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지리산 역사문화조사단&서복연구회 2차 합동 조사(200704~05)

도솔산인 2020. 7. 5. 14:42

지리산 역사문화조사단&서복연구회 2차 합동 조사(200704~05)

 

 

▣ 일 시 : 2020년 07월 04일(토)~05일(일)

▣ 장 소 :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九隴(아홉 모랭이) 길소림선방방장문

▣ 코 스 : 적조암-지장사터-환희대-선열암-독녀암-신열암-의논대-고열암-일강-소림선방-동부-방장문-구롱-청이당-광점동

▣ 인 원 : 10명(지리산국립공원 역사문화조사단 3명, 함양서복연구회 7명)

▣ 날 씨 : 종일 안개비

 

 

지난 3월 14일~15일 김종직 선생의 아홉 모랭이길 발견으로 점필재의 구롱(九隴) 길이 548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롱(九隴)에서 롱(隴)은 언덕부(阝=阜)와 용용(龍)이 결합한 글자이다. 롱(隴)은 용처럼 구불구불한 모롱이 언덕길을 의미한다. 롱(隴)은 경상도 사투리로 모랭이 또는 모래이로 이해하면 된다. 이 길은 엄천 동강마을과 오봉리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천년의 고도(古道)이다.

 

고열암에서 청이당까지는 아홉 모랭이 길은 대략 4.75km, 평균 고도 1,100m, 고저 차이 50m로 고대에 인공적으로 구축하여 오랜 기간 사용한 길로 추정된다. 가락국 마지막 구형왕과 가야 유민들의 피난길과 신라 화랑 영랑의 무리 3,000명이 오른 풍월도의 길이며, 조선 시대에 지리산을 유람한 관리와 사대부들의 유람길이기도 하다. 대개 산길은 절에서 절로, 마을에서 마을로, 전답에서 전답으로, 숯가마터에서 숯가마터로 이어지지만, 5km 가까이 되는 길이 인공으로 구축되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합동 조사는 함양 서복연구회와 김종직 선생의 유람길을 함께 점검하고, 새로 발견된 아홉 모랭이 길의 소림 선방과 방장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 있다.

 

 

* 구간별 도상거리

 

1) 적조암~고열암 : 2.90km(적조암~지장사 갈림길 : 1.77km, 지장사 갈림길~고열암 : 1.13km)

2) 고열암~동부 샘터 : 1.93km(고열암~소림선방 : 1.01km, 소림선방~동부샘터 : 0.92km)

3) 동부샘터~청이당 : 2.82km(동부샘터~방장문 : 1.84km, 방장문~청이당 : 0.98km)

4) 청이당~광점동 : 5.48km

 

 

적조암
지장사 터

1742년 8월 14일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지장사에 들렀느냐 들르지 않았느냐?'를 놓고 시비가 있었지만, 옥계(玉溪) 노진(盧禛)의 '샘물 소리가 이른 새벽 단잠을 깨우네.'라는 시구에서 '샘물 소리'에 주목하였다. 지장사에 관한 문헌의 자료가 희소한 상태에서 단정 짓기는 어려우나, 점필재와 옥계의 기록을 근거로 지장사 갈림길과 인근에 물이 흐르는 이곳을 지장사 터로 추정한다. 이곳은 지장사 갈림길에서 직선거리로 약 200m에 위치해 있으며 진입로가 지적도에 지목이 도로로 살아 있어 관련 자료를 링크한다.

