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년 박여량의 두류산일록 상류암에서 초령(191109~10)
▣ 일 시 : 2019년 11월 09일(토)~11월 10일(일)
▣ 코 스 : 새재-상류암터-독바위 능선-아홉사리길-독바위양지-새재
▣ 인 원 : 5명(一丁 선생님, 조박사님, 송연목님, 정○○님)
▣ 날 씨 : 맑음
지난 9월 중순 초령(草嶺)이 새봉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10월 4일~6일 2박 3일간 1610년 박여량 두류산일록 길 전구간을 답사하였다. 그리고 3일 뒤(9일) 다시 지리로 내려가 상류암에서 草嶺(새봉)을 잇고자 하였으나, 상류암에서 독바위 양지로 떨어지는 옛길을 확인하지 못하여 한 달만에 다시 상류암 터를 찾았다. 첫날은 오후에 자유 시간을 가지고 상류암 터 주변을 둘러보았고, 이튿날은 상류암 터를 실측(축대 길이 26m×폭 18m) 한 후, 곧바로 독바위 능선으로 올라가 지난 10월 9일 독바위 양지로 내려간 지점부터 확인에 들어갔다. 독바위 능선에서 독바위 양지로 내려가는 길의 흔적은 여러 군데가 있으나, 약초꾼의 길이거나 빨치산 길로 보이고 조금만 내려서면 험한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상류암 안부에서 길 흔적을 찾아 작은 지능선을 타고 내려가니 전답 흔적이 나오고, 작은 건계곡을 건너서 사면에 붙어 독바위 양지골로 트레버스 하면, 지능선을 돌고 돌아가는 얌전한 중허리 길이 나온다. 독바위 양지 계곡으로 내려와 너럭바위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배낭을 놓고 독바위양지골로 올라가 움막터에서 새봉 안부로 이어지는 옛길을 확인하고 새재로 내려왔다. 지금까지 답사 결과의 결론은, 박여량 일행이 상류암에서 능선을 따라 조개골 방향으로 내려가 남여(藍輿)가 갈수 있는 완만한 중허리 사면 길을 타고 독바위양지골로 들어간 뒤, 새봉 안부로 올라가 초령을 넘어간 것으로 추정한다.
선인들의 유람록을 복원하면서 상류암이 지리99 만무방들에게 어처구니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지만, 지나온 시간들이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되었다. 퇴계 선생께서 제자 김응순에게 준 시에 이르기를 『백 번을 누여야(삶아야) 실은 하얗게 되고, 천 번을 갈아야 거울은 비로소 밝아진다.(百練絲能白하고 千磨鏡始明이라)』라고 하였으니, 한 번해서 안되면 열 번을 하고, 열 번해서 안되면 백 번을 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길 없는 길을 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장애물을 만났지만 함께하신 분들이 나를 도왔다. 지리산국립공원 역사문화조사단 고문 一丁 민병태 선생님, 정○○ 주무관, 완폭대 석각을 발견하였고 홀로 1651년 오두인 길을 복원하고 있는 조○○ 주무관, 하동 군청 김○○ 학예연구사, 그리고 하림그룹 조자룡 부사장님, 송연목 사장님, 미산 선생님, 소혼님, 경상대학 최석기 교수님과 기근도 교수님, 남사 마을 이호신 화백님 외 그동안 나와 함께한 많은 산친들이 미역 덩굴과 키가 넘는 산죽을 헤치고 도사목(倒死木)을 넘어 풍찬노숙을 하면서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흡하지만 마침내 점필재 김종직 길에 이어 감수재 박여량 길을 완성하였다. 아마 내년 음력 9월에는 이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나는 길 없는 길 위에서 홀로 멈추어 서서 생각하고, 또 고뇌하면서 걸었다. 유람록 답사를 하면서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니 지름길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돌고 돌아가는 길이지만, 나는 아직도 꿈속에서 그 길을 걷고 있다. 끝.
♧ 1610년 박여량의 두류산일록 발췌
○ 9월 7일(무신)[양력 1610년 10월 23일 土] 상류암으로 가서 아침밥을 먹었다. 내가 피곤하여 잘 걷지 못할까 염려해서 따라온 승려들이 남여(藍輿) 두 대를 구해놓았는데, 하나는 박 여승을 위한 것이었다. 남여(藍輿)를 타기도 하고 걷기도 하다가 한 곳에 이르러 쉬었다. <중략> 초령은 함양과 산음(山陰)으로 나뉘는 두 갈래길의 분기점이었다.
☞ 관련 자료 : 1610년 감수재 박여량 선생의 두류산일록을 좇아서(191003~06) : http://blog.daum.net/lyg4533/16488200
산천재
상류암터
상류암터는 거대한 암괴들이 진법을 펼치고 있다.
비박젤트 광거정(3.0m×2.2m)
달뜨기능선
일출 조망터(송연목씨와 조박사님)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조개골
비둘기봉과 써리봉, 중봉과 영랑대
아홉사리길
움막터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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