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필재길을 걷다.(적조암에서 방장문까지)
▣ 일 시 : 2023년 05월 25일(목)~26일(금)
▣ 코 스 : 적조암-지장사터-박쥐굴-환희대-선열암-독녀암-의논대-고열암-미타봉-방장문-광점동
▣ 인 원 : 4명(박지 합류 1명)
▣ 날 씨 : 맑음
어득강(魚得江, 1470~1550)은 조선 전기, 이민구(李敏求, 1589~1670)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어득강(魚得江)은 산음십이영(山陰十二詠)을, 이민구(李敏求)는 산음팔영(山陰八詠)을 남겼다. 산음십이영(山陰十二詠)과 산음팔영(山陰八詠) 중에 독녀심선(獨女尋仙, 독녀암에서 신선을 찾다.)의 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녀암은 산음(山陰)의 12경과 8경이니, 독녀암이 당시에 산음의 행정구역이라는 점이다.(현재는 함양군 휴천면 운서리 산 6-2번지) 또한 어득강은 ‘독녀심선(獨女尋仙)’의 시 제목에 "오석강(烏石岡) 서쪽에 석성터가 있는데 속칭 독녀암이다. 옛날에 독녀가 도를 연마하여 하늘로 올라갔다. [烏石岡西有石城址 俗稱獨女岩 古有獨女 鍊道冲空]"라는 주석(注釋)을 달아놓았다. 영신대와 영신암처럼 독녀암과 독녀성도 하나라는 것이다.
이민구(李敏求)의 '독녀심선(獨女尋仙)' 3구에 '과주선(果州仙)'이 나오는데, 독녀암의 유래를 콕 집어 밝히고 있다. 시어에 나오는 과주선(果州仙)은 당나라 정원(貞元) 연간에 과주(果州)에 살았던 여도사(女道士) 사자연(謝自然)을 가리킨다. 그녀는 본래 과주(果州) 남충현(南充縣)의 한녀(寒女)였다. 『촉중광기(蜀中廣記)』 권28 「광안주(廣安州)」에 "당나라 정원 10년 갑술년에 과주의 여자 사자연이 대낮에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자사 이견(李堅)이 장계로 보고하였다. [唐貞元十年. 歲在甲戌 果州女子謝自然 白日昇仙 刺史李堅以狀聞]"라는 고사에서 독녀암이 유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궁금했던 조선시대 산음의 행정구역과 독녀성의 존재와 독녀암의 유래가 일거(一擧)에 풀리는 순간이다. 끝.
注 烏石岡(오석강) :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로 추정한다. 謝自然(사자연) : 당나라 때의 여자 신선이다. 寒女 : 가난한 여인.
獨女尋仙[독녀암에서 신선을 찾다.]
烏石岡西有石城址 俗稱獨女岩 古有獨女 鍊道冲空
[오석강(烏石岡) 서쪽 석성터가 있는데 속칭 독녀암이다. 옛날 독녀가 도를 연마하여 하늘로 올라갔다.]
어득강(魚得江, 1470~1550)
三峯森戟削 : 세 봉우리 창을 깎은 듯 빽빽한데
獨女露城稜 : 독녀암이 성곽 모서리를 드러냈네.
日日樓中望 : 날마다 누각 안에서 바라보았으니
躋攀記我曾 : 올라가면 일찍이 나를 기억하리라.
注 어득강(魚得江, 1470~1550) : 조선 전기의 문신. 본관은 함종(咸從). 자(字)는 자유(子游), 호는 관포(灌圃)·혼돈산인(渾沌山人). 1470년(성종 1)에 태어났다. 1492년에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1495년(연산군 1)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곡강군수(曲江郡守) 등을 거쳐서 1510년(중종 5)에 사헌부장령(司憲府掌令), 1518년에는 헌납(獻納), 1521년에는 교리가 되었고 1529년에 대사간(大司諫)이 되었다. 1549년(명종 4)에 상호군(上護軍)으로 사직한 뒤 벼슬을 하지 않고 진주로 내려가 살다가 1550년에 죽었다. 경상남도 고성의 갈천서원(葛川書院)에 제향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독녀심선(獨女尋仙) : 『관포선생시집(灌圃先生詩集)』의 山陰十二詠 중 제8수이다. 오석강(烏石岡) : 검은 바위 산등성이라는 의미로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를 가리키는 듯하다. 어득강의 산음12경 중 제2수 烏石行春[오석(烏石)에 봄나들이를 가다.]에 縣西十里有黑石村 余效王半山改爲烏石[현의 서쪽 10리에 흑석촌(黑石村)이 있는데 내가 왕반산(王半山, 왕안석의 호)의 過外弟飮(외사촌 집에 들러 술을 마시며) 3구에 나오는 시어 오석강(烏石岡)을 본받아 고쳐서 오석(烏石)이라고 하였다.] 茅屋皆臨水 : 띠집은 모두 계곡에 접해있고/桃花盡掩門 : 복사꽃이 피어 다 문을 가렸네./籃輿烏石逕 : 남여를 타고 오석으로 가는 길은/擬入武陵村 : 무릉도원으로 들어가는 듯하네.
