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영남알프스 원점회귀 종주I(061007-08)

도솔산인 2006. 10. 9. 17:08
 

                              영남알프스 원점회귀 소종주I


 산행일자 : 2006년 10월 7일 ~ 10월 8일(1박 2일)

 산 행 지 : 영남알프스 영축산, 신불산, 천황산, 재약산

 산행코스 및 거리 : 35km

 ○ 1일차 : 장선리(07:15)~(통도골/조식)~삼종지굴(09:12)~시살등(09:47)~함박등(10:55)~영축산(11:50)~신불재(12:40/중식)~신불산(14:08)~간월재(14:50)~ 간월산(15:23)~배내봉(16:45)~배내고개(17:35)

 ○ 2일차 : 배내고개(07;25)~능동산(07:53)~샘물상회(09:30)~천황산(10:09)~천황재(10:38)~재약산(11:27)~간이매점(12:00/중식)~코끼리봉(14:43)~ 능선안부(15:20)~장선리(15:55)

 ※ 샘터 : 산행로 중간 중간에는 샘이 많다. 영축산 전 안부, 신불재, 간월재, 배내고개, 능동산 쇠점골약수, 샘물상회, 천황재, 간이매점 등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다.

 

참가자 : 산인, 산녀, 연소재(도솔산인), 청량산인, 자일고, 산제비

식단표                                                                          

일    정

조    식

중    식

석    식

9월 17일토)

도 시 락

백      반

김치찌개

백      반

된장찌개

9월  8일(일)

백    반

북어국

도 시 락

라     면

-

 

【 산 행 후 기 】첫날

♣ 산행을 위한 준비

 아침 7시 양산시 원동면 장선리에 도착해 장비를 점검하고 배낭의 중량을 달아본다.


  21.7kg.... 나머지 악우들도 자기의 체력에 맞는지 확인한다.

배내골 장선리...계곡 양쪽에 새로 지어진 팬션과 전원주택이 의아할 정도로 많다는 생각이 든다.

 

 장선 농산물판매장 반대편 도로에 주차 후 배내천을 건너 산행을 시작한다. 통도밸리팬션 입구를 따라 배내천 지류 통도골로 접어들어 시살등∼영축산∼신불산∼간월산∼능동산∼천황산∼재약산∼코끼리봉∼장선리로 한 바퀴 빙 도는 1박 2일 원점회귀산행의 시작이다. 

 ♣ 산행 들머리인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장선리 통도밸리팬션 가는 길

 ♣ 통도골 계곡 나무다리

 

  통도골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를 30여분, 통도사 10km 지점 삼거리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마친다. 지난 여름 장마가 휩쓸고 지나간 듯 등산로 여기저기가 훼손되어 끊길 듯 말 듯 이어진다. 물줄기가 끊기는 지점부터 된비알 오르기를 30여분 남짓 조릿대 사이로 커다란 암괴가 보이고 그 아래로 서서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커다란 바위굴이 형성되어 있다. 과거 이 통도골은 ‘빨치산이 버글거리던 곳’이었으며, 심종지굴은 그들의 지휘본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굴 내부 아래쪽에 바위 천정의 틈새에서 한두 방울씩 떨어지는 석간수를 받는 커다란 물양동이가 놓여있다.

 ♣ 삼종지굴 석간수

 ♣ 빨치산 지휘본부로 쓰였다는 삼종지굴  

 

  

 

 ♣ 서서 돌아다닐 정도인 삼종지굴

 

억새의 축제장 시살등

 굴을 나서 비탈길을 올라 능선에 올라서서 지도와 컴파스에 의지해 방향을 잡아 완만한 내리막길을 걸어 통도사 8km 팻말을 지나  키 작은 관목들과 부드러운 억새풀들이 뒤섞인 완만한 초원 능선으로 나섰다. 햇빛을 받은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하얀 광채로 눈부시다.

 엇새밭 사이를 가로질러 30cm쯤의 야트막한 ‘시살등(980.9m)’ 팻말이 맞이하는 주능선에 올라선다. 멀리서 보기에 꼭 활등처럼 생겼다고 하여 시살등이라고 한다.

 

 ♣ 시살등 완만한 억새 능선

 ♣ 시살등을 오르는 산제비, 자일고

 ♣ 시살등(980.9m)

 

 평범한 능선길을 달려 한피기재에 내려선다.

죽바우등을 지나면서 발걸음이 더뎌진다. 죽바우등에서 시작된 암릉이 채이등, 함박등을 거치며 단풍이 한창인 암봉이 좀처럼 발걸음을 띠지 못하게 하고 천길 단애가 영축산까지 아득히 이어진다.

 ♣ 한피기재에서 바라본 죽바우등 능선  

 ♣ 한피기재의 낡은 이정표

 ♣ 시살등에서 한피기재로 내려서다

 

  

 

 

 발 아래 통도사는 속세를 떠난 듯 고요속에 잠겨있다. 그러나..... 발 아래 바라보이는 통도사는 속세를 떠난 것이 아니라 인간사 속세에 돌아간 듯 하다. 멀리서 보면 그렇다. 멀리서 보면.... 다.   

 ♣ 함박등 못미쳐 절경에 빠지다. 

 

 숲길을 걷다 오른쪽 능선으로 연결되는 샛길로 올라서면 어김없이 조망터다. 곳곳이 절경이 이어지고 머릿속 깊숙이 새겨진 영축산하면 억새의 물결만을 생각하고 있던 기억이 여지없이 깨진다.  

