 : 장계전 편지전. 天公 : 天帝(천제) 累繭 : 발이 부르트다. 恤 : 근심할휼

청련궁 : 불사(佛寺)의 이칭(異稱)

 

 

明朝謝煙霞(명조사연하) : 내일 아침에는 연하선경을 떠나서

繩墨還悤悤(승묵환총총) : 공무로 다시 바쁘리라.

 

 

繩墨 : 먹줄 규칙 법도. 還 : 다시환. 悤悤(총총) :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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