獨女尋仙[독녀암에서 신선을 찾다.]
이민구(李敏求, 1589~1670)
獨女最高峯 : 가장 높은 봉우리 독녀암은
蒼蒼但煙霧 : 푸르고 푸르러 연무만 자욱하네.
寧知果州仙 : 어찌 알랴 과주의 신선이
不在鍊丹處 : 단약 굽는 곳에 있지 않음을.
注 이민구(李敏求, 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관해(觀海)로 지봉유설을 지은 이수광(李晬光, 1563~1628)의 아들이다. 독녀심선(獨女尋仙)은 『東州先生前集』 卷之三 「嶺南錄」에 나오는 산음팔영(山陰八詠) 중 제 7수이다. 과주선(果州仙) : 당나라 때 과주(果州)에 살았던 여자 신선 謝自然(사자연)을 가리킨다.
☞ 지리동북부 와불산의 독녀암과 미타봉 : https://lyg4533.tistory.com/16488927
夜宿地藏庵
노진(盧禛, 1518~1578)
山中無俗物 : 산중이라 세속의 잡된 일 없어
煮茗聊自飮 : 차 끓여 심심찮게 따라 마시네.
坐愛佛燈明 : 앉아서 환한 불등 고이 보다가
深宵始成寢 : 깊은 밤 가까스로 잠이 들었지.
還有石泉響 : 헌데 또 바위틈의 샘물 소리가
冷然驚曉枕 : 돌연 새벽 단꿈을 놀래 깨우네.
<玉溪集>
注 노진(盧禛, 1518~1578) : '1518년(중종 13) 함양군 북덕곡 개평촌에서 태어났으나 처가가 있는 남원에 와서 살았다. 1537년 생원시에 합격하고 1546년(명종 1) 증광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여 승문원의 천거로 박사가 되었다.'라는 기록에서 증광문과 급제 이전(1546년)이니, 1472년에서 1546年間에 지장사는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뱀사골 도탄에 띠집으로 桃灘精舍(도탄정사)를 짓고 은거한 변사정(1529~1596)은 盧禛(1518~1578)의 제자이다.
先涅庵(선열암)
金宗直(1431~1492)
門掩藤蘿雲半扃 : 문은 등라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는데
雲根矗矗水泠泠 :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 맑고도 깨끗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갔는데
只有林間猿鶴驚 : 다만,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注 藤蘿 : 등라(藤蘿)는 덩굴식물(칡, 등나무, 담쟁이 넝쿨) 등을 가리킨다. 다래 덩굴이 아닐까. 雲根 : 차가운 공기가 바위에 부딪쳐 구름이 생기는 높은 산의 바위. 矗矗水 : 선열암 바위에 구름이 지나가며 맺힌 물방울이 높은 바위에서 톰방톰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 泠泠(영령) : 맑은 물방울소리령으로 보았음.(영인본에 冷泠)
宿古涅庵(숙고열암)
김종직(1431~1492)
病骨欲支撑 : 지친 몸 지탱하려고
暫借蒲團宿 : 잠시 포단 빌려 잠을 자는데.
松濤沸明月 : 소나무 물결 달빛 아래 들끓으니
誤擬遊句曲 : 구곡 선경에 노니는 듯 착각하였네.
浮雲復何意 : 뜬 구름은 또한 무슨 뜻인가?
夜半閉巖谷 : 한밤중에 산 골짜기 닫혀있구나.
唯將正直心 : 오직 올곧은 마음을 가진다면
倘得山靈錄 : 혹 산신령의 비록을 얻으려나.
注 病骨(병골) : 지친 몸, 蒲團(포단) : 부들로 만든 둥근 방석, 句曲(구곡) : 장쑤 성(江蘇省)에 있는 己山 또는 茅山(모산)이라고 함. 將 : 持也(가질장), 倘 : 혹시당.
議論臺(의논대)
김종직(1431~1492)
兩箇胡僧衲半肩 : 참선승 두 사람이 장삼을 어깨에 반쯤 걸치고
巖間指點小林禪 : 바위 사이 한 곳을 소림선방이라고 가리키네.
斜陽獨立三盤石 : 석양에 삼반석(의논대) 위에서 홀로 서있으니
滿袖天風我欲仙 : 소매 가득 천풍이 불어와 나도 신선이 되려 하네.
注 胡僧 : ① 호승 ② 선(禅)의 어록 등에서, 달마대사(達磨大師)를 가리켜 참선승으로 국역함. ③ 호국(胡国)의 중 ④ 서역이나 인도에서 온 중. 소림 선방 : 중국 숭산의 소림사에 있는 한 동굴로 달마대사(達磨大師)가 9년간 면벽 참선수행을 했다는 소림굴을 말함. 三盤石 : 넓은 반석, 의논대를 가리킴. 天風 : 하늘 바람, 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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