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불사의 석조산신상과 상고대(上高臺)
삼불사의 산신각에는 여덟 폭의 산신도와 일곱 분의 석조 산신상이 봉안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찰에서 유일무이한 배치이다. 중앙에 모신 산신은 여성 산신이다. 좌측 한 곳에는 산신도만 있다. 여덟 분의 산신을 봉안한 내력은 전하지 않지만, 지리산의 산신사상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 삼불사의 이름은 암자 뒤에 우뚝 솟은 삼봉(三峰)에서 유래한 듯하다. 삼불사 인법당의 현액이 삼불주(三佛住)인데, 이 또한 특이하다. 글자 그대로 '세 분의 부처님이 머무는 곳'으로 이해가 된다. 삼불사 바로 뒤의 가운데 봉은 본존불(本尊佛), 좌우는 협시불(挾侍佛)로 내 눈에는 삼불봉(三佛峰)으로 보인다. 도마마을 주민들은 시루봉이라고 한다. 금대산에서 바라보면, 삼불사 뒤의 봉우리가 7봉이다. 봉우리마다 관장하는 산신령이 따로 있는 듯하다. 내 뇌피셜1)이지만, 북두칠성의 신이 조림하여 7봉이 된 것이다. 그래서 삼불사 산신각에 일곱 분의 칠성 산신을 모신 것이 아닌가 싶다.
注 뇌피셜 : 주로 인터넷상에서 객관적인 근거가 없이 자신의 생각만을 근거로 한 추측이나 주장을 이르는 말.
삼불사에서 요사체를 지나 문수암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노송이 있는 멋진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오르면 상봉, 중봉, 하봉을 비롯하여 동부능선의 파노라마가 조망된다. 삼불사는 1686년 우담(愚潭) 정시한(丁時翰, 1652~1707)의 산중일기에 상고대암(上高臺庵)으로 나온다. 1686년 4월 24일 산불로 무주암이 반소(半燒)되고 정시한이 머물렀던 윤판옥(輪板屋)도 불에 탄다. 정시한은 산중일기에 4월 24일 무주암 인근 묘적암(회암당 부도터로 추정함)에서 자고, 4월 25일 천인암(千人庵)과 상고대암(上高臺庵)을 거쳐 실상사로 내려갔다고 기록하고 있다. 정시한의 동선으로 볼 때, 천인암은 현재 문수암, 상고대암(上高臺庵)은 현재 삼불사로 추정한다. 삼불사 앞 고대(高臺, 높은 대)에서 상고대암(上高臺庵)의 이름이 유래된 듯싶다. 조만간 삼불사에 다시 가야겠다.
▼ 삼불사의 상고대(上高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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