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3대 순례 산행 ▣ 일 시 : 2006년 8월 4일 ~ 8월 6일(2박 3일) ▣ 산 행 지 : 지리산 영신대, 우번대, 묘향대 ▣ 산행코스 - 1일차 : 거림 - 세석 - 영신봉 - 영신대(1박) - 2일차 : 영신대 - 세석 - 음양수 - 성문 - 한벗샘 - 자빠진골 - 거림 딱바실골(중식) - 추성리 - 용소 - 음정 - 선비샘 산장(2박) - 3일차 : 성삼재 - 우번대(우번암) - 노고단 - 임걸령 - 노루목 - 삼도봉 - 묘향대 - 중봉 - 반야봉 - 중봉 - 심원계곡 ▣ 인 원 1, 2일차(5명) : 산인, 산녀, 청량산인, 오작가, 연소재 3일차(8명) : 산인, 산녀, 청량산인, 오작가, 연소재, 두꺼비, 푸른솔, 카라
* 1일차
보라 50에 팩킹을 하다 보니 수납 공간이 여유가 없다. 등도 개스도 심지어 밑반찬까지 결국 꺼내 놓는다. 10시가 조금 넘어 청량초인의 차에 배낭을 싣고 윤대장에게 가니 집으로 올라 오라고 한다. 오작가가 도착하고 점심까지 해결하고 출발 거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2시가 되어서 산행을 시작한다.
시간은 많고 짐이 적은 여유 있는 산행이다.
세석에 오르는 동안 계곡에 내려가 세수를 하는 사이 청량이 우리를 못보고 지나친 모양이다. 물이 있는 곳에서 휴식을 하고 세석에 오르니 먼저 올라간 청량이 손을 흔든다. 세석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세석산장 뒤 헬기장을 지나 영신봉 정상 남쪽 펜스의 밧줄을 넘어 구 헬기장에 도착한다. 영신봉에서 시작한 낙남정맥의 출발점에 서서 흐릿하게 보이는 남부능선을 바라본다. 윤대장의 설명이 곁들여지고 바로 앞 산죽을 10분만 치고 들어가면 천혜의 조망터가 있다.(창불대?)
헬기장에서 바로 우측 숲속으로 다섯명의 산객이 빨려 들어간다. 가파른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잠시 후 암벽이 나타나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다. 우측으로 우회하여 영신대의 초입.... 반갑지 않은 시그널이 눈에 띈다. 흔적을 남기는 것도 우매한 인간의 욕심일 것이다.
저녁 취사 준비를 한다. 나의 10년 지기 壓鼎 아직 성능이 건재하다.
밥을 기다리는 악우들 오늘 특별 메뉴는 콩나물 비빔밥에 반주는 포도주
지고는 못사는 윤대장! 포도주를 들고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돌 틈에 나오는 石澗水
영신샤워실
내일이면 오를 반야봉이 멀리 보인다.
그대는 콩나물밥을 아는가?
우리의 산 이야기는 진지하다.
산행의 준수사항, 시그널의 문제점, 치우친 산행지식 등등...
'조용히 산에 다니자' 는 결론에 도달한다.
오작가 황진이의 반월에 취해 있다.
반 월 -황진이-
누가 곤산의 옥을 깍아서
직녀의 빗을 만들었는가?
견우가 한번 떠나간 뒤에
쓸쓸히 푸른 허공에 던져버렸소.
그대는 저달을 아는가?
곱게 머리 빗질해 단장하는 까닭을 님의 존재에서 찾고 있는 황진이다. 최고인 곤륜산옥으로 만든 빗이면 뭣에 쓰냐. 견우가 가버린 다음에는 쓸모없는 빗. 그래서 허공에 날렸다. 빗은 반달 모양이다. 반달은 보름이면 만월이 된다. 그대 없는 나는 반쪽 달님일 뿐 완전을 이룰 수 없다.(펌)
이렇게 별이 쏟아지는 밤은 깊어만 가고...
