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 선유정에서 부자암 가는 길
▣ 일 시 : 2021년 10월 28일(목)~29일(금)
▣ 코 스 : 부연정-선유정-음정-벽소령-봉산정계(封山定界) 금표 석각-부자암(父子岩)-선비샘-음정-구시쏘(槽沼)
▣ 인 원 : 2명(백승철님)
▣ 날 씨 : 맑음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三丁里) 하정(下丁) 마을에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이 마을에는 선유정(仙遊亭)이 있는데,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에서 선유정(仙遊亭)이라고 이름하였다고 한다. 선유정(仙遊亭) 입구의 바위에 석문암(石門巖) 석각과 그 아래에 '선녀가 승천한 바위'라고 하여 선녀승천유지(仙女昇天遺址)를 암각한 명문이 있다. 또한 선녀가 목욕하였다는 구시쏘(槽沼)가 있다. 마천면 삼정리에 살았던 송암(松菴) 정창학(鄭昌學) 선생은 선유정기(仙遊亭記, 1976)에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옛날 선녀 몇 사람이 내려와 구유처럼 생긴 소(沼)에서 목욕을 하였다. 이름을 인걸(人傑)이라고 하는 한 사내가 선녀들이 목욕하는 것을 엿보다가 아미선녀(阿美仙女)의 우의(羽衣)를 몰래 훔쳤다. 아미선녀는 옷을 찾다가 끝내 찾지 못하고 인간 세상의 사람이 되어 인걸과 동거하여 두 아들을 낳았다. 두 아들이 장성한 뒤 어느 달 밝은 밤에 부부가 즐겁게 노닐다가 우의를 선녀에게 건네주니, 아미선녀는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 멀리 사라졌다. 부자(父子)가 서로 바라보며 절규하다가 마침내 바위로 변하였다. 세상에서 부자바위[父子岩]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황당하고 막연하게 말하는 설을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마을에 운학동(雲鶴洞)이 있고 산에 벽소령(碧簫嶺)이 있으니, 선녀가 내려온 것을 거의 예측할 수 있다.[昔仙女數人 降臨沐浴槽沼也 有一丈夫 名曰人傑 竊覸其沐浴 私竊其中阿美仙女羽衣 仙女尋衣 終不得 遂爲世間之人 而與之同居 生於二男 男已長成 一日月夜 夫婦樂樂 羽衣給與 則乘雲上天遙遠 父子相望而絶叫 竟爲化石 世云所稱父子岩 是也 世人之蒼黃杳茫之說 未可盡信 然村有雲鶴洞 山有碧簫嶺 則仙人下降 庶可預測]
얼마 전 함양읍에 계신 한학자(漢學者) 치암(耻菴) 이용근(李榕近) 옹에게 '비린내골은 선녀와 나무꾼 전설의 비리내(飛離奶)에서 유래했다.'라는 말씀을 들었다. 칠선계곡도 북두조림(北斗照臨) 칠성동(七星洞)으로 설명하셨다. 다음에 다시 뵈었을 때는 글자만 겨우 아는 내게, 恥菴自矜韵(치암자긍운)과 槍岩山將軍大坐訣(창암산장군대좌결), 蚣達飛山飛天蜈蚣訣(공달비산비천오공결), 金坮山喘馬嘶風訣(금대산천마시풍결)을 7언율시로 써주셨다. 일단 비리내(飛離奶)는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떠난 선녀'라는 의미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1994년 발행된 마천면지에는 '비연래(飛燕來)골'로 설명하고 있다. 칠선계곡(칠성동)과 비린내골의 정확한 유래에 대하여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선녀와 나무꾼은 고대설화 중 하나이다. 한국에서 전래동화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널리 퍼져있는 설화이다. 북한에서는 선녀와 나무꾼이 새로운 정치체제의 영향을 받아 지상세계를 동경, 지상세계에 정착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각색되었다고 한다. 제주도에는 선녀와 나무꾼 공원이 있다. 필자는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하정마을의 선유정(仙遊亭)과 구시쏘(槽沼), 석문암(石門巖)와 선녀승천유지(仙女昇天遺址), 비리내(飛離奶)골과 부자암(父子岩)은 물론 벽소령(碧宵嶺) 또한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에서 유래한 지명으로 이해한다. 행정구역상 벽소령(碧宵嶺)과 부자암(父子岩)은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 산 161번지이다. 끝.
釜淵亭(부연정)
曾孫 愚石 韓鎭錫
先公芳燭有斯坮 : 선조의 아름다운 발자취 이 대에 남아있으니
湖嶺中分一水來 : 호남 영남 가운데로 나누어 한 물이 흘렀도다.
錦壁搖光烘旭日 : 비단벽에 단풍이 흔들려 솟는 해가 빛나고
簾泉嘘氣欻風雷 : 주렴을 내린 물은 한 번의 숨에 風雷를 뿜어내도다.
家傳淸福無餘物 : 우리 가문에서 전할 것은 맑은 복 뿐이기에
誰向名庄不盡盃 : 누가 명구(名區)에서 술잔을 비우지 않으랴.
莫怪如今經始晩 : 오늘 경시(經始)함을 늦었다고 의심하지 마라
寒門孱力聚涓埃 : 가난한 문중의 작은 힘을 가려 모은 일이다.
注 방촉 : 전현(前賢)들의 훌륭한 행적을 말한다. 欻 문득훌, 움직일훌
仙遊亭(선유정)
古木蒼蒼半覆亭 : 고목의 노송은 푸르고 푸르러 정자를 반쯤 덮었는데
登臨不覺此心醒 : 정자에 올라와보니 속세의 잡념 깨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구나.
仙人駕鶴言何去 : 신선이 학을 타고 다닌다고 말하는데 어디로 갔는고
父子化石耳獨聽 : 父子가 선녀를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것을 귀로만 들었도다.
玉石○鳴千載水 : 玉石의 맑은 물은 구슬 부딪치는 소리를 울리며 천년을 흐르고
冊山高列四時屛 : 앞산의 높게 벌려있는 冊山은 사시사철 둘러있는 병풍이더라.
頭流精脉正留鎭 : 두류산의 정맥(精脉)이 정히 이곳에 머물러 있으니
自是留笻永久停 : 여기에 노는 길손의 지팡이가 길이길이 머물도다.
三丁里 松菴 鄭學昌
○=玉+將 옥소리장
仙遊亭(선유정)
仙女何年降碧宵 : 선녀들이 어느 해에 벽소령에 내려왔던가
霞衣消息久寥寥 : 선녀의 날개옷 소식은 오래되어서 적막하도다.
夫妻緣遠乘雲日 : 부부의 연이 멀어진 것은 구름을 타고 올라간 날이요.
父子恩深化石朝 : 부자의 정이 깊어진 것은 화석으로 변한 아침이로다.
月明門岩迷駕鶴 : 달 밝은 석문암에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옴이 아득하고
灘鳴槽沼宛笙簫 : 구시쏘 여울물 소리 젓대와 피리소리처럼 들려오도다.
爲遮奔競虹橋鎖 : 분주히 날뛰고 경쟁함을 무지개다리(虹橋)에서 막으니
滿壑天風劫臼遙 : 구렁에 가득한 천풍이 속세의 잡념을 멀리하여 주도다.
外馬 羅州人 林命根 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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