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년 어우당 유몽인의 두류산록 답사를 시작하다.
▣ 일 시 : 2020년 01월 07일(화)~08일(수)
▣ 코 스 : 재간당→황산비전→백장암→황계→영대→흑담→환희령→내원→정룡암(대암)→와곡(답사 후 이동 삼정-설산 토굴)
▣ 인 원 : 홀로
▣ 날 씨 : 비
독서삼여(讀書三餘)라는 말이 있다. 독서하기에 좋은 때를 뜻하는데, '겨울, 밤, 그리고 비 오는 날'을 독서삼여(讀書三餘)라고 한다. 어우당 유몽인 길의 답사를 앞두고, 화요일과 수요일 비 오는 날을 택해 그 첫 구간을 홀로 사전 답사를 하기로 하였다. 1611년 3월 28일 어우당 유몽인은 남원(용성) 관아를 출발하여 재간당에서 일행들과 만나 하룻밤을 留하고, 3월 29일 요천을 거슬러 반암→황산비전→인월을 지나 백장암에 이른다.
일단은 재간당에서 반암, 황산비전과 백장암을 찾아가 보기로 하고, 산동면 목동에 있는 재간당을 향했다. 목동 마을 앞에 도착하니 버스 정류장 이정표에 400여년 전의 지명인 요천과 번암(유람록에는 반암 磻巖)이 눈에 번쩍 들어왔다. 당시의 옛 모습은 아니겠지만 재간당도 수용암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니 신기하기만 하다. 네비양의 지시대로 황산비전을 향하는데 번암과 반대 방향이다. 번암은 다음으로 미루고 요천을 건너 고개를 넘어 황산비전을 둘러보고 시계를 보니 여유가 있어 백장암까지 답사를 마쳤다.
남원군 산내면 살래국수에 도착하여 신강님을 만나 차량으로 백장암에서 넘어오는 옛길을 따라 매동 마을 지나 소동폭포에 들러 옛길의 초입을 확인했다. 영대에서 '도탄변사정선생유대' 각자도 보고, '도탄과 도탄정사'의 위치도 살펴보았다. 그리고 흑담의 추정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내원(반선)을 지나 정룡암과 대암의 위치를 가늠하였다. 와운마을로 이동하여 북두재로 넘어가는 등로 초입까지 확인하였다. 다시 산내로 나와서 '10년 넘게 발로 답사한 것을, 특별 과외를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하고 유몽인 길을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산내를 출발하여 하동 화개로 넘어와 삼정 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5시에 가깝다. 설산 습지에 오르니 5시 30분 바람이 세차고 안개가 자욱하다. 설산 토굴에 당도하니 날이 완전히 어둡다. 설산 산중 암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하동 분소에 내려와 조박사를 만나서, 쌍계사 도원암에서 폐사지에 관심이 많은 순원 스님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 대전으로 올라왔다. 돌아와 답사한 자료를 정리하고 복기하면서 생각해보니, 만나야 할 사람은 때가 되면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나지 말아야 할 인연도 있겠지만... 끝.
☞ 영대(靈臺)의 桃灘邊先生遺䑓 석각(200107) : https://blog.naver.com/lyg4533/221838126078
'♣ 六友堂記 > 어우당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을 좇아서(내령~부운) (0) | 2021.01.22 |
---|---|
1611년 어우당 유몽인의 두류산록에 나오는 석문 (0) | 2020.05.09 |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에 나오는 마적사지(200505) (0) | 2020.05.06 |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에 나오는 두류암 (0) | 2020.04.08 |
1611년 유몽인의 유두류산록에 나오는 석문과 옹암에 대하여 (0) | 2020.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