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崇祖惇宗/창의일기

丙申年(1896년) 二月 十五日

도솔산인 2006. 3. 22. 13:43

▶丙申年(1896년) 二月 十五日


 十五日將向龜城 耆月居呂永根 卽金山稅務主事也 其從子承東 卽本鎭運粮都監也 以其叔罪犯化黨而幸得容貸 自納軍需代二千金 又以龜城之行路 出其門 爲兵設饋


 이월 십오일 장차 龜城(구성)으로 향하여 하였다. 기월에 사는 呂永根(여영근)은 곧 金山(금산)의 세무주사이다. 그 사촌의 아들(당질) 呂承東(여승동)은 곧 本鎭(본진)의 運粮都監(운량도감)이다. 그 셋째 동생이 개화당의 죄를 범하였으나 운 좋게 관대하게 처리한 까닭으로 스스로 군자금 二千金을 납부하고 또한 龜城(구성)의 行路(행로)에 그 문을 나와 군사들을 위하여 음식을 대접하며 베풀었다.

 

·耆月:지명. 김천과 거창 사이 송죽휴게소 근처
·粮:糧의 속자  ·運粮都監:군량을 운반하는 총책임자
·容貸(용대):죄나 잘못 등을 관대하게 처리함

 

 余甚佳其意 而鄙其貨三鼓 日 踰石峴上 上子院時雨下 山川紆  顧許參謀旺山曰 美哉 可養兵 乘夜入郡 郡有野 之 約操兵夾道而待者 千餘人 十步一炬光奪桂魄意 謂此地此人 庶幾有辭 而未知義理何如耳 及到入見主 李在夏責 以宗室巨卿之家 當此主辱臣死之日 觀望逼 於一片孤城 寧寒心哉 以年老 薄辭


 내가 그 뜻을 매우 가상하게 여겼으나 그 재화는 인색하여 여러 번 북을 울렸다.
 날이 저물 석양 무렵 石峴(석현)의 정상 上子院을 지날 때 비가 내렸다. 산천에 紫 (탱알)이 얽혀있어 許참모 旺山(왕산)을 돌아보고 말하기를 『아름답지요? 가히 군사를 기를만합니다』라고 하였다.
 야음을 타고 고을에 들어갔다. 관아에는 거칠게 떠드는 소리가 있었고 군사를 잡아 묶어 놓고 길을 끼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천 여명이었다. 십보에 하나의 횃불을 밝혀 달의 뜻을 빼앗았다. 생각건대 이 곳 이 사람들이 거의 하소연함이 있으나 의리가 어떠한가를 알지 못할 뿐이었다. 院에 도착하였을 때 고을 원님 李在夏(이재하)가 들어와 알현하니 꾸짖기를 '종실이며 큰 벼슬을 한 집안으로 이 임금이 욕을 당하고 신하가 죽는 날을 당하여 관망하다가 一片孤城(일편고성)에 황급하게 남아있으니 어찌 寒心하지 않은가?' 라고 하였다. 나이가 연로한 까닭으로 녹미가 적다고 하소연하였다.

 

·자완(탱알):국화과의 다년초 줄기의 높이는 1.5∼2m이고 잎은 긴 타원형임. 7∼10월쯤 둘레는 자줏빛 가운데는 노란빛의 두상화가 핌. 우리나라와 일본의 산야에 분포함. 관상용이나 뿌리는 약용이고 어림 잎은 식용. 紫 (자완)
·桂魄:달의 딴이름 ·庶幾:①가까움, 가까울 것임 ②거의 ③바라건대, 바람
·耳:矣 · :버금쉬 원쉬 백사람졸  ·逼  : 황급하게 머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