 ♣ 함박등과 뒤 넘어 영축산(영취산, 취서산)  

 ♣ 함박등 못 미쳐 백운암 갈림길

  

  

 ♣ 영축산을 오르며 바라본 신불산 능선

 ♣ 영축산 직전 통도사 비로암 갈림길 오른쪽 30m 아래 샘터가 있다

 ♣ 영축산을 향해 막바지 비지땀을 흘리며

 ♣ 시살등, 죽바우등, 채이등. 함박등 능선

 

영축산 억새의 은빛 물결 

 영축산 정상 표지석은 모두 세 개. 이름도 높이도 제각각이다. ‘취서산, 영취산, 영축산’이며, 높이는 1,059m, 1,075m 두 가지다.

 지나온 기암 능선을 뒤돌아보았다가 앞으로 갈 초원능선을 또한 바라본다. 같은 산인데 이렇게 다를 수도 있나 싶게, 영축산 정상을 경계로 남과 북의 능선 풍광은 극적으로 다르며, 세상에 다시없을 절경이라는 점에선 똑 같다.

 

 

 ♣ 영축산과 억새밭, 토사유출이 점점 심해져 아쉬움을 남긴다. 

 ♣ 영축산 북사면의 억새밭

 

 정상에서 기념 촬영 후 억새밭길로 내려서며 악우들에게 뒤돌아보도록 권 한다.

모두들 와!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가을 햇살을 받은 억새가 미풍에 흔들리며 은빛물결을 일으킨다.  가다가 돌아보기를 몇 번인가. 억새밭 사이에서 뒹굴어 보고도 싶고 뛰어보고도 싶다. 흩날리는 억새에 따라 내 마음도 덩달아 잔잔히 물결친다.

 ♣ 영축산 억새밭에 서서  

 ♣ 아리랑 리지

 

 신불재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위한 취사를 서두른다. 목제 데크 공사장 넘어 고갯마루 오른쪽 아래 100미터 지점 샘터에서 쌀을 씻고 6리터 수낭에 가득 채운다.

 물을 길어 고갯마루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자일 고사장의 묵은지찌개가 끓고 있다. 압력밥솥에서 김을 내 뿜는 소리가 요란할 때는 몇 순배 잔이 돌아간 후이다.  

 ♣ 신불재 고갯마루 오른쪽 아래 100미터 샘터 

 ♣ 신불공룡리지

 ♣ 신불산 (1,159m)

 

 신불산정엔 커다란 돌무더기가 쌓여 있고 동쪽으로 신불공룡리지가 연결된다. 사진을 찍는 사이 연소재가 추월하여 저쪽 넘어 산정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간월재 갈림길 왼쪽 파래소폭포쪽 무명봉이 신불산 보다 더 높은 것으로 고도계가 말한다. 

 

간월재을 지나 간월산에 오르다

 신불산정에서 간월재는 엄청난 급경사로 떨어진다. 목재 계단과 엄청나게 부스러져 내린 잔돌로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건너편 간월산 중턱을 하얗게 감돌아 오른 찻길에는 차량들이 줄이어 주차되어 있고, 간월재 고갯마루엔 공연장처럼 널찍한 갈색의 목제 데크가 마련돼 있다.

 목재 데크아래 계단을 내려서면 소형 트럭을 개조한 간이음식점(동금이네가게)과 사철 물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간월샘이 기다리고 있다.

 ♣ 간월재

 ♣ 간월재에서 바라본 간월산

 ♣ 가을 하늘을 점점이 수놓는 페러글라이더  

 

  모두들 지쳐 보인다. 휴식을 취하며 연소재와 청량초인이 길어온 물을 수통으로 옮겨 채우고는 간월산을 향한 기나긴 목재계단을 한발 한발 옮겨간다.

 

 ♣ 간월산을 오르는 나무계단 

 

 간월산정은 평범한 바위봉에 검은 비석이 두개가 서있다. 아무리 기다려도 후미가 보이질 않는다. 기다리다 못해 간월재쪽으로 내려가니 산정 바로 밑에서 휴식을 취하고들 있다.

 숲이 시원치 못하여 곧바로 북쪽 배내고개를 향해 내려선다. 시원한 숲 그늘 속으로 길이 이어진다.

 ♣ 간월산 (1,083m)

 ♣ 간월재를 오르는 임도와 능선 너머 함박등과 채이등, 시살등

 

 단체 행락객들의 떠드는 소리와 노랫소리가 거슬려 이들을 앞질러 배내봉(966m)까지 쉬지 않고 빠르게 걸었다.

 배내봉에서 큰 배낭(내것 보다 더 큰 배낭)을 짊어진 산행객을 만난다. 청수좌골에서 영축산을 거쳐 배내고개까지 간다는 그들은 언 듯 봐도 산꾼임에 틀림없다.

 능동산에서 올라 박을 할 욕심에 능동산 아래 쇠점골약수터에 대하여 묻는다.

약수터의 위치와 주변 비박지까지 소상하게 알려주는 산꾼의 마음이 행락객에 의해 상한기분을 금새 날려준다.  

 ♣ 배내봉 (966m) 

 ♣ 간월산 ~ 배내봉 능선길

 ♣ 배내봉 억새밭 1 

 ♣ 배내봉 억새밭 2

 배내봉에서 배내재까지는 20여분, 아스팔트 길에 차량들이 연신 오르내린다.

시끄럽고 혼잡스런 배내재를 지나 능동산에 올라 박을 하고자 의중을 떠본다.

지친 표정이 역역한 모습으로 한마디씩 한다. 오늘 목적지가 어디야..... 계획대로 하지..... 다수결 원칙으로 하지.....

 산행에는 다수결은 없다. 제일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해야지...'그래 오늘은 여기서 자자...' 주차장 끝머리에 짐을 내리고 하룻밤 묵을 준비를 한다.  

 ♣ 배내재에 내려서며

 

 

                                영남알프스 원점회귀 산행 둘째날로 이어집니다. 

 

  사진 글 : 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