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사(蘭史) 김사문(金思汶)의 용호구곡 경승안내
용호구곡(龍湖九曲)은 용호서원을 건립한 원동향약계와 사림에 의해 일제 강점기에 설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용호서원 목간당(木澗堂)에 게판되어있는 용호구곡십영(龍湖九曲十詠) 제영시는 영송(嶺松) 김재홍(金在洪, 1867~1939)이 지은 것이다. 용호구곡 석각 시기 또한 용호서원이 건립된 시점(1927년) 이후로 본다. 「용호구곡 경승안내」에 남원 군수 李東漢(1923~25)과 白定基(1926~27)가 군수 재임 시 이곳을 다녀갔을 당시에는 용호구곡의 이름이 없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1948년부터 약 4년간 호경리에서 호운(湖雲) 서당 훈장을 하였던 난사(蘭史) 김사문(金思汶, 1889∼1978)은 「용호구곡 경승안내(龍湖九曲景勝案內, 1940)」를 남겼다. 1948(戊子)년 김사문이 지은 「호운서실기(湖雲書室記)」가 전한다. 내촌 서당은 1817년 풍천노씨 가문에서 건립하였고, 노국환 선생의 조부(湖雲 盧漢源, 1898~1979) 대에 와서 그분의 호를 따서 호운 서당이라고 하였다. 「용호구곡 경승안내」 필사본은 주천면 호경리에 사는 노국환(盧國煥, 1944년생) 선생이 소장하고 있다.
注 김재홍(金在洪,1867~1939) : 조선 말기 유학자. 호는 영송(嶺松)·수오재(遂吾齋)이고, 전라북도 남원(南原) 두동(杜洞)에서 출생하였다. 가은공(稼隱公)의 7세손으로, 조부는 강암공(剛庵公)과 모친 조씨(趙氏) 사이에 태어났다. 처부는 이승갑(李承甲)이다. 7세 때 취학(就學)하여 한 번 보면 오래도록 기억하고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아, 조부 강암공이 기뻐하며 반드시 학문에 성취가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14세에 이미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마치고, 이후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서책을 두루 섭렵하였다. 부인은 양녕대군(讓寧大君) 이제(李禔)의 후손 완산이씨(完山李氏)이다. 저술로는 시문집 『수오재선생문집(遂吾齋先生文集)』 목활자본 19권 10책이 있는데, 1951년 아들 김종가(金種嘉) 등이 편집 간행하였으며, 권말에 김종가의 발문이 있다.
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
龍湖九曲景勝案內
方丈은 三神의 一이요. 龍湖는 方丈의 屈一勝界라. 世人의 山水에 癖한 者만히 金剛에 飛屐하나니 金剛은 果乎世界의 名勝이라. 粤昔交通이 未開한 荒代부터 其名이 已高하야 唐朝詩豪李勣은 願生高麗國 一見金剛山이라는 恨詩를 賦하였고, '山與雲俱白하니 雲山不辨容이라. 雲歸山獨立하니 一萬二千峰이라'라는 尤庵先生의 活畵帖과 '履草履杖竹杖하고
注 屈 : 손가락을 꼽을 만큼 뛰어남. 굴지(屈指) 一勝界 : 하나의 좋은 승경. 粤昔 : 옛날, 荒代 : 미개한 시대. '願生高麗國 一見金剛山'의 시구는 영남대 유홍준 교수의 `북한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송나라 소동파의 시로 소개하고 있지만 작자와 출처가 불분명함. 송시열의 金剛山 山與雲俱白 : 산도 희고 구름도 희니/ 雲山不辨容 : 구름인지 산인지 구별할 수 없네/ 雲歸山獨立 : 구름이 돌아가자 산만이 홀로 섰는데/一萬二千峰 : 이름하여 일만 이천 봉 금강이라네
登東皐望東海하니 東海之東은 無東이라.'라는 眉叟先生의 達觀詩 諸名뉴(車+丑)→軸(?)에 鑑하여 可悉하리로다. 今日은 交通의 便이 餘地를 許치안코 探勝의 熱이 高頂에 達한 世紀이라. 春花秋楓에 金剛一幅이 人海中浮沉(沈)의 畵가 되었도다. 이처럼 探勝의 熱이 高함을 伴하여 昨日金剛에 心醉한 者 今朝龍湖에 步臨한바 早知有此런들 何曾遠勞아의 歎이 不謀同觧하야 每春秋에 策者屐者挽前推後하고 指喩口讚하야 必히 九曲의 神秘를 歷探코져하니 果然龍湖洞의 勝이 金剛山과엇더한가.
