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作(취해서...)
호연재김씨
醉後乾坤闊(취후건곤활) : 취한 뒤에야 천지가 트이고
開心萬事平(개심만사평) : 마음을 여니 만사가 태평일세
悄然臥席上(초연와석상) : 조용히 자리 위에 누워있으니
唯樂暫忘情(유락잠망정) : 오직 즐거음뿐 잠시 생각(?)을 잊노라
* 乾坤 : 천지. 闊 : 넓을활 트일활. 悄 : 고요할초 근심할초, 엄할초. 悄然 : 조용히, 고요히. 情 : 생각, 상념, 남편에 대한 원망
취한 뒤에야 천지가 트이고/마음을 여니 만사가 태평일세
고요히 자리 위에 누워있으니/오로지 즐거움뿐 잠시 상념을 잊노라
☞ 注 호연재는 자경편에 “비록 여자의 몸이라도 부모님이 낳아 길러주신 은혜를 입어 명문가에서 생장하였으니, 어찌 용렬하게 금수의 무리(?)와 더불어 길고 짧은 것을 다툴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으니 '지아비가 버린다면, 나 또한 매달리지 않으리라.‘고 당당하게 말했던 호연재는 자존심 강하고 학문이 뛰어났던 조선시대의 여성 지성인으로 살아가면서 수많은 번민과 고뇌, 좌절을 시를 통해 승화시켰다. 호연재는 어린 자식 익흠에게 ,<부가아>라는 장편의 시를 유언 형식으로 남기고 42세의 짧은 나이로 운명하였다.
'취한 뒤에는 건곤이 드넓어/마음을 열매 만사가 태평하도다/고요히 돗자리 위에 누웠으니/잠시 세정을 잊고 즐길 뿐...'
출처 : 문희순 지역여성문화연구소 공동대표의 '조선의 선구적 여성지식인, 김호연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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