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전국역원]선열암(先涅庵)
문은 등라에 가리고 문의 반쯤은 구름인데 / 門掩藤蘿雲半扃
우뚝한 바위 틈에선 찬물이 콸콸 나오네 / 雲根矗矗水冷冷
고승은 결하 끝내고 다시 돌아다니는지라 / 高僧結夏還飛錫
다만 숲속에 원숭이 학이 있어 놀라누나 / 只有林間猿鶴驚
2. [모한시카페]先涅庵(선열암) - 김종직(金宗直)
門掩藤蘿雲半扃(문엄등라운반경) : 등라는 문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 질렀는데
雲根矗矗水冷冷(운근촉촉수냉랭) : 구름낀 산은 뽀족뽀족 물은 차갑게도 흐른다
高僧結夏還飛錫(고승결하환비석) : 고승은 여름 안거 마치고 지팡이 날리며 돌아가고
只有林閑遠鶴驚(지유임한원학경) : 숲은 한가로운데 저 멀리 학이 놀라 달아난다.
先涅庵(선열암)
佔畢齋
門掩藤蘿雲半扃(문엄등라운반경) : 문은 등나무 덩굴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닫혔는데
雲根矗矗水冷冷(운근촉촉수냉랭) : 구름이 뿌리내린 우뚝 솟은 바위의 석간수는 맑고 시원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고승결하환비석)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가고
只有林閑猿鶴驚(지유임한원학경) : 다만 숲은 한가로운데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掩藤 : 등나무 扃 : 빗장경 닫을경. 矗矗 : 우뚝솟을 촉. 冷冷 : 맑고 시원하다. 結夏 : 하안거를 마침. 錫 : 錫杖, 禪杖 도사 승려가 짚는 지팡이 只 : 다만
猿鶴 : '원숭이와 학'의 의미는 猿鶴沙蟲(원학사충)의 준말로 은거하는 선비를 이르는 말. 주목왕周穆王의 군대가 몰살되어 군자는 죽어서 원숭이나 학이되고 소인은 죽어 모래나 벌레가 된다는 고사.
당시 함양 독바위에 도착하였을 당시 구름(안개)이 독바위를 반쯤 가린 듯하고
선열암 석간수는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는데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떠나고 텅빈 선열암의
조용한 숲속에 갑자기 들이닥친 일행들의 인기척에 야학이 놀라는 상황을 그려봤습니다.
1구에서 문은 덩굴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다는 표현에서
구름이 덩굴을 가리고 문에는 빗장을 질렀다고 해야 맞는데 재미있지요?
독바위를 하늘로 통하는 문으로 구름을 빗장으로 표현하여 하늘이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구름이 뿌리 내린 우뚝 솟은 바위의 표현도 실감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