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2019 리마인드 영랑대III(190831~0901)

도솔산인 2019. 9. 1. 23:04

2019 리마인드 영랑대III(190831~0901)



▣ 일   시 : 2019년 08월 31일(토)~09월 01(일)

▣ 코   스 : 윗새재-청이당-행랑굴(개운암)-영랑대-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새재

▣ 인   원 :  5명(미산님, 一丁선생님, 조박사님, 정**님)

▣ 날   씨 : 첫날 맑음 이튿날 오후 비


감수재 박여량 선생의 두류산일록을 읽게 된 것은 2015년 추석(150921) 조개골 상류에서 슬기난님과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슬기난님이 두류산일록에 나오는 '행랑굴(行廊窟)'에 대해서 내게 물어왔고, 산행을 마치고 돌아와 두류산일록의 원문과 국역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뒤 허유의 두류록(1877년)에 나오는 궁륭(穹窿)이라는 어휘에서 행랑굴의 단서를 찾았으니 감개무량한 일이다. 1610년 감수재 박여량은 知足堂(지족당) 박명부(朴明榑) 여승(汝昇), 고대(孤臺) 정경운(鄭慶雲) 덕옹(德顒)과 9월 2일~8일(6일간) 지리산을 유람하고 두류산일록을 남겼다. 군자사에서 기생을 불러 주연을 열고 박명부와 정경운이 술이 너무 취해서 '박여승의 오늘 밤 계획은 끝내 이루지 못했으며 끝내 손도 집어넣지 못했다(終不入手) 청원향 두 개도 자신이 사르지 못하고 두 기생의 소매 속으로 들어갔다고 하니, 웃을 만한 일이다.'라는 내용을 읽고 감수재의 솔직한 기록에 실소를 금치 못하였다.


* 행랑(行廊) : 회랑(回廊)과 같은 어휘로 회랑은 종교 건축이나 궁전 건축 따위에서 건물의 중요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벽이 없고 지붕이 달린 긴 복도를 뜻함. 행랑은 건물과 건물을 있는 지붕이 있는 긴 통로. 감수재는 비를 피할 수 있는 형태의 오버행 바위를 행랑굴(行廊窟)표현한 것으로 보임.

궁륭(穹窿) : 활 무지개처럼 높고 길게 굽은 형상 또는 그런 형태로 만들어진 천장 이나 지붕.

청원향(淸遠香) : 聚仙香(취선향)이라고도 함. 태우 향의 가지. 침향(), 단향(), 소합향() 따위 섞어서 만듬.


박여량의 두류산일록에 우리동, 옛제석당터, 서천당, 행랑굴, 상류암, 초령 등 새로운 지명이 등장하는데, 행랑굴상류암터, 초령에 대해 선답자들과 온라인상에서 의견을 나눈 일이 있다. 2017년 4월 초파일(3박4일) 점필재길 전 구간 답사 산행을 하였고, 같은 해 8월 3박4일간 점필재길을 재차 답사하였다. 그리고 2018년 7월과 8월에 2박 3일간 2차에 거쳐 점필재길 화첩 복원산행을 하게 되는데, 지리산 유람록을 국역하신 최석기 교수님, 지리산 한국화가 이호신 화백님, 지리산국립공원에 인문학을 접목한 신용석 소장님, 치밭목 산장 一丁 민병태 선생님이 함께하였다. 아무튼 3차에 거친 점필재길 산행은 감수재길의 이해를 크게 도왔다. 그것은 지리동부 구간의 등로가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선인들의 유람록에 나오는 옛길을 복원하는데 100% 정확할 수는 없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답사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리매니아들 사이에 작은조개골 상단에 있는 석굴이 행랑굴로 잘못 알려져 있다. 진짜 행랑굴(말바우산막, 개운암)에서 석굴로 내려가는데, 지난 4월 樹氷(수빙) 현상의 피해로 인해 나무가 쓰러져 융단 폭격을 맞은 듯 참혹하기만 하다. 문제의 석굴을 확인하고 올라오면서 생각해보니, 이곳을 행랑굴이라고 생각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 무의미하더라. 어쨌든 박여량의 두류산일록에 나오는 옛제석당터서천당터의 위치는 이미 확인하였고 마암행랑굴도 밝혀졌으니, 조만간 두류암 갈림길에서 상류암초령의 연결고리를 풀어야겠다.  끝.


*  관련자료

1. 淸伊堂(청이당) 관련 선인들의 유람록(181006)  : http://blog.daum.net/lyg4533/16488100

2. 지리동부 행랑굴과 마암의 묵서 개운암 이야기(170703) : http://blog.daum.net/lyg4533/16487748

















하봉(소년대) 사진 미산님


선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