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초해(百聯抄解)
竹芽似筆難成字(죽아사필난성자)
松葉如針未貫絲(송엽여침미관사)
대나무 싹은 붓과 같아도 글자를 쓰기 어렵고
소나무 잎사귀는 바늘과 같아도 실을 꿰기 어렵네
山影入門推不出(산영입문추불출)
月光鋪地掃還生(월광포지소환생)
산그림자 문에 들어 밀어도 나가지 않고
달빛은 땅에 깔려 쓸어도 다시 생겨나네
更深嶺外靑猿嘯(경심령외청원소)
煙淡沙頭白鷺眠(연담사두백로면)
깊은 산봉우리 밖에는 원숭이 울어대고
연기맑은 모래언덕에는 백로가 조네
江樓燕舞知春暮(강루연무지춘모)
壟樹鶯歌想夏天(롱수앵가상하천)
강다락에 제비가 춤추니 봄이 저뭄을 알겠고
밭두둑의 나무에 꾀꼬리가 노래하니 여름임을 상상하네
水鳥有情啼向我(수조유정제향아)
野花無語笑征人(야화무어소정인)
물새는 뜻이 있어 나를 향해 울어대고
들꽃은 말이 없이 가는 사람에게 미소 짓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