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崇祖惇宗/창의일기

丙申年(1896년) 二月 十六日

도솔산인 2006. 3. 27. 18:04

▶丙申年(1896년) 二月 十六日


 知禮李周弼來見 以其子不堪運粮 縷縷懇辭之際 邑人三四十突入陣中 稱以渠亦倡義 以主將無人來迎 周弼云而其實困我也 乃責之曰 名以士子而越犯義陣禮乎


 이월 십육일 知禮에서 李周弼이 와서 접견하였다. 그 자식이 運粮(운량)을 감당하지 못한 까닭으로 자세하고 간곡하게 말을 하는 즈음 邑人(읍인) 삼사십 명이 진중에 돌입하여 그 사람이 또한 창의한 것을 칭찬하며 주인이 거느린 사람이 없으니 맞이하러 왔다고 하니. 周弼(주필)이 이르기를 '너희들이 진실로 나를 곤란하게 하는구나' 라고 하니 이에 꾸짖어 말하기를 '명망 있는 사림의 자제들이 義陣(의진)을 범한 것이 禮(예)인가?'라고 하였다.

 

·渠:그 사람

 

 托以迎將 强迫登壇義乎
 必是 宰與周弼 謀所以害我 驅民犯陣者也 旣知其不能沮義 而辭窮自退然 昇乎數百年 民不知兵 兵不鍊戰 本陣士卒 魂奪魄 虎 復稍稍而集士曰 歸而募兵 兵曰有寇在垣鎭定不得矣


 '등을 밀어 장수를 맞이하고 억지로 다그쳐서 단에 오르는 것이 義인가?'
 '필시 邑宰 李在夏와 李周弼은 나를 해칠 것을 도모하여 백성들을 몰고 와서 義陣(의진)을 범한 사람이다. 이미 義兵(의병)을 막을 수 없음을 안다면 말을 마치고 스스로 端雅(단아)하게 물러나라.'
 나라가 태평한지 수 백년 백성들이 전쟁을 알지 못하고 군사들이 전투를 훈련하지 아니하여 本陣(본진)의 士卒(사졸)들이 혼을 잃고 두려워하여 다시 점점 줄어들어 군사를 모아놓고 말하기를 '돌아가서 군사를 모병 하라'라고 하니 병졸이 말하기를 도둑이 담장 안에 있으니 진압하여 평정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必是:필시, 반드시, 어김없이 ·退然:단아한 모양. 온화한 모양
·昇平(승평):세상이 조용하고 잘 다스려짐. 나라가 태평함.
·稍稍:①조금, 약간, 얼마 ②점점, 차츰차츰
·魂奪魄 虎 :혼을 빼앗기고 넋을 잃고 두려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