* 2일차
영신대에서 아침! 영험한 곳이라 그런지 나만 거뜬하고 산인 산녀는 다리가 어깨가 결린다고 한다.
벽소령 방향 들머리로 나와 나무계단을 오른다. 정확히 30분 정도 걸려 어제 들머리 구헬기장에 도착 어젯밤 별박 위치를 가늠해 본다. 그리고 사라진 별들과 직녀의 빗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영신대 : 신령스런 산신이 계신 곳이란 뜻으로 예로부터 지리산에서 기운이 가장 왕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들머리는 벽소령방향에서는 영신대를 오르는 나무계단을 오르기전 우측으로 길이 있다.(등산로아님표지) 그곳으로 10여미터 들어가면 철조망이 쳐져있다. 바위비탈을 지나 내려가면 영신대 좌측방향으로 나온다. 세석방향에서는 영신대 헬기장 정중앙에서 우측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경사가 완만하며 10여분후면 영신대에 도착할 수 있다. 영신대는 물이 좋고 가끔씩 무당들이 신내림을 받기위해 드나들어 신상과 재단이 정비되어 있고 가재도구들이 바위틈 곳곳에 숨겨져 있다.(펌)
세석을 지나 남부능선을 따라 걷는다. 골이 깊게 패인 등로를 걷는 발의 촉감이 폭신하다.
드디어 음양수에 도착하니 옆도 돌아보지 않는 산객 셋이 진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청학동의 위치' '영신사 터' '고지도' 운운하는 것으로 보아 지리99 팀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눈 한번 마주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말을 걸기가 어색해서 그냥 자리를 떠서 다시 이동한다.
석문을 지나며 1년도 되지 않은 이 길이 도통 기억이 없다.
나는 왜 이곳에 다시 왔는지? 다만 자연과 인간이 서로 할퀸 자욱들....
그 속에서 약한 자 먼저 죽고 강한 자도 결국 사라지며 종국에는 바위도 부서져 내린다.
'한벗샘' 말만 샘이다. 샘이 있다고 하여 믿지 마라.
자빠진골의 발원지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갈증을 참으며 마지막 남은 황도로 수분을 보충하였다.
자빠진골은 정확한 길이 없다. 너덜지대를 지나며 검게 그을은 찌그러진 양은 냄비 하나를 보았다. 누가 사용하던 것일까? 궁금하다.
물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다 보면 이따금 시그널이 보이지만 믿을 만한 것이 없다. 주민이 고로쇠를 채취하기 위해 비닐로 묶은 표시가 가장 확실하다. 30분 쯤 내려오니 물이 조금씩 흘러 왼쪽으로 작은 물줄기가 모인듯 제법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자빠진골과 거림계곡의 합수부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다. 계곡을 건너 조금 걸으면 바로 세석에서 거림으로 내려오는 등산로이다. 청량초인이 선두에 서서 바람처럼 지나간다. 거림 1.3km 이정표를 지난다. 드디어 거림 지난 밤 차는 무사하다.
배낭을 싣고 덕산으로 나와 시장을 보구(막걸리외 10,300) 딱바실골 정자에서 항정살에 막걸리 점심을 먹은 후, 추성리로 이동 매표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갈아 입을 옷을 챙겨 용소로 향한다.
용소에는 관리공단 직원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인간들 죽지 못하게 지키고 있다.
땀에 젖은 몸을 물 속에 담근후 탁족을 하는데 알탕 분대가 팬티 하나만 입고 비누로 온몸을 씻는다. '고얀것들 하고는 그런 자와 같은 물 속에 있을 수 없다.'
추성리를 나와 마천에서 장을 보구(슈퍼20,300원, 고기 13,000원)음정으로 오는 도중 소나기가 내렸다.
선비샘 민박집은 주인이 없다. 들마루에 잠시 비를 피하는데 마을 이장이라는 분이 관리인이라며 말을 건네는데 예의가 있는 사람이었다. '현재 주인은 서울 사람이고 관리를 맞고 있습니다.'라고 신분을 밝힌다. 간단히 '알았습니다.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답변을 하자 쓰레기나 깨끗이 치워줄 것을 당부한다.
