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宿於靈神菴(090925~27)

도솔산인 2009. 9. 27. 22:55

 

영신암에서 묵다(090925~27)

   

▣ 일   시 : 2009년 09월 25일(금) ~ 09월 27일(일)  

▣ 대상산 : 지리남부 

▣ 인   원 : 6명(임우식님, 유해길님, 수평선님, 사니조아님, 미소님, 余) 

▣ 코   스 : 쌍계사입구(1박) -  의신 - 대성리 - 큰세개골 - 영신대(한둔) - 선비샘 -  덕평고산습지 - 허아무개 초막터 - 오토바이능선 - 의신

 

 

 '동상이몽'이라는 말이 있지만 산에 드는 이들은

한솥밥을 먹고 한데잠을 자면서 산에 대한 같은 꿈을 꾸는지 모른다.

 

토요일 새벽 출발을 생각하다가 문득 금요일 오후

<임우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서둘러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일요일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나서는 길...

산에 대한 갈증보다 진실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산을 찾게 하는 것인지.....  

 

 화개에서 일행들과 만나서

지리가 좋아 지리에 들어와 사신다는 쌍계사 입구 어느 귀인 댁에서 하룻밤을 편안하게 留하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대성골로 접어 들었다.

 

독가촌을 지나 원대성 마을에서 이태의 '남부군'에 나오는 당시 아수라의 지옥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사라진 수많은 젊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속세의 '벽상검 청룡도'를 잊은 채 후미에서 한 사람을 앞세우고 고뇌의 산행에 들어갔다.

 

산행 내내 산처럼 말이 없고 산과 같이 변치 않는 삶을 생각했다.  

 

 

 

                             내가 앞세우고 간 여인.... 

 

 

 

 

 

 

 

 

 

 영신대에서 먼저 잠이 든 일행(?)을 보고 잠시 점필재의 '숙고열암' 시를 생각했다.

   

宿古涅庵

 

                   점필재(佔畢齋)

 

病骨欲支撑     暫借蒲團宿

松濤沸明月     誤擬遊句曲

 

浮雲復何意     夜半閉巖谷

唯將正直心     倘得山靈錄

 

고열암(古涅庵)에서 묵다.

 

지친 몸 지탱하려고...

잠시 포단 빌려 잠을 자는데.

 

소나무 물결 밝은 달빛 아래 들끓으니

구곡선경에서 노니는듯 착각하였네.

 

뜬구름은 또한 무슨 뜻인가?    

한밤중에 바위 골짜기 닫혀 있구나.

 

오직 올곧은 마음만 가진다면

혹시 산신령의 살핌을 얻으려나...

 

病骨(병골) : 지친 몸, 蒲團(포단) : 부들로 만든 둥근 방석. 浮雲(부운) : 간신. 인생의 덧없음. 不義로 富貴榮達을 누림.

句曲(구곡) : 강소성(江蘇省)에 있는 산. 양(梁) 나라 때 은사 도홍경(陶弘景)이 일찍이 벼슬을 버리고 이 산에 은거하였음. 己山 또는茅山(모산)이라고 함.

巖谷(암곡) ; 고열암, 將 : 持也(가질장), 錄 : 省(살핌)也

 

 

 

 

 

 

 

 

 

 

                                                                                                                                                                                   사진<임우식>님

 

여사장님이 화개읍내 최고의 미인이라는 <임우식>선생님의 강추(?)에 따라

화개장터 팥죽집에서 간단한 뒷풀이를 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작별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