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盈科後進/한시모음

夜吟<浩然齋 金氏>

도솔산인 2006. 9. 28. 14:51

* 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인 것을...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자인 송요화와 결혼했다가 42세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호연재 김씨의 '夜吟(야음)


▲ 호연재 김씨의 시비

 

 

 夜 吟


                           浩然齋 金氏


 月沈千嶂靜        달빛 잠기어 온 산이 고요한데

 泉暎數星澄        샘에 비낀 별빛 맑은 밤


 竹葉風煙拂        안개바람 댓잎에 스치고

 梅花雨露凝        비이슬 매화에 엉긴다.


 生涯三尺劍        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인데

 心事一懸燈        마음은 한점 등불이어라.


 惆悵年光暮        서러워라 한해는 또 저물거늘

 衰毛歲又增        흰머리에 나이만 더하는구나.

 

 

* 이 시는 조선중기에 살다간 호연재 김씨(1681~1722)가 지은 시이다. 그녀는 송준길의 증손자인 송요화와 결혼해  살다가 42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던 듯 "지아비가 나를 버린다면 구태여 매달리지 않겠다"라고 할만큼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로 비춰볼때 상당히 파격적인 언사를 서슴치 않았을 정도였다고 한다.

 

 뛰어난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더불어 호연재 김씨 또한 지아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삶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삶을 석자의 시린 칼로 표현 했을까

 

사진 : 투덜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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