第一曲曰松瀝洞이니 洞口의 村名이 先히 湖의 景을 紹介하도다. 湖景里 마을부터 水聲을 踏하야 東으로 數武를 行하면 南開一谷이 細流를 送하야 龍湖與合波한바 望하매 松林이 束立하고 谷口에 人力으로 大小의 石을 上下하야 築坮함이 有하나니 古諺에 憑하면 湖景人士堪輿의 說에 依하야 乙辰水冲을 防함이요.
注 허목(許穆, 1595~1682) 본관은 양천(陽川). 자는 문보(文甫)·화보(和甫), 호는 미수(眉叟), 조선 후기 성균관제조,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諸名車+丑(뉴)→軸 : 題名軸(?). 可悉 : 다할 수 있다. 沉 : 沈의 속자. 堪輿 : ①만물을 포용하며 싣고 있는 물건이란 뜻으로 곧 하늘과 땅을 뜻함. ②감여가(堪輿家) 혹은 감여설(堪輿說)로 풍수지리(風水地理)를 말함. [유사어] 감여설(堪輿說). 풍수지리(風水地理). 출처 : 한국고전용어사전 歷探 : 두루 찾다. 數武 : 몇 걸음. 束立 : 묶은 듯 서있다.
松林築坮를 越하야 數步를 轉하면 一丈高의 岩顚에 淸流가 玉垂하나니 此所謂松林藥泉이라. 春夏의 交에 頭를 洗하고 身을 滌한 者 粉黛凉巾이 路를 爭하야 雲集하니 松瀝의 洞名이 此로 由함이요. 淸流를 溯하야 南進一里하면 一圓廢址에 敗塔殘瓦가 往史를 證하나니 松林寺의 遺墟이라. 麗代의 古刹인대 一時는 자못 富盛하엿든바 龍湖名勝을 隣한 탓으로 騷人風客이 登臨이 甚繁한지라 衲子輩 苦를 喫하더니 彼의 不禮를 啣한 一地師가 客을 防할 妙道理有함을 말하야 寺南의 石堆를 斧破식켜 寺가 亡하엿다. 言傳된바 伊今荒墟를 登覽하면 但只山深然後의 趣뿐이요. 可目의 翠微勝은 別無하도다.
第二曲曰玉女峯이니 松瀝洞부터 湖를 溯하야 東轉하면 端雅一峯이 龍湖勝境을 求하거든 我를 찾아 問하라는 樣으로 人의 眼線을 惹하니니 水는 石鬪하야
注 粉黛凉巾 : 분 바르고 눈썹을 그린 부녀자와 시원한 건을 쓴 남자. 여자와 남자. 啣 : 銜(재갈함)의 속자. (원망을) 마음에 품다. 느끼다. 伊今 : 지금. 喫 : 당하다. 翠微 : ①산의 중허리. ②먼 산에 엷게 낀 푸른 빛깔의 기운. ③산 기운이 푸르러서 아롱아롱하게 보이는 빛. 溯 : 遡
▶ 송력동의 유래 : "송림 축대(松林築坮)를 넘어서 수보를 나아가면 한길 높이의 바위 이마에서 청류가 구슬처럼 드리우니 이곳이 소위 송림약천(松林藥泉)이라. 봄과 여름이 바뀔 때에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사람들(화장을 한 여자와 시원한 건을 쓴 남자)이 길을 다투어 운집하니 송력동(松瀝洞)의 이름이 이로부터 유래했다." 여기에서 송림약천(松林藥泉)은 여궁석(女宮石)을 가리키는 듯하다.
▶ 송림사 : "청류를 거슬러서 남쪽으로 1리를 나아가면 일원의 폐사지에 패탑(敗塔)과 잔와(殘瓦)가 지나간 역사를 증(證)하나니 송림사의 유허이다. 절은 고려시대 고찰인데 한때는 자못 부유하고 번성하였던바 용호의 명승을 이웃한 탓으로 소인(騷人, 시인과 문사)과 풍류객(風客)의 등림(登臨)이 매우 많은지라 스님들(衲子輩)이 고통을 당하였더니(喫) 저들의 불례(不禮)를 마음에 품은 어떤 지관(一地師)이 객을 막을(防) 묘한 방법(道理)이 있음을 말하여 절의 남쪽의 석퇴(石堆)를 부파(斧破)시켜 절이 망하였다." 여기에서 패탑(敗塔)은 무너진 탑으로 1940년 당시에 탑의 잔해가 남아있었다는 내용이다.