 

 

옥계 노진의 야숙지장암(夜宿地藏庵)

 

 

夜宿地藏庵


                     노진(盧禛)[1518~1578]

山中無俗物 : 산중이라 세속의 잡된 일 없어
煮茗聊自飮 : 차 끓여 심심찮게 따라 마시며
坐愛佛燈明 : 앉아서 환한 불등 고이 보다가
深宵始成寢 : 깊은 밤 가까스로 잠이 들었지
還有石泉響 : 헌데 또 바위틈의 샘물 소리가
冷然驚曉枕 : 돌연 새벽 단꿈을 놀래 깨우네

 

                                         <玉溪集>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지장사와 지장사 갈림길 : blog.daum.net/lyg4533/16488288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지장사와 지장사 갈림길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지장사와 지장사 갈림길 3년 전 지장사의 위치에 대한 논란이 잠시 있었다. 김경렬 선생은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 코스를 의탄에서 고열암으로 올라온 것으로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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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대
환희대
김종직 선열암시의 矗矗水

門掩藤蘿雲半扃 : 문은 등라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는데

雲根矗矗水冷冷 :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 맑고도 깨끗하구나

운근(雲根)은 공기가 차가운 바위에 부딪쳐 구름이 생기고 물방울이 맺히는 커다란 바위를 뜻하고
촉촉수(矗矗水)는 높은 곳에서 톡톡(촉촉 : 의성어)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인데 절묘한 시어입니다.

 

 

先涅庵[선열암]

 

門掩藤蘿雲半扃 : 문은 등라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는데

雲根矗矗水冷冷 : 우뚝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 맑고도 깨끗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갔는데

只有林間猿鶴驚 : 다만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독녀암(노장대)
신열암
고열암

 

宿古涅庵(숙고열암)

 

病骨欲支撑 : 지친 몸 지탱하려고

暫借蒲團宿 : 잠시 포단 빌려 잠을 자는데

松濤沸明月 : 소나무 물결 달빛 아래 들끓으니

誤擬遊句曲 : 구곡선경에 노니는 듯 착각하였네.

浮雲復何意 : 뜬 구름은 또한 무슨 뜻인가?

夜半閉巖谷 : 한밤중 산 골짜기 닫혀있구나

唯將正直心 : 오직 올곧은 마음을 가진다면

倘得山靈錄 : 혹시 산신령의 살핌을 얻으려나.

 

 

 

贈古涅僧(고열암 중에게 주다)

 

求名逐利兩紛紛 : 명예를 구하고 이익을 좇는 것 둘 다 어지러우니

緇俗而今未易分 : 지금은 승려와 속인을 구분하기 어렵구나

須陟頭流最高頂 : 모름지기 두류산 최고봉 상봉에 올라보게나.

世間塵土不饒君 : 세간의 흙먼지는 그대를 배부르게 하지 못한다네

 

 

 

일강암(一岡巖)
소림선방 사진 이상운님(200617)

 

☞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 기행시 의논대에 나오는 소림 선방 : blog.daum.net/lyg4533/16488289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 기행시 의논대에 나오는 소림 선방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 기행시 의논대에 나오는 소림 선방 議論臺(의논대) - 김종직(1431~1492) 兩箇胡僧衲半肩 : 참선승 두 사람이 장삼을 어깨에 반쯤 걸치고 巖間指點小林禪 : 바위 사이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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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랭이 바위(사립재 갈림길)
여덟 모랭이 방장문(함양서복연구회)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아홉 모롱이 길에 있는 석각 방장문(方丈門)에서 丈(장)의 오른쪽 상단에 丶(점주)가 더해진 글자는 희귀한 이체자이다. 서예대자전에서 명나라 때 양명학의 창시자 왕수인(王守仁, 1472~1528)의 행서와 서자불명(書者不明)의 예서에 보인다. 방장문(方丈門) 필획의 주인과 석각의 연대는 미상이지만, 석각이 깊고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미루어 일제 강점기(?)에 새긴 것으로 추정한다.

 

 

천례탕(天禮碭)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에 나오는 두류암 북쪽 대

 

안개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답사를 함께하신 서복회 회원님과, 2박 3일 숙식을 제공해주신 함양 서복연구회 문호성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자료는 그동안 여러 차례 답사를 통해 작성하였으나,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정식으로 학술조사를 통해 수정·보완하여, 점필재 길이 우리의 소중한 역사문화 자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