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리마인드 영랑대I(190814~15)
▣ 일 시 : 2019년 08월 14일(수)~15(목)
▣ 코 스 : 광점동-어름터-청이당-영랑대-두류봉-영감절터-어름터-광점동
▣ 인 원 : 3명
▣ 날 씨 : 습도 높고 찜통 더위
1년이면 계절을 불문하고 20회 가까이 드나들던 영랑대가 이제는 1년에 겨우 한 번 가는 로망의 산행지가 되었다. 지리의 첩첩산중 구중심처 영랑대는 홀로 가기 어려운 곳이다. 처음 2008년 곰에게 위협을 받은 일도 있고 멧돼지 담비 등 상위포식자가 서식하는 곳이다. 멧돼지의 흔적이 없으면 반드시 곰이 있고 곰이 없으면 멧돼지가 주변을 마구잡이로 일구어 놓는다.
아무튼 요즘 산행에 대한 山慾이 소멸될 즈음 나선 길... 어름터 독가 준현이 안부도 궁금하고 뜻이 맞는 산친들과 1박 2일을 하기위해 준비를 하면서 허둥지둥 장비를 챙기는 일부터 오랜만에 나서는 산행이라 생면부지처럼 초보가 되어 버렸다. 광점동에서 어름터까지만 오르면 山痛이 진정 되려나 했는데, 청이당까지 보행과 호흡이 맞지 않아 고행의 산행이 되었다. 결국은 코펠로 온몸에 물을 퍼부은 후에야 거친 호흡이 진정되었다.
1년 만에 찾은 영랑대는 운무에 휩싸여 시야를 열어주지 않았다. 타프 아래 모기장을 쳤는데 구름이 다가와서 그물 코에 이슬이 맺혔다. 타프에 떨어지며 속삭이는 가는 안개비 소리, 가문비나무에 맺혀서 떨어지는 굵은 물방울 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바람 소리가 파도소리가 되어 구름 속에서 아득히 들려왔다. 아침에도 오리무중 안개속이다. 영감절터로 내려오면서 수없이 다닌 이 길이 풍도목이 넘어지고 쓰러져 초행길처럼 생경스럽다. 어름터로 내려와 추석에 준현이를 다시 보기로 하고 산행을 맺는다. 山慾을 일깨워준 산행이 되어 다시 오려나. 이제는 영랑대가 먼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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