層落하니 瀑㳍가 아닐 수 없는지라. 一尺高二尺高溯할수록 漸高하야 玉龍湫의 倒瀑에 至하야 壯觀을 呈하엿고 石은 玉을 妒하야 眞白하니 各渠의 物相을 帶함이 可掬이라. 卧者는 魚性이요. 立者는 獸型이라. 觀할수록 益奇하야 皷岩坮의 盘石에 至하야 畵界를 癖하엿도다. 水性은 流한 者라 不得不下어니와 石勢 爲誰인저 逆上아니한 者一無하도다. 一湖를 卧吸하야 東首西尾하고 腮鬣이 如動한 者名曰鯉岩이요. 鯉吸의 湫는 名曰佛影이니 佛의 影臨을 爲함이라. 鯉岩을 背하고 北麓을 仰하매 岩壁石簷이 高可一丈廣可十人坐의 天作龕에 一軀의 石像을 安하엿나니 此所謂佛神堂이라. 古代松林寺의 遺物인대 登臨客의 香禱한 者多하더니 不意去甲戌夏에 雲岳菴僧의 竊負한바되여 湖景人士踪을 追하야 責還하니 可惜하다. 盜僧의不謹으로 頭面이 未得全帰로다. 龕壁面南無阿彌陁佛의
注 呈 : ①나타내다. ② 뽐내다. ③ 쾌하다. ④ 드러내 보임. 皷 : 鼓의 속자. 妒 : 妬와 同字. 渠 : 그. 鼓의 俗字. 腮鬣(시렵) : 빰과 지느러미. 龕 : 법전 안 옥좌 위나 법당의 불좌 위에 만들어 다는 집의 모형으로, 작은 금동불이나 목불을 모시는 집. 不意去甲戌夏 : 뜻하지 않게 지나간 갑술년 여름(김사문이 「용호구곡 경승안내」를 쓴 해가 1940년이니 갑술년은 1934년으로 추정함) 未得全帰 : 온전하게 돌아오지 못하다.
新刻紅은 盧洙鉉의 誠墨이요. 佛壁의 東에 龍湖石門의 四大字는 李三晩(1770~1847)의 古筆이요. 石門의 西에 方丈第一洞天의 新刻字는 金斗秀의 八歲書니 孺子의 墨이 苗翠가 可愛하다. 峯回路轉에 却見六稜新亭에 玉龍湫의 飛瀑을 臨하야 縹緲하니 二曲의 勝觀이 此에 止하야 極하도다. 十丈高의 直立波가 盆을 倒하야 雷落하니 人語難分咫尺이라. 權三德의 習歌地요.皷岩西東盤開之石은 廣可容千人坐라. 今古人士名姓의 字는 皷岩全幅이 片閒이 無하도다. 亭은 是元洞稧員의 築한 者인대 契는 三百年前先長老부터 朱呂兩先生을 此地에 影祀하기 爲하야 修來하든 鄕約稧인바 李太王戊辰(1868년)에 朝令으로 撤院한 후 兩先生의 影幀은 南養齋에 移奉되고 院址는 轉賣屢換其主하야 今日金嶺松處士의 講舍된者 幸此文地가 本華를 失치안엇도다. 講堂의 木澗으로 扁한 者는 處士의 執鞭室이니
注 이삼만(李三晩, 1770~1847) : 본관은 전주, 자는 윤원(允遠)이며 호는 창암(蒼巖)·강암(强巖)·강재(剛齋) 등. 조선 후기의 서예가. 이광사(李匡師)의 제자임. 苗翠 : 새싹이 푸르다(장래가 촉망함) 峯回路轉 : 산을 돌고 길 돌다. 縹緲 : 끝없이 아득하게 넓어서 있는지 없는지 환히 알 수 없고 어렴풋하다. 주려(朱呂) : 주자(朱子)와 여조겸(呂祖謙)을 가리킨다. 李太王(이태왕) : 구한말(舊韓末) 순종(純宗) 재위(在位) 시(時)에 태상왕(太上王)인 고종(高宗)을 이르던 말. 文地 : 글 터전. 扁 : 현판(懸板), 편액(扁額)
木食而澗飮의 뜻이요. 須成으로 扁한 者는 門生의 讀書室이니 須友以成德의 뜻이라. 扁者는 皆朱夫子의 遺墨이니 集字하야 用한 者요. 講舍左의 別建閣은 乃朱夫者의 影堂이라. 二曲은 九曲中最開處일새 此等可觀의 容物을 得하엿도다.
