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지리산 3대 순례 산행II(060804~06)

도솔산인 2006. 8. 5. 23:32

* 2일차

 영신대에서 아침! 영험한 곳이라 그런지 나만 거뜬하고 산인 산녀는 다리가 어깨가 결린다고 한다. 

벽소령 방향 들머리로 나와 나무계단을 오른다. 정확히 30분 정도 걸려 어제 들머리 구헬기장에 도착 어제 별박한 위치를 가늠해 본다. 사라진 별들과 직녀의 빗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영신대 : 신령스런 산신이 계신 곳이란 뜻으로 예로부터 지리산에서 기운이 가장 왕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들머리는 벽소령방향에서는 영신대를 오르는 나무계단을 오르기전 우측으로 길이 있다.(등산로아님표지) 그곳으로 10여미터 들어가면 철조망이 쳐져있다. 바위비탈을 지나 내려가면 영신대 좌측방향으로 나온다. 세석방향에서는 영신대 헬기장 정중앙에서 우측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경사가 완만하며 10여분후면 영신대에 도착할 수 있다. 영신대는 물이 좋고 가끔씩 무당들이 신내림을 받기위해 드나들어 신상과 재단이 정비되어 있고 가재도구들이 바위틈 곳곳에 숨겨져 있다.(펌)

세석을 지나 남부능선을 따라 걷는다. 골이 깊게 패인 등로를 걷는 발의 촉감이 폭신하다.

 

 

 드디어 음양수에 도착하니 옆도 돌아보지 않는 산객 셋이 진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청학동의 위치' '영신사 터' '고지도' 운운하는 것으로 보아 지리99 팀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눈 한번 마주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말을 걸기가 어색해서 그냥 자리를 떠서 다시 이동한다.

 

석문을 지나며 1년도 되지 않은 이 길이 도통 기억이 없다.

 

 

 

 

 

 

 

 

 

나는 왜 이곳에 다시 왔는지? 물어도 답이 없고 다만 자연과 인간이 서로 할퀸 자욱을  바라본다.

그 속에서 약한 자 먼저 죽고 강한 자도 결국 사라지며 종국에는 바위도 부서져 내린다.

 

 

'한벗샘' 말만 샘이다. 샘이 있다고 하여 믿지 마라.

자빠진골의 발원지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갈증을 참으며 마지막 남은 황도로 수분을 보충하였다.

 

자빠진골은 정확한 길이 없다. 너덜지대를 지나며 검게 그을은 찌그러진 양은 냄비 하나를 보았다. 누가 사용하던 것일까? 궁금하다. 물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이따금 시그널이 보이지만 믿을 만한 것이 없다. 주민이 고로쇠를 채취하기 위해 비닐로 묶은 표시가 가장 확실하다. 30분 쯤 내려오니 물이 조금씩 흘러 왼쪽으로 작은 물줄기가 모인듯 제법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자빠진골과 거림계곡의 합수부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다.

계곡을 건너 조금 걸으면 바로 세석에서 거림으로 내려오는 등산로이다.

청량초인이 선두에 서서 바람처럼 지나간다.

거림 1.3km 이정표를 지난다. 드디어 거림 지난 밤 차는 무사하다.

 

 

 배낭을 싣고 덕산으로 나와 시장을 보구(막걸리외 10,300) 딱바실골 정자에서 항정살에 막걸리 점심을 먹은 후,

추성리로 이동 매표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갈아 입을 옷을 챙겨 용소로 향한다.

 

 

용소에는 관리공단 직원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인간들 죽지 못하게 지키고 있다.  

 

 

 땀에 젖은 몸을 물 속에 담근후 탁족을 하는데 알탕 분대가 팬티 하나만 입고 비누로 온몸을 씻는다. '고얀것들 하고는 그런 자와 같은 물 속에 있을 수 없다.'

추성리를 나와 마천에서 장을 보구(슈퍼20,300원, 고기 13,000원)음정으로 오는 도중 소나기가 내렸다.

선비샘 민박집은 주인이 없다. 들마루에 잠시 비를 피하는데 마을 이장이라는 분이 관리인이라며 말을 건네는데 예의가 있는 사람이었다. '현재 주인은 서울 사람이고 관리를 맞고 있습니다.'라고 신분을 밝힌다. 간단히 '알았습니다.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답변을 하자 쓰레기나 깨끗이 치워줄 것을 당부한다.

 

 

콩나물밥에 양념간장 된장찌게 소주+맥주로 반주하고 황태국에 계란을 풀어 이틀째 밤을 보낸다.

 

 

 

 

 

계란을 삶아 내일 간식 준비하고 잠자리에 드니 천정이 있어 답답하다. 별도 달도 없는 밤 쿨쿨...

잠꼬대까지 하며 실컷 자고 아침을 먹은 후 성삼재에서 오늘 들어오는 악우들을 만나기로 하고 성삼재를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