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崇祖惇宗/창의일기

丙申年(1896년) 二月 十七日

도솔산인 2006. 3. 27. 18:06

▶丙申年(1896년) 二月 十七日


 平明寇大至 余囑二三同志曰 旣無親兵腹背 受賊計將 安出法曰 陷之死地 而後生如有同我者幾人 鼓鼓行出 若將向然 彼必不走 爲我禽矣


 이월 십칠일 동틀 무렵 도적(관군)이 크게 이르러 내가 두 세 명의 동지에게 부탁하여 말하기를 '이미 임금의 군대는 앞뒤에 없으니 도적을 맞이하여 나아가도록 꾀하시오' 편안하게 나아가는 방법으로 말하기를 '사지에 빠진 이후에 살아 나가서 나와 같이 있을 사람이 몇 사람 같은가? 북을 울려 나아갈 격려하여 만약 전진하여 나아간다면 저들이 반드시 달아나지 않으면 우리에게 포로가 될 것이다.'

 

·平明:동틀 무렵, 새벽녘, 平旦(평단) ·親兵:임금이 직접 거느린 군사
·腹背:①배와 등 ②앞과 뒤. 근접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전후 ③가까운 친척 ·鼓鼓:부축이다, 격려하여 분발하다 ·將: 나아갈장, 전진할장, 함께할장

 

 諸君以爲何如 未幾有曰 義將徒有死之心 起兵日淺 軍膽未堅 賊國尙在桑楡不遠 不如退而復振 俄而無幾人存者 余乃督發輜重 身帶刀釗 鼓向賊 儒從者四人 金騏 ·呂永昭·呂在龍·李相卨諸人也 兵不滿五十而 咸有退縮之意 噫兵固不得已用者也 而釋兵尤所不已者也 天步國運將若之何 於是付輜重於本兵 而還輸金邑 與四人投宿於金谷柳叔咸家


 諸君(제군)들은 생각은 어떠한가? 오래지 않아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義將(의병장)들은 다만 죽을 마음이 있으나 군사를 일으킨 지 얼마 되지 않아 군사들의 담력이 아직 견고하지 못하여 나라를 훔친 자들이 아직 남아있으나 저녁 무렵의 해 그림자가 멀지 아니하니 물러나서 다시 떨치고 일어나는 것만 못합니다.' 이윽고 몇 사람 밖에 남아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이에 군대의 荷物(하물) 수레를 내보낼 것을 재촉하고 몸에 칼을 차고 힘껏 북채로 북을 두드리며 적을 향해 나아갔는데 따르는 선비들은 네 사람 金騏 (김기력) 呂永昭(여영소) 呂在龍(여재룡) 李相卨(이상설) 등이요. 군사들이 채 50명도 차지 않았으며, 다 뒤로 물러나 움츠리는 마음이 있었다.
 '아! 군사들이 진실로 부득이하여 쓰는 자들이다. 군사들이 흩어진 허물은 용서하지 않을 수 없는(용서해야 하는) 일이다. 하늘의 운행과 국가의 운명을 장차 어찌하겠는가?' 이에 군대의 荷物(하물)을 이 병사들에게 주어서 金邑(금읍)으로 돌려보내고 네 사람과 함께 金谷(금곡) 柳叔咸(유숙함)의 집에서 투숙하였다.

 

·桑楡 : ①뽕나무와 느릅나무 ②저녁 무렵의 해 그림자. 日暮(일모) 저녁해의 그림자가 뽕나무와 느릅나무 가지에 비쳐 있다는 뜻에서 온 말 ③서쪽의 해 지는 곳 ↔扶桑(부상) ④동에 대한 서, 또는 아침에 대한 저녁. ⑤늙은 때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晩年(만년). 老年(노년) ·日淺:얼마 되지 않다.
·督(독):꾸짖을독, 가운데독, 맏아들독, 통솔할독. 권할독, 재촉할독
·釗(소, 쇠):①힘쓸소 ②밝을소 ③멀소 ④깎을소, 모를 죽이어 뚜렷하게 하다 ⑤쇠뇌고동소 ⑥볼소, 만나보다 ⑦사람이름소 ⑧쇠쇠(國) · 鼓(부고):①북채와 북. 곧, 상응함을 이른다. ②북채로 북을 침. 전쟁을 할 때, 또는 시가지에서 민중들을 경계할 때 친다. ③북의 한가지. ·未幾(미기):오래지 않아. ·退縮(퇴축):뒤로 물러나 움츠림. 꽁무니를 빼고 움츠림. ·噫(희):탄식하다, 아! ·不得已:마지못하여, 하는 수 없이, 불가부득 ·已:이미이, 말이, 버릴이, 뿐이, 매우이, 조금있다가이, 나을이, 용서하지않을이, 써이, 이이(이, 이것), 아이(감탄사), 반드시이 ·天步:①하늘의 운행. 때의 순환 ②국가의 운명
·輜重(치중): 군대의 하물. 輜駕(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