콩나물밥에 양념간장 된장찌게 소주+맥주로 반주하고
황태국에 계란을 풀어 이틀째 밤을 보낸다.
계란을 삶아 내일 간식 준비하고 잠자리에 드니 천정이 있어 답답하다. 별도 달도 없는 밤 쿨쿨.. 잠꼬대까지 하며 실컷 자고 아침을 먹은 후 성삼재에서 오늘 들어오는 악우들을 만나기로 하고 성삼재를 향한다.
* 3일차
심원 휴게소에서 33산후회 악우들을 만나서 성삼재로 이동 후 차량을 심원마을 입구에 주차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의 첫 목적지 종석대와 그 아래있는 우번암이다.
종석대(우번대) : 성삼재 뒤쪽의 바위봉우리이다. 백두대간상에 있으며 노고단에서 보면 종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바위에 부딪치는 바람소리가 돌종을 울리는 소리와 같다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으며 혹자는 관음대라고도 한다. 우번암을 찾아가는 길은 정상에서 성삼재 방향으로 2~3분 나아가면 조그만 봉우리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남쪽방향으로 길이 있다. 그 길로 조금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번암의 붉은색 지붕이 보인다. 그곳에서 좌측길로 내려서면 된다. 우번대사가 깨쳤다는 곳이다.(펌)
우번암에 도착하니 스님 한 분이 이불 빨래를 하고 계신다.
선교사의 별장
33산우회 정총
노루목을 지나 삼신봉 찍고 묘향대를 찾아서...가는데 대전산악연맹 부회장과 그 친구 분이 우리 일행에 합류한다.
능선 상에서 40분 쯤 걸리는데 묘향대 조금 못가 비박 사이트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오늘의 메뉴는 정총이 준비한 '닭도리 탕! 탕! 탕!에 닭똥집 볶음!!!'
묘향대 스님이 산객들 가는데마다 따라 다니며 소리없이 염불을 왼다.
청량과 나는 고즈녁한 산사의 풍경에 압도되어 부처님께 참배를 하는데...
묘향대 : 반야봉 정수리에서 묘시방향에 있다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암자이다. 예전엔 토굴이었으나 화엄사 불사를 완성한 도광스님이 절집의 모습을 갖춘 한국 불교의 마지막 전설로 불리는 곳이다. 주능선에서는 삼도봉 옆 소금장수무덤 부근에서 반야봉 올라가기전 표지판 뒤쪽으로 하나가 있고, 반야봉에서는 중봉 헬리포트 무덤 옆에 구상나무가 있는데 자세히 보면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길이 완전하지 않으니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한다. 전설에 의하면 금강대가 제일의 수행지였다고 전해지나 찾을 길이 없는 지금은 이곳을 으뜸으로 치고 있다.(펌)
대문 사진을 찍은 후 중봉을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고도 300만 치고 오르면 반야봉이다.
중봉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윤대장 정총 청량초인이 반야봉 찍으러 가고 나머지는 하산할 길을 상의한다.
1안 심원마을과 2안 얼음골....
달궁과 심원 마을 갈림길에서 심원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심원 4.5km의 거리가 정확하지 않다.
이정표에서 심원마을까지 1시간 40분 걸렸으니 7-8km로 짐작된다.
산죽을 헤치며 내려오는데 빗줄기가 거세지더니 장대비로 변한다. 걸음을 서둘러 계곡을 건너는 구간에 이르러 차량회수를 위해 세사람을 먼저 보내고 다시 후미를 10분이상 기다려도 오지 않아 날머리 초입을 거슬러 올라가 후미를 기다리니 얼마 후 이야기 소리가 들리고 산죽 속에서 산녀, 두꺼비, 정총, 오작가, 푸른솔 순으로 나타난다. 마음을 졸이며 기다린 30분... 심원 마을 민박촌 반야산장에서 샤워를 하고 백숙에 산채 비빔밥 소주 뒷풀이를 한 후 무사히 대전에 도착하였다(22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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