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직의 유두류기행시 선열암(2018.07.18)
선열암(先涅庵)을 여러 번 답사하지 않고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기행시 첫 수 선열암(先涅庵)....
2句 '雲根矗矗水泠泠(운근촉촉수영령)'의 詩句는 참으로 절묘하다. '따듯한 공기가 차가운 바위에 부딪혀 구름이 생기는 雲根(운근, 구름이 생기는 바위)', '기온의 차이로 바위에 이슬이 맺혀 높은 곳에서 톡,톡,톡 떨어지는 矗矗水(촉촉수)', '물방울이 물에 떨어지는 소리 泠泠(영령)'은 오직 점필재 선생만이 표현할 수 있는 詩語이다. 점필재 선생은 어떻게 자연의 현상과 사물의 미세한 미동까지,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리는 동심원과 그 소리의 파장을 감지하고 시어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나는 志原 박양준 선생을 만날 때마다 선열암(先涅庵) 시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지원은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기행시 첫 首 先涅庵을 화선지와 족자에 담았다. 금년에 김종직선생의 유두류기행시를 복원할 계획이다.
先涅庵(선열암) - 金宗直(1431~1492)
門掩藤蘿雲半扃(문엄등라운반경) : 문은 등라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빗장을 질렀는데
雲根矗矗水泠泠(운근촉촉수영령) : 우뚝 솟은 바위의 촉촉수 소리 맑고도 깨끗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고승결하환비석)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갔는데
只有林間猿鶴驚(지유임한원학경) : 다만,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藤蘿 : 다래 덩굴. 雲根 : 차가운 공기가 바위에 부딪쳐 구름이 생기는 높은 산의 바위. 矗矗水 : 선열암 바위에 구름이 지나가며 맺힌 물방울이 높은 바위에서 톰방톰방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 冷泠(영령) : 맑은 물방울소리령으로 보았음.(영인본에 冷泠)
나는 본래 사람을 모으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도, 내가 남을 아는 것도, 누가 나를 아는 것도, 남이 나를 알아주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추어졌는지 모르지만, 나는 항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내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으로 지리산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삶은 어차피 홀로 살아가면서, 자기 방식대로 오늘을 도려내고 살아내는 것이다. 산행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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