問劉十九(문유십구)-白居易(백거이)
綠蟻新醅酒(녹의신배주) 거르지 않은 익은 새 술에 푸른 술개미 뜨고
紅泥小火爐(홍열소화로) 질화로엔 불이 발갛게 피네
晩來天欲雪(만래천욕설) 날은 저물고 눈이 올 것만 같은데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술 한 잔 하지 않으려나
시인(772-846)은 중국 唐나라 사람으로 자는 낙천(樂天)이며, 호는 ‘취음선생’입니다. 시와 술과 거문고(詩,酒,琴)를 벗 삼아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사회의 암흑상을 고발하고 백성의 마음을 파고드는 시를 많이 썼습니다. 그 중 ‘비파행(琵琶行)’이란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습니다. 이 시는 추운 겨울밤 술을 함께 하고 싶어서 친구를 초청하는 내용으로, 시어가 소박하고 색채감이 잘 대비되어 포근한 정을 느끼게 해줍니다.
* 綠蟻(녹의): 술이 익을 때 표면에 작은 거품이 고물고물 거리며 괴기 시작한다. 그 색이 연두빛(綠)이고, 거품이 개미가 기는 것 같다고 해서 녹의(綠蟻)라고 쓴다고 했다.
* 紅泥(홍니): 질그릇 화로 이름이라고도 하고, 붉은 흙으로 빚은 질화로를 가리킨다. 내겐 붉게 달아오른 질화로가 연상된다. 아무튼 제1행의 초록색(綠)과 붉은 색(紅)의 대비가 선명하다.
*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는 끄트머리의 무(無)가 부정의문문을 만들었다. "한 잔 마시지 않겠는가?"라는 뜻이다.
▪新醅酒(신배주) : 醅酒는 거르지 않은 술. 新이 있어 새로 거른 술이라는 뜻.
▪紅泥(홍니) : 황토로 빚은 질화로.
▪晩來(만래) : 저녁. 來는 助辭(조사)로 해석하지 않음
▪天欲雪(천욕설) : 天은 날씨. 欲雪은 눈이 내리려고 한다는 뜻.
▪能(능)~無(무) : ~ 할 수 있겠나? 없겠나? 無(무)가 문장의 맨 뒤에 오면
否(부)와 같은 의미로 쓰여서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의문문이 됨.
'♣ 盈科後進 > 한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長恨歌(장한가) - 白居易(백거이 772-846) (0) | 2017.04.15 |
---|---|
白居易의 陶板詩 4首 (0) | 2017.04.13 |
실제(失題) : 잃어버린 제목> (0) | 2017.03.17 |
無題[무제] 曺植[조식] (0) | 2017.03.09 |
靑鶴洞[청학동] 曺 植[조 식] (0) | 201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