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점필재길

지리동북부 선열암 촉촉수를 찾아서(171009)

도솔산인 2017. 10. 10. 04:41

지리동북부 선열암 촉촉수를 찾아서(171009)

 

 

일 시 : 20171009

코 스 : 적조암-환희대-선열암-독녀암-안락문-신열암터-고열암터-의논대-적조암

날 씨 : 맑음

 

 

10년 전인 2008년 지리구구 가객님의 지리동북부 김종직 유두류록 탐구산행기를 읽고 함양 독바위(080926~27) 산행을 하면서, 고열암터에서 만난 숙고열암의 3'소나무 물결 달빛 아래 들끓으니 구곡 선경에 노니는 듯 착각게 하네'라는 2聯의 詩句에 醉하여 점필재 길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유두류록과 유두류기행시를 반복해서 읽게 되면서 차츰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되었으니, 내가 그동안 점필재길의 길목인 영랑대를 찾은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금년 5월과 82회에 거쳐 점필재길 완주를 하고, 드디어 유두류록에 실려있는 몽산화상의 가섭도 안평대군 비해당 贊의 비밀을 풀기에 이르렀으니, 점필재길의 복기산행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유두류기행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첫首인 선열암 시의 미진한 부분을 발견하고, 三涅庵 산행에 다시 나서게 되었으니, 선열암의 우뚝 솟은 바위에서 톡톡(矗矗 : 촉촉) 떨어지는 矗矗水(촉촉수)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촉촉수 다음에 이어지는 시어 '冷冷(냉냉 오류)'은 泠泠(영령)으로 읽어야하고, "선열암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맑고도 깨끗하다.'"라고 읽혀지니 矗矗(촉촉)은 우뚝 솟은 바위의 형태인 의태어와 물방울이 떨어지는 청각적인 의성어가 결합된 절묘한 시어라고 생각한다.

 

풍기 군수를 하던 퇴계 선생은 충청감사를 하던 그의 仲兄 李瀣(이해 호는 溫溪) 마중하고 배웅하던 자리를 점필재의 선열암 2'운근촉촉수영령(雲根矗矗水泠泠)'를 인용하여 '矗泠臺(촉령대)'라고 하였으니, 점필재의 유두류기행시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필독 였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아무튼 선인들이 시를 지은 현장을 찾아 선인들의 유산시를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시도는 산행의 또 다른 묘미이다. 이번 산행에서 구름과 이슬이 선열암 높은 바위와 나무에 엉겨 이슬이 모여 톰방톰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떨어진 물방울이 만든 동심원 확인하였으니, 순간의 미세한 자연 현상을 시어로 담아낸 선열암을 통해 545년이라는 시공을 초월한 格物致知 산행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끝. 

 

 


先涅庵(선열암)

 

 

門掩藤蘿雲半扃(문엄등라운반경) : 문은 등라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는데

雲根矗矗水泠泠(운근촉촉수영령) :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는 맑고도 깨끗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고승결하환비석)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가고

只有林間猿鶴驚(지유임한원학경) : 다만 깊은 산에서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 雲根 : 구름은 산속의 차가운 공기가 돌에 닿아서 구름이 생긴다고 하는 설에 기인해서 바위의 다른 이름. 의 다른 이름, 구름, 의 다른 이름 * 矗矗水 : 톡톡 떨어지는 물방울. * 泠泠(영령) :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맑고도 깨끗하구나.

 

 

 

矗矗水 소리와 동심원

 

 

 

* 잔운대(棧雲臺). 촉령대()

 

명종 34(서기 15481549) 풍기 군수 이황(李滉, 호는 退溪)이 그 중형(仲兄) (, 호는 溫溪)를 마중하고 배웅하던 자리이다. 퇴계의 형 온계는 그 무렵 충청감사(忠淸監司)로 있으면서, 말미를 얻어 고향 마을 예안(禮安)에 다니는 길엔 매양 퇴계가 주효(酒肴)를 마련하여 여기 죽령에서 마중하고 배웅했다고 한다퇴계는 이 고갯길 경치 좋은 한 굽이를 다듬어 형제의 우애를 즐길 자리로 동서에 두 대()를 쌓았으니, 동쪽을 잔운대(棧雲臺) , 서쪽을 촉령대(矗泠臺)라 했다. 잔운(棧雲)이라 함은 저 성종(成宗) 조의 학자(學者)이자 명신(名臣)인 유호인(兪好仁)의 시() "竹領行百盤棧道浮雲邊(죽령행백반잔도부운변: 서리서리 죽령길 굽이굽이 돌아 오르니, 가파른 사다릿길 구름에 닿네)" 에서 취함이요, 촉령(矗泠)이라 함은 같은 때의 학자 김종직(金棕直)의 시() "운근촉촉수영령(雲根矗矗水泠泠: 구름은 삐죽삐죽 물소리 시원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 물방울 소리는 맑고도 깨끗하구나.)"에서 취한 것이다.

출전 : 한국고전종합DB (itkc.or.kr)

 

 

 

 

 

 

 

 엄천강의 새벽

 

 

花巖

 

 

 

 

 

 

적조암의 殘月

 

 

노장동 돌배나무

 

 

 

 

 

선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