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남부둘레산길(060521)
▣ 일 시 : 2006년 5월 21일(07:40 - 20:40)
▣ 산행지 : 보만구빈(보문산 - 만성산 - 구봉산 - 빈계산)
▣ 코 스 : 한밭도서관 - 고촉사 - 시루봉 - 까치고개 - 국사봉 - 언고개 - 장수봉 - 뿌리공원 - 만성산 - 새고개 - 장안봉 - 효자봉 - 갑천 - 가수원역 - 빼울약수터 - 구봉산 - 방동저수지 - 라이온스공원 - 산장산 - 범바위 - 용바위 - 빈계산 - 수통골(약35km)
▣ 인 원 : 9명
▣ 완 주 : 도솔산인, 카라
▣ 구간별 참가자
한밭도서관 - 까치고개(산인, 권대포)
한밭도서관 - 새고개(김전무)
한밭도서관 - 구봉농장(박병장)
장안봉 - 구봉농장(오량산인)
라이온스 공원 - 수통골(푸른언덕)
산장산 - 수통골(유작가)
▣ 날 씨 : 맑음, 29도
전날 윤대장이 지리산 무박종주를 한 까닭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듯하고, 나 또한 직장에서의 여러가지 불편한 일로 연 이틀 링겔 주사를 맞은 터에 하지만 악우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었다. 한밭도서관 위 주차장에 도착하니 윤대장이 먼저 나와 있고, 속속 도착한다.
지난 5월 5일 보만구빈을 하게 된 것도 대전에 살아오면서 늘 바라보고 자라온 산이기에 함께 한 것이고, 이번 산행은 33산우회 악우들 장거리 산행을 위한 훈련등반의 일환이다.
악우들로부터 화초산행과 지리산 종주 등 여러 번 제의가 있었지만 산인지 시장인지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江湖에 隱遁한 兜率이 갈 곳이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미안하다. 악우들아!
등로를 따라 마주치는 사람들의 의아해하는 표정에서 배낭을 메고 스틱을 들고 걸어가는 우리의 행렬은 오늘은 분명 이물질이었으리라. 보문산이 민둥산일 때부터 학창시절 소풍을 거의 해마다 왔고, 선생이 되어서 아이들을 인솔해 온 것만도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또 잘 알지 못하는 산이 보문산이다.
주차장에서 등로를 따라 오르다 어느덧 순환도로에 이르러 고촉사로 향한다. 앞장서야 할 윤대장의 천천히 걷는 모습은 오늘이 처음이다. 고촉사를 지나 계단을 오르는데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다. 인간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려면 시루봉까지는 꾸준히 올라와야 하는 것을.... 늘 하는 산행이지만 특히, 장거리 산행에서 출발 한시간은 산행의 성패를 좌우한다.
윤대장을 까치고개에서 내려보낸 후 나, 박병장, 용가리, 카라 넷이 오늘 산행을 하기로 하고 속보로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지난 5월 초보다 성충이된 자벌레가 앞 길을 막아 스틱으로 길을 열고 속도를 조절하며 걷는다. 동물원 울타리를 지나 국사봉에서 후미를 기다리는데 김용갑이 지난 번 산행 때의 컨디션이 아닌 듯하고, 효중이 엄마 금강산 보내고 연 이틀 술을 마시더니...술은 독이란다.
장수 마을을 내려서는데 뿌리공원 주차장에 있다며 푸른솔에게 전화가 와서 만나니, 오늘 대성고OB산악회 정기산행(뿌리공원-보문산)한다며 코스를 묻는다.
국궁장을 지나 무덤 위로 만성산을 오르는데 역시나 용가리 힘겨워하고, 만성산 표지석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오는 기척이 없다. 결국 김용갑을 새고개에서 내려보내고 농장을 지나 된비알을 올라 조망바위에 도착하여 후미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된 듯하다.
장안봉에 도착하니 의자 위에 누워 잠을 자는 인간이 있었으니, '메아리(소월 덕유산 눈꽃 사진 1등 당선, 금강산 비수기에 보내 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어 병나기 직전임)'라는 닉을 버리고'오량산인'으로 불러 달라는 장작가가 막걸리 들고와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온도계는 30도 가까이 가리키고 막걸리 한잔 들이킨 박병장 드러눕는데 내가 길을 재촉해야 했다. 미안타 친구야!
이따금 뒤를 돌아보고 확인하며 걷는데도 정림동 날머리에서 기다렸다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갑천을 건넌다.
은아 아파트를 지나 빼울약수터에 도착하니, 시간은 세시에 가깝고 늦은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헤아리니 도덕봉까지는 무리인 것 같다. 구봉산 구각정에 도착하여 20분 넘게 기다린다. 후미가 도착하여 휴식을 조금 취하고 산불구간을 지난다. 아마 그들에게는 오늘처럼 지루한 산행은 처음이리라.
구봉농장 갈림길에서 익산 상가에 가야 한다는 박병장과 오량산인을 내려 보내고 카라와 고속도로 폐구간을 지나 시멘트길을 걸어서 방동저수지에 도착하니 구봉농장 쪽으로 내려간 박병장과 오량산인 부부가 기다리고 있다. 오량 부부를 먼저 보내고 라이온스 공원에 도착하니 김용갑, 윤대장, 푸른언덕님이 통닭과 맥주, 과일을 내놓고 우리를 맞이한다.
환영과 격려도 좋지만 배낭에 짊어진 간식도 남았는데, 이친구들(유천초등학교 33회 동창) 맥주나 마시고 날도 더운데 그만 가라며 잔디밭으로 옮겨 술자리를 펴는데 여기에서 결국은 40분 가까이 발목이 잡혀서 또 지체하게 된다.
결국은 푸른언덕님이 동행하기로 하고 카라에게 헤드랜턴을 챙겨주고 17시 40분 출발한다. 산장산에 오르니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분다.
2004년 8월 22일 윤대장과 삽재에서 출발 도덕봉 - 백운봉 - 홀목재 - 진치 - 위왕산 - 구봉산 - 효자봉 - 쟁기봉 - 장안봉 - 새고개에 와서 포기했던 일이 떠오른다. 결국 이 일로 인해 대전둘레산길을 하게 되었고, 만성산에서 뿌리공원 구간은 직접 낫을 가지고 길을 내게 되었지만... 흩어진 기억의 조각 모음을 하면서 성북산성을 지난다.
범바위에 도착하니 유작가 어떻게 냄새 맡고 좇아와 맥주와 참외를 꺼내 놓고 권하는데 마침 디카를 가지고와서 증명사진을 박게 되었다. 그리고 카라는 사진기 있다고 하니 그 틈에 거울을 보더라. 19시 40분 빈계산에 도착 젖은 옷을 갈아 입고 잠시(?) 기다리니 카라, 푸른언덕, 유작가(산그리매)가 올라온다.
친구들과 서로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을 나누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수통골 주차장에 내려오니 윤대장과 김용갑이 카라의 완주를 축하해 주고, 카라는 보만구빈을 완주했다는 소식을 제일 먼저 부군인 오발탄님에게 전화를 한다.
끝까지 완주한 카라! 수고했다.
그리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악우들! 고맙다.
* 여기에 등장하는 푸른언덕님은 옛날 도마동 송산 푸른언덕의 실제 주인입니다.
존경하는 김선건 추진위원장님, 안사무국장님, 강산에님, 느낌표님, 은잠님!
님들이 개척하신 대전둘레산길을 덕분에 오늘 우리 岳友들이 열심히 걸었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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