第三曲曰鶴捿岩이니 湖勢暫呈平流한바 百人可坐의 一盘石과 萬斛瀠洄의 一晴淵은 平流에 得此奇觀이로다.
第四曲曰瑞岩이니 山勢는 漸高하고 石色은 益白한대 七星新庵에 一塵이 不捿하니 地盘은 第二曲을 次하야 稍濶한바 石勢를 逐하야 馳下하니 비록 雪噴雷鳴의 壯觀은 아니나 洒落하야 可聽이라. 所謂 챙이쏘 구시쏘는 其의 形을 形한 者요. 庵門外의 凉榭陰은 唄誦을 帶하야 閒寂하니 登臨臨此에 塵世乎何處의 感이 我의 夢을 酣하도다. 七星으로 名庵함은 七人有志의 共築한 바이러라.
注 扁 : 편액(扁額). 容物: 만물을 포용하다. 呈 : 呈 : 드러내다. 나타낼 정, 뽐낼 정, 쾌할 정. 盘 : 盤. 瀠 : 돌아흐를영. 萬斛 : 아주 많은 분량, 斛은 10斗. 瀠洄(영회) : 물이 소용돌이치다. 맴돌다. 晴淵 : 깨끗한 연못. 洒落 : ①흩어져 떨어지다. ②소탈하다. ③시원스럽다. 쇄락(灑落) : ①상쾌하고 시원하다. ②기분이나 몸이 상쾌하고 깨끗함. 塵世(진세) : 정신에 고통을 주는 복잡하고 어수선한 세상. 패송(唄誦)은 서암 앞에 '중이 꿇어앉아 독경하는 형상의 바위'를 표현한 듯하다. 칠성암은 "七星庵으로 名庵함은 七人有志의 共築한바이러라."라는 문구를 볼 때, 건축할 당시 일곱 명의 선비들이 학문을 토론하는 시사(詩社)의 공간으로 사용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 용호구곡은 유가의 공간이다.
4곡(四曲)曰 서암(瑞岩)이니 산세(山勢)는 점점 높아지고(漸高)하고 바위 색(石色)은 더욱 흰(益白)데 칠성신각(七星新庵)에 작은 티끌(一塵)이 머물지 못하니(不棲) 지반(地盘)은 제2곡(第二曲)을 다음(次)하야 조금 넓은(稍濶) 바 용호 계곡의 흐름은(湖流) 바위의 형세(石勢)를 쫓아서(逐) 아래로 달려가니(馳下) 비록 설분뇌명(雪噴雷鳴)의 장관(壯觀)은 아니나 물이 흩어져 떨어져(洒落하야)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可聽이라) 소위(所謂) 쳉이쏘 구시쏘는 그(其)의 형(形)을 형(形)한 者는 庵門外의 서늘한 정자 그늘(凉榭陰)은 패송(唄誦)을 帶하야 한적(閑寂)하니 등림림○(登臨臨○)에 속세 어느 곳에서(塵世乎何處)의 감(感)이 나(我)의 꿈(夢)을 즐기겠는가.(酣하도다.) 칠성암(七星庵)으로 명암(名庵)함은 7인 유지(七人有志)의 공축(共築)한 바이러라.
