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학교스포츠클럽 <담피山> 1차 산행(160312~13)

도솔산인 2016. 3. 13. 18:38

 

학교스포츠클럽 <담피山> 1차 산행(160312~13)

 

 

▣ 일   시 : 2016년 03월 12일 ~ 13일

▣ 코   스 : 수락 - 석천암 - 낙조대 - 낙조산장 - 삼군봉 - 마천대 - 청룡능선 - 구름다리 - 수락

▣ 인   원 : 4명(이준범, 이남우, 한상인)

▣ 날   씨 : 최저 기온 영하 1도 흐리고 아침 눈발이 날림

 

 

 

 

봄일郞은 왔다가 어찌 다시 가시는가요

다시 핀 봄꽃 앞에서 술 한 잔 받쳐들고

 

종일 꽃에게 물어도 꽃은 말이 없네요

꽃일娘은 누굴 위해 피고 지는 걸까요

 

 

惜花 - 嚴惲(엄운)

 

 

春光冉冉歸何處    更向花前把一杯

盡日問花花不語    爲誰零落爲誰開

 

 

지는 꽃이 아쉬워

 

봄볕은 느릿느릿 어디로 돌아가나

다시 꽃 앞에서 술 한 잔 잡아든다

 

종일도록 물어도 꽃은 말이 없는데

누굴 위해 피고, 누굴 위해 지는가

 

 

 

산천재의 남명매가 피었다는 소식을 풍편에 들었다.

첫 개화를 보고 다음주 다시 보고 두 주일이나 발목이 잡혔다.

 

6년만에 학년부장을 맡았으니 학기 초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덕분에 학교스포츠클럽 <담피산> 대둔산 1박 2일 산행을 하였다.

<담피산>란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면 산에 간다.'는 뜻이다.

 

 

 

 

 

 

인증 사진을 찍고 카톡 인증샷

 

 

대형 배낭 세 개를 남에게 주었지만 고래고기 남은 세 개가 있고

마침 동계 침낭도 여분이 세 개가 있어 <담피산> 산행을 도왔다.

 

 

 

 

 

 

 

 

 

 

 

 

 

 

 

석천암 직전에서 명창의 애끓는 심청가 소리에 저절로 폐사지로 빨려 들어갔다.

5월말 전주대사습놀이에 출전하고자 석천암에 머물며 인근에서 수련한다고 했다.

작가 김수현과 이름이 같고 무안 출신에 판소리를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고 한다. 

 

장엄한 대둔산의 바위 골격처럼 거칠고 음의 높낮이와 완급 조절에 거침이 없었다.

산중의 공연은 배가 고파질 때가 되어서야 끝났고 나는 얼마를 머물렀는지 모른다.

사실 심청가 어느 대목인지도 잘 모르나 사람을 잡아당기는 강한 에너지를 느꼈다.

 

다음날 청룡능선으로 내려올 때도 소리가 그곳에서 먼 곳까지 들렸으니

산에 들어가 노래를 한 번 할 때마다 나막신에 모래알을 넣어 가득찰 때까지 불렀다는

조선의 명창 鶴山守 이야기가 생각났다. 이것이 불광불급이 아니던가?

 

나는 놀고먹는 일에 등산화를 스무 켜레도 더 떨어뜨렸으나 차원이 다른 것이다.

 

  

 

 

 

 

 

 

 

 

전주대사습놀이 출전하고자 수련중인 김수현 명창

 

 

 

 

 

 

 

枕石漱泉 : 돌을 베개삼고 샘물로 양치질한다. 

 

 

 

 

 

 

 

 

 대둔산 최고의 명당 君王臺

 

 

대둔산은 암괴의 골격이 우람한 산으로 흙이 발 붙일 곳이 거의 없다.

유일하게 석천암 뒤에 유일한 평토가 있는데 석천암 주지 <천산>스님은 군왕대라고 하지만   

아마 빨치산의 진지였다가 메워진 곳이 아니면 무덤이 있던 자리일 것이다.

조만간 나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유숙할 예정이다.

 

 

 

 

 

 

 

 

 

 

 

 

 

 

 

 

 

 

 

 

 

 

아침에 아이들을 깨웠는데 눈발이 날렸다.

일출은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30분가량 산책을 했다.

V계곡 조망터, 삼군봉 동문길 암릉, 낙조대까지...

 

 

 

 

 

 

 

 

 

 

 

 

 

 

 

 

 

낙조대

 

 

 

 

산책을 하고 돌아와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소고기 미역국, 오뎅탕, 생선구이 자반...

 

 

 

 

 

 

 

 

 

 

 

 

 

 

 

 

 

 

 

 

 

 

 

 

 

 

 

 

 

 

 

 

 

 

 

 

 

수락폭포

 

 

하산길은 마천대에서 청룡능선으로 돌아 구름다리를 건넜다.

 

청령골 주차장에서 남은 부식을 조리해 먹고 도산리 중국집에서 하산 파티를 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장비를 정리한 후 아이들을 집까지 태워다주니 6시가 넘었다. 

 

 

중국집에서 아이들이 내게 물는 말 '선생님은 왜 산에서 주무세요?'

'나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들과 잘 사귀지 못하고 선천적인 외로움이 있단다.'

'사람은 누구나 다 외로운 존재지만 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크거든...'

'치유할 수 없으니 치밀하고 계획적인 방황을 하는 것이겠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