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세석평전의 창불대와 영신대
▣ 일 시 : 2023년 05월 17일(수)~19일(금)
▣ 코 스 : 백무동-세석대피소-창불대-영신대-좌고대-곧은재능선-백무동
▣ 인 원 : 4명
▣ 날 씨 : 흐리고 비
전괄(箭筈)은 화살촉처럼 뾰족한 창불대와 병풍바위를 가리키고, 거상(車箱)은 한번 내려가면 돌아갈 길이 없는 창불대골을 가리킨다. 창불대에서 영신대로 내려오는 사면길에 제1전망대가 있다. 여기에서 영신대를 바라보면 석가섭과 좌고대가 보인다. 좌고대에 올라간 종 염정과 옥곤을 꾸짖은 것을 보면 점필재도 이길로 내려선 듯하다. 영신암 시를 보면 영신대로 내려서면서 석문을 통과했다. 산도(山都)를 촌장으로 읽었는데 정확한 의미를 잘 모르겠다. 산도(山都)는 비비(狒狒, 원숭이)의 일종이다. 비 내리는 세석대피소 2박 3일을 보내고 비로봉과 좌고대를 지나 곧은재 갈림길에서 죽비님은 벽소령으로, 나는 두 분과 함께 곧은재 능선으로 내려섰다.
靈神菴(영신암)
箭筈車箱散策回 : 전괄(창불대)와 거상을 산책하고 돌아오니
老禪方丈石門開 : 노선사의 방장(영신암)은 석문이 열려있네.
明朝更踏紅塵路 : 내일 아침이면 다시 속세의 길을 밟으리니
須喚山都沽酒來 : 촌장을 불러서 술이나 받아오라고 해야겠네.
注 전괄(箭筈)과 거상(車箱) : 전괄은 화살 끝처럼 좁은 산마루를 말하고, 거상은 마치 수레의 짐칸처럼 우묵한 골짜기로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음. 또는 전괄령(箭筈嶺)과 거상곡(車箱谷)의 명칭으로도 쓰는바, 두보(杜甫)의 망악시(望岳詩)에 “거상의 골짝에 들어서니 돌아갈 길이 없고 전괄로 하늘을 통하는 문 하나가 있구려.(車箱入谷無歸路 箭筈通天有一門)”라고 한 데서 인용한 시어이다. 산도(山都)는 비비(狒狒, 원숭이)의 일종으로 긴 주둥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下山吟[하산음 : 산에서 내려와 읊다]
杖藜纔下山 : 지팡이 짚고 겨우 산에서 내려오니
澄潭忽蘸客 : 맑은 못이 문득 산객을 담그게 하네.
彎碕濯我纓 : 굽은 물가에 앉아 내 갓끈을 씻으니
瀏瀏風生腋 : 시원한 바람이 겨드랑이에서 나오는구나.
平生饕山水 : 평소 산수 욕심을 과하게 부렸는데
今日了緉屐 : 오늘은 나막신 한 켤레가 다 닳았구나.
顧語會心人 : 마음을 함께한 이에게 돌아보며 말하노니
胡爲赴形役 : 어찌 육체의 노역에 나아갔다고 하겠는가.
注 杖藜 : 지팡이 짚다. 蘸 : 담글 잠. 彎碕 : 굽은 물가. 饕(도) : ① 탐하다. ② 탐욕이 과하다. 緉 : 신 한켤레 량. 屐 : 나막신 극. 形役 : 마음이 육체나 물질의 지배를 받음. 또는 공명과 잇속에 얽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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