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영남알프스 연합산행(091023~25)

도솔산인 2009. 10. 26. 10:43

 

영남 알프스 연합산행(091023~25)

 

▣ 일     시 : 2009년 10월 23일(금)~10월 25일(일)

▣ 인     원 : 18명

▣ 코     스

 * 24일  A조 : 5명(소혼님, 둘리님, 투덜이님, 희근이, 승균이)석골사-운문산-아랫재-가지산-능동산 

           B조 : 12명(미산님, 공교수님, 사니조아님, 행인님, 유해길님, 산노을님, 미소님, 머풀러님, 쏘가리님, 솔향님, 산무수리님, 余)석남사-쌀바위-가지산-능동산

 * 25일 C조 : 9명(미산님, 유해길님, 솔향님, 소혼님, 행인님, 산노을님, 산무수리님, 둘리님, 余)능동산-천왕산-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신불산-영축산-지산리

           D조 : 7명(공교수님, 사니조아님, 미소님, 친절한정우씨, 투덜이님, 희근, 승균)능동산-천왕산-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간월산장

 

 

 연합산행을 하면 혼자 산에 들고픈 생각이 간절하고,

어쩌다 홀로 산에 들면 함께하고 싶은 분들이 떠오른다.

 

아직도 내게는 생소한 영남알프스...

몇 년 전 장선리에서 시살등으로 올라 처음 바라보았던 장엄한 山群들이 기억에 선명하다.

 

어둠이 석양의 아름다운 산기운을 삼킨 뒤에 석남터널을 지나 커다란 와송 아래에서 랜턴을 꺼냈다.

날짐승도 서둘러 보금자리로 돌아가듯, 산객의 잰 발걸음은 갈 길을 재촉하는데 어둠 속에도 풍경이 보이더라.

 

 초승달 바야흐로 능동산에 떠오르니....

그리운 님도 이 순간 함께하고 있겠지요.

 

달빛이 희미해 손에 담아 드릴 수 없으니,

그리움 견딜 수 없어 밤이슬에 옷깃을 적십니다.

  

 

귀바위

 

쌀바위

 

가지산에서 바라보는 이 능선이 아름답다.

 

 

능동산에 오르니 오늘 일행 분의 친구들(?)이 멀리 부산에서 올라와

사방 여섯자의 산상 만찬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만찬상을 핑계로 오늘의 목적지 사자평을 접고 능동산 헬기장에 머물기로 하였다.

약속을 지키고 미리 가서 기다린 <친절한정우>씨 사자평 데크에서 고생시키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不良山人들은 능동산 달빛 아래 산해진미로 밤이 깊어가는 것을 모르더라...

 

 

새벽 어둠 속에서 지나가는 산객의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시간을 보니 새벽 4시 해길씨의 아침 9시 출발하자는 의견에

산행의 일정이 마음에 걸렸지만 침낭 속으로 다시 파고들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원시적인 놀이 寒屯(한둔)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은 본능인지 모른다.

寒屯地(한둔지)의 아침 풍경은 항상 아름답다.

 

 

 

 

 

배내봉에 오르니 멀리 가지&운문 재약과 수미봉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약속을 지킨 <친절한정우>씨가 추위에 떨며 기다리다가 어둠 속에서 다시 돌아온 능선과 임도가 보인다.

 

가지산

 

간월산으로 가는 가을 길은 너무나 아름답다.

 

희근이를 선두에 세우고 간월산을 넘어 간월재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혼잡하다.

후미를 기다리는데 도우미 <해길>님과 맨 늦게 나타난 <미소>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미모의 이 여인은 무슨 인연이 있어 눈물을 흘리면서 고행의 대열에서 후미대장을 하는 것인지...

 

석남사에서 간월재까지 소혼과 마음 속의 약속은 지켰는데 어쨌든 무진장 미안한 일이다.

등산화가 문제가 있는 것이지, 지구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검증되었습니다.

 

 

 

 

 

 

 

 

 

간월재에서 점심을 먹고 일행의 일부를 내려보내고

신불산을 오르면서 모처럼 홀로 걷는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멀리 보이는 재약산과 수미봉 아래 사자평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체게바라 若山 김원봉 선생이 평생의 좌우명과 호로 삼았을

영남알프스 山群의 중심 봉우리를 아직도 천황산이라고 부르고 있다니....

 

일제의 수탈 흔적인 수십만 평 고원의 억새밭에는 그 연유를 전혀 모르는 행락객들로 가득하고,

더욱이 이곳에서 억새축제까지 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억하고 가슴이 막혀오는 아픔을 느낀다.

 

 

 

 

울산의 <시나브로>님과 

 

영축산장에서 솔향기 가득한 캔맥주로 원기를 회복하고

내려서는 산길에서 만난 블록우 <시나브로>님!

내가 여자라면 첫 눈에 반할 것 같은 인상이 너무 좋습니다.

 

생면부지인 블록우들에게 선뜻 차량지원을 약속하시고,

직접 산에 오르셔서 저희들을 맞이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친절한정우>씨와 <시나브로>님 차량으로

석남사로 이동 간단히 저녁을 먹고 서울 분들을 모시고 대전을 향했다.

 

남에게 ‘감사하다.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을 못하는 내가 왜 이런 마음이 자꾸 드는지...

함께한 여러분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성치 않은 몸으로 수고한 승균이에게 고맙고,

차편을 제공해 주신<시나브로>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나브로>님! 조만간 영알에서 廣居亭을 짓고 한 번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