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实踐人文

지리동부 쑥밭재와 청이당의 어원에 대하여

도솔산인 2020. 7. 8. 17:48

 

지리동부 쑥밭재와 청이당의 어원에 대하여

1. 문헌에 나타난 쑥밭재의 명칭

 

쑥밭재의 명칭은 1871년 배찬의 유듀류록에는 애현(艾峴), 1877년 박치복 남유기행과 허유의 두류록, 1937년 김학수의 유방장산기행에는 애전령(艾田嶺), 1887년 정재규의 두류록과 1956년 함양군지에는 봉전령(蓬田嶺)으로 1933년 석전(石顚) 박한영의 석전사문에는 봉전치(蓬田峙)로 나타난다. 애현, 애전령, 봉전령, 봉전치는 쑥밭재를 한역한 명칭이나 쑥과는 연관이 없는 듯하다. 쑥은 1,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자라지 않는다. 

 

 

쑥밭재

 

쑥밭재

2. 쑥밭재, 일명 애전령(艾田嶺), 초령(草嶺)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쑥밭의 '쑥'은 원시어소 [슬/sur]의 변이음이고 '밭'은 [불/bru]의 변이음이다. 기슭을 가리키는 [슬/sur]도 대광상고(大廣上高)의 뜻을 지니고 있다. '쑥밭재'는 크고 높은 뜻의 지명이다. 초령(草嶺)의 한자 草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새(사이/사)]음을 차자(借字)할 때 많이 썼는데. [풀/불/블] 음을 차자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어 일단 설명을 보류한다.

 

출처 : 슭마노르님의 블로그 [슭/sur] 유전자가 들어있는 지명 : http://blog.daum.net/pance73/10068

 

 

3. 문헌에 나타난 청이당의 명칭

 

이당에 대한 유람록의 기록은 1472년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에는 청이당(淸伊堂), 1611년 유몽인 선생의 두류산록에 청이당(淸夷堂)으로, 1871년 배찬 선생의 유두류록에는 천녀당(天女堂)으로 각각 기록하고 있다. 1472년 김종직 선생이 쉬어간 계석은 청이당터 석축 앞 약 2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1871년 배찬 선생은 이곳에서 '계곡 옆의 바위 위(澗邊石上)에 빙 둘러 앉아서 밥을 먹었다' 라고 한 장소는 같은 바위로 추정된다. 참고로 함양과 산청의 군계는 하봉 옛길로 지금도 청이당터는 함양 땅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영지를 순례한 조선일보 칼럼니스트 조용헌 박사는 화랑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천례탕(天禮碭, 1924년 강계형의 두류록)을 청이당(김종직, 유몽인)과 천녀당(배찬), 천예당(임대봉 구전)의 어원으로 보고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천례탕(天禮碭)에서 '碭(탕)'은 고금이체자 자전에는 唐(당)의 이체자로 나와 있다. 碭(탕)을 당으로 읽는다고 가정하면. 임대봉씨의 '천예당'은 1924년 강계형의 '천례당(탕)'과 일치한다.

[조용헌의 영지 순례] :  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9&nNewsNumb=002610100021

 

 

청이당 석축
청이당터 앞 계석
청이당 터
천례탕 추정

1) 1472년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

 

[원문] 淸伊堂以板爲屋四人各占堂前溪石上小憩

1472년 8월 15일, 청이당(淸伊堂)에 이르러 보니 지붕이 판자로 만들어졌다. 우리 네 사람은 각각 청이당 앞의 시내 바위(위에서) 차지하고 앉아서 잠깐 쉬었다.

 

占堂 : 청이당

 

2) 1611년 유몽인 선생의 두류산록

 

[원문] 癸酉. 侵晨而行掠甕巖. 淸夷堂. 穿森木亂石叢. 至永郎臺.

1611년 4월 4일, 계유일. 새벽에 길을 떠나 옹암(甕巖)을 지나 청이당(淸夷堂)에 들어갔다. 숲을 헤치고 돌무더기를 가로질러 영랑대(永郞臺)에 이르렀다.

 

3) 1871년 배찬 선생의 유두류록

 

[원문] 小憇于嶺上. 艾峴. 天女堂平田. 從者進午飯. 遂環坐於澗邊石上. 各執匏器. 折木爲匙. 足爲免飢. 各吟一律拈平田之田字.

1871년 95일, 산마루 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애현(艾峴)을 지나 천녀당평전(天女堂平田)에 이르렀다. 시종(侍從)들이 점심을 내와서 마침내 모두 계곡 옆의 바위 위에 빙 둘러 앉아서 각자 바가지 그릇을 잡고 나무를 꺾어 젓가락을 만들어 밥을 먹으니 배고픔을 면할 만하였다. 각자 평전의 ()’ 자를 끄집어내어 시 한 수씩을 읊었다.

 

4) 1924년 강계형의 두류록

 

[원문] 漸漸前進置艾峴. 路於左便而取右. 路踰麓. 則天禮碭也.

1924818(송대 출발) 점점 앞으로 쑥밭재[艾峴애현]로 나아가는데 길은 왼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향했으며 산기슭을 넘자 천례탕(天禮碭 *하늘에 제사지내는 돌)이었다. [출처 지리99, 국역 이재구 선생]

 

* 참고자료 :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선인들의 지리산 기행시(최석기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