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实踐人文

청학의 비밀과 불일폭포 이야기

도솔산인 2018. 1. 24. 13:17

 

청학의 비밀과 불일폭포 이야기

 

 

1558년 419남명 조식은 불일암과 불일폭포를 유람하고 청학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서쪽으로 푸른 벼랑을 깎아내어 만 길 절벽으로 우뚝 솟은 것은 비로봉(毘盧峯)으로 청학 두세 마리가 그 바위틈에 깃들여 살면서 때때로 날아올라 빙빙 돌기도 하고 하늘로 솟구쳤다가 내려오기도 한다.' 남명 선생이 청학을 직접 목격한 것인지 안내한 승려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그 이후에 불일암을 다녀간 선인들의 유산기에는 청학에 대한 기록은 있으나 청학을 직접 목격한 기록은 없다.

 

 

동쪽으로 높고 가파르게 솟아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 것은 향로봉(香爐峯)이고, 서쪽으로 푸른 벼랑을 깎아내어 만 길 절벽으로 우뚝 솟은 것은 비로봉(毘盧峯)으로 청학 두세 마리가 그 바위틈에 깃들여 살면서 때때로 날아올라 빙빙 돌기도 하고 하늘로 솟구쳤다가 내려오기도 한다.[東有崒嵂撑突. 略不相讓者曰香爐峯. 西有蒼崖削出. 壁立萬仞者曰毗盧峯. 靑鶴兩三. 棲其岩隙. 有時飛出盤回. 上天而下.]

 

 

 

靑鶴洞[청학동] - 曺植[조식]

 

獨鶴穿雲歸上界[독학천운귀상계] : 학은 홀로 구름을 뚫고 천상계로 돌아갔고

一溪流玉走人間[일계류옥주인간] : 골짜기 온가득 구슬처럼 흘러 인간계로 흐르네

從知無累飜爲累[종지무루번위누] : 누(累)가 없는 것이 도리어 누가 됨을 알기에

心地山河語不看[심지산하어불간] : 산하를 마음의 본바탕에 느끼고 보지 못했다 말하리라

 

注 靑鶴[청학] : 사람의 몸에 새의 부리를 하고 있으며 신선이 타고다님. 태평시절과 태평한 땅에서만 나타난다고 함.

 

 

 

 

詠靑鶴洞瀑布[영청학동폭포] - 曺植[조식]

 

勅敵層崖當[칙적층애당] : 견고하게 맞선 층진 낭떠러지를 맞이하니

舂撞鬪未休[용당투미휴] : 쏟아져 부딪히며 싸우길 멈추지 않는구나

却嫌堯抵璧[각혐요저벽] : 도리어 요임금이 구슬 던진것을 싫어하니

茹吐不曾休[여토부증휴] : 마시고 토하기를 거듭하여 멈추지 못하네

 

 

注 勅: 조서 칙, 견고함. : 원수 적, 맞서다. : 봄 춘, 움직일 준. : 칠 당, 부딪히다. : 막을 저, 던져버리다. : 먹을여, 마실려. 요 임금이 구슬을 버린 것 尺壁非寶[척벽비보]寸陰是競[촌음시경]이라. 한 자 되는 구슬이 귀하게 여길 보배가 아니라, 한 치의 짧은 촌음을 다투어 아껴야 한다. 요 임금의 치수사업을 곤과 그의 아들 우임금에게 맡긴 일화에서 인용함.

 

 

 

사진 <솔레이>님

 

 

(170909~10)

 

 

학연&용추(170707~09)

 

전망대에서 불일폭포 아래로 내려가 폭포를 바라보면 마치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나는 학의 형상이다.

남명 선생은 불일폭포를 청학의 형상으로 이해하고, 불일폭포에 대한 오언절구시 두 首를 남겼는데,

여기에서 남명 선생은 불일폭포를 청학동폭포라고 하였다.

 

청학동, 청학폭포, 학연과 학담, 백학봉, 환학대, 청학선인 등이

불일폭포의 鶴이 날아오르는 형상으로부터 만들어진 이름이다.

 

따라서 불일폭포에서 청학이 보이지 않으면 학연을 풀지 못하고,

선인들의 유산기와 기행시를 읽지 않으면 지리동부 지명을 풀지 못하며,

몽산화상이 그린 가섭도의 비해당 贊을 이해하지 않으면 세석평전을 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