第五曲曰遊仙坮이니 七星庵에 休脚한 後 湖面의 排矼을 躡하야 南渡하면 即遊仙坮의 入口이라. 杖을 擧하야 東指하매 湖光與石色이 相透하야 洞天이 虛明하니 果乎是仙境이라. 山名曰屛岩이니削立千仞이 一仰幻畵하야 層開奇岩이 怳乎屛面의 繡墨을 輸하니 形以喩之에 屛이라. 不名키 難하도다. 借問仙坮何處是오. 高餘三丈이요. 廣容百碁枰의 斗起石이 湖心을 點하야 東少偏에 兀然한바 上下群岩이 與之肩者一無하니 此所謂遊仙坮요. 坮之南搗藥石臼는 仙香이 如昨하다. 直立型이라 足을 緣할 處全無일새 梯를 設하야 昇降하니 澹雲瑞靄는 仙去後幾春秋오. 全湖面을 白粧한 者石盘인바 級을 作하야 層低하니 淸洌한 急流湍은 襟期가 自快로다. 碁列된 屋大의 石石은 陰을 隨하야 坐卧하면 竟日炎陽에 日光을 接지안코 滿天風雨에 衣沾을 慮치 아니할者 其數難算인대 仙坮를 除하라. 品名을
注 矼 : 징검다리강. 借問 : 시험삼아 묻다. 斗起石 : 우뚝 솟은 바위. 兀然(올연) : 홀로 외롭고 우뚝한 모양. 與之肩者 : (이것과) 어깨를 나란히한 것. 緣 : 오를연. 澹雲瑞靄 : 옅은 구름과 상서로운 안개. 襟期 : 가슴에 깊이 품은 회포. 屋大의 石 : 집채만한 큰 바위. 炎(염)=火+又
帶한 者는 一無하도다. 昔者에 南原倅李東漢白定基等이 相繼하야 臨此한바 喜且驚焉하야 案內面長韓圭夏다려曰 '如此湖山을 何不早報我오. 如彼珍奇의 品이 命名이 無稱함은 可恨의 事이로다.' 韓笑而答曰 '俗官의 心神이 仙界에 馳懸되면 民政에 不利할 것이요. 且夫仙物은 俗子의 可名할바 안일새라.' 相與問答呵呵하니 彼金剛에 曾遊한 者라. 猶勝을 歎賞하야마지하지아니하엿더라. 屛岩에 蟻付하야 上頂에 達하오면 危乎其股戰의 地에 石臼址云 小開局이 有하나니 古趙將軍山西의 栖碧處라. 山西는 龍蛇亂代의 偉人인대 武에 閑하고 文에 博하고 絶倫의 膂力과 莫爭의 弓術은 人神의 服한바이라. 栖此當年에 飮料의 水를 遙히 大陽峙越臼(?)泉의 淸甘을 取하더니 足躡屐하고 手握盆하야 一步汲用하엿스며 木弓樗矢로 遠指宿星嶺하고 犯敵을 命中하매 弦을 應하야 倒치안일者 一無함은
注 李東漢 : 순창군수(1918~19), 진안군수(1920~21), 임실군수(1922), 남원군수(1923~25), 정읍군수(1926~27)를 역임함. 白定基 : 일제 강점기에 부안군수(1921~25), 남원군수(1926~27)와 정읍군수(1928~30)를 지냄.(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타베이스)친일인사 매국수작자(관료) 명단에 등재됨. 韓圭夏 : 주천 면장(1924~1933)을 지냄. 蟻付 : 개미처럼 떼지어 모여듦. 개미가 단 것에 몰리 듯이 무리지어 모이는 것. 의집(=蟻集) 股戰 : 무서워 다리가 떨림. 龍蛇亂代 : 임진년과 계사년의 난리 시대. 閑 : 익숙히다. 능숙하다. 絶倫 : 매우 두드러지게 뛰어나다. 躡屐 : 나막신을 신다.
野史에 證하야 歷歷하다. 遺址에 臨하야 俯伏하니 美哉라. 山高水長이여. 其의 風彩를 憑挹하매 曠感을 一喫하리로다.
第六曲曰砥柱坮이니 仙坮를 情別하고 步步東上하면 路仄緣壁일새 斧鑿하야 受足한 者凡十數点이라. 却見南馳下의 波根谷水가 湖流與合冲地點에 一丸落山이 立馬의 型으로 擧首西仰屹然하니 此所謂砥柱坮라 兩水의 冲嚙를 耐한 萬多年에 一鱗을 損치안코 蒼然古色을 天然確保하나니 古聖의 贊歎한바 大浸이 稽天하되 砥柱不移云者此이라. 君子以하야 立脚을 期할 處이로다.
第七曲曰飛瀑洞이니 砥坮부터 溯上할수록 一蕢土를 許치안는 皆骨山勢는 金剛眞面을 夢想아니할 슈 업는 別有天이라. 環境이 皆壁也라. 洞容이 奧□하야 仰天애 只見一錢靑이요. 爽氣가 襲入한 中에 雙條銀波가 直垂千尺飛碎하니 疑是銀河落九天이
注 却見 : 물러나 보다. 波 : 원문에 破를 로 수정함. 稽天 : 하늘에 닿다. 蕢 : 삼태기궤, 簣와 동자. 疑 : 의심스럽다. 비슷하다. 疑是銀河落九天이라.(李白의 望廬山瀑布, 日照香爐生紫煙 : 해가 향로봉에 비쳐 자색 안개가 자욱이 피어나는데/遙看瀑布掛長川 : 멀리 폭포를 바라보니 장천이 걸려 있네/飛流直下三千尺 : 물줄기가 높은 곳에서 곧바로 쏟아져 내리는데/疑是銀河落九天 : 은하수가 높은 하늘에서 떨어지는가 의심이 가네. 廬山 : 강남성 구강의 남쪽에 있는 산. 香爐 : 여산의 북쪽에 있는 봉우리. 掛長川 : 긴 내가 걸려 있음. 九天 : 높은 하늘)
李白이 渠曾能寫者라. 許하리로다.
第八曲曰擎天壁이니 飛瀑洞부터 忽只沿湖溯上의 東進步調를 變하야 南折逐湖하면 絲引하듯 媒路의 微線이 此에 止하야 窮을 告하엿도다. 於是乎屣를 脫하고 冠을 免하고 赤脚露頂으로 波를 踏하야 險을 躡하야 一口石門을 穿入하면 却得二路石壁이 觸將碎의 刧勢로 逈空迫臨하야 仰見洞天의 幅이 一鳥容過之道가 猶未寬하나니 命名의 字義대로 此所謂擎天壁이라. 凜乎其不可留矣로다. 自此而直欲達乎第九曲則倒壁에 掛足하고 亂波에 沐髮치아니하고는 攀登할 道理가 萬無하니 萬一勇往不顧하야 命을 賭치 아닌 者어든 還笻함이 十分可하도다.
注 渠 : 어찌거. 忽只 : 갑작스럽게 되거나 변하는 판(?). 媒路 : 길잡이. 赤脚 : 벌겋게 드러낸 다리. 다목다리, 맨 다리, 맨발. 露頂 : 정수리를 드러내다. 刧勢 : 겁박하는 형세. 逈空迫臨 : 먼 하늘이 핍박해 다다르다. 凜乎 : 위엄이 있고 당당한 태도로. [중국어] ①몹시 추운 모양. ②위엄이 있는 모양. ③두려워 긴장하는 모양. 凜 : ① 차다 ② 늠름하다 ③ 두려워하다 ④ 차가움. 萬無 : 절대로 없음. 賭 : ①걸다. ②노름 ③승부(勝負)에 금품 따위를 댐 ④내기. 십분(十分) : 분량이나 요구 조건 따위가 만족할 만큼 충분히
第九曲曰交龍潭이니 二路雲山이 觸將碎러니 一江流水弄還開라. 上瀑은 卧百丈하고 下瀑은 飛百丈인바 猛波가 舂石하니 石不可不臼로다. 上下石
臼皆容萬斛而其深無尺이요. 兩臼를 間承하야 一條의 石龍이 俯卧擧頭聽波하니 此即有名한 龍化窟이라. 白日而雷殷鳴하고 晴天而雨橫脚하야 畵而難像이요. 臨而可畏하니 果乎是神物所藏也라. 乃知九曲의 勝이 一曲이 勝於一曲이라. 最上의 曲이 宜爲最勝의 曲이로다. 評曰 龍湖勝龍湖勝하나 誰知裏面이 好(?)許勝가 有問三神이 誰最好어든 我答九龍이 第一勝云爾라.
庚辰秋日探湖案書
注 殷 ①성하다 ②소리 ③ 받다 ④ 검붉은 빛. 雷殷 : 우뢰 소리
※ 참고
1940년(경진) 가을 난사 김사문이 쓴 「용호구곡 경승안내」이다. ■는 성책의 파손으로 인한 결자이고, □는 판독하지 못한 글자이다. 오자는 軸을 車+丑(수레뉴)로 쓴 것 같고, 波根寺를 破로 쓴 것 외에 달리 발견하지 못했다. 1面에 '願生高麗國 一見金剛山'은 작자와 출처 미상이다. 탈초를 하여 아래 한글로 옮겼으나 오류가 많을 것이다. 의문이 가는 부분은 원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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