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속에서 남은 태극길을 걷다(140806~10)
▣ 일 시 : 2014년 08월 06일 ~ 10일
▣ 코 스 : 뱀사골 반선 - 성삼재 - 세석 - 천왕봉 - 국골사거리 - 새봉 - 서왕등재 - 왕등습지 - 동왕등재 - 밤머리재 - 웅석봉 - 달뜨기능선 - 수양산 - 덕산 사리
▣ 인 원 : 3명(사니조아, 김선권)
▣ 날 씨 : 운무 그리고 안개비
이 세상에 하고 많은 취미들 중에 何必이면 등산을 택했을까?
곰곰이 생각하면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아니었을까?
출발 전 특급 태풍 할롱의 북상 소식을 접하고 竹蓖가 만들어 준
타프와 우의를 챙기며 생각하니 장기산행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때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번번이 거스르니 대가를 치른다.
잠시 열린 반야봉
지난 주 설악에 다녀온 뒤 등산화와 침낭도 마르게 전에
배낭을 꾸리는데 필수장비와 4박 식량를 패킹하니 20kg.
함양에서 <사니조아>님을 만나 반선에 도착 야영장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노고단대피소에서 이른 아침을 먹었다.
삼도봉에서 잠시 희미하게 남부능선이 보이더니
끝내 하늘이 열리지 않고 주욱 안개비가 내렸다.
안개비가 내리면 어떻고 운무면 어떠리?
꽃이 눈물을 흩뿌리며 나를 반기는 것을,
연하천에서 마음에 점을 찍고 운무 속을 거닐다 보니
어느덧 벽소령, 안개비가 점점 더 굵어지기 시작했다.
구벽소령 부근 등로에서 어떤 분이 흘리고 간 핸드폰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산장에 맞기고 가려고 넣었는데
전화가 와서 돌아가서 갖다 주는데 시간을 지체했다.
선비샘에 이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물이 새는 헌등산화라 안으로 점점 젖어 들어오고
세석에 도착했을 때에는 땀과 비로 온몸이 젖었다.
산장 대청에 자리잡고 누으니 몸도 마음도 가볍다.
아침에 일어나니 장대비가 내려 출발이 늦어졌다.
지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세석을 뒤로하고
촛대봉도 하이패스하고 장터목을 향했다.
꽁초바위에서 잠시 배낭을 내렸으나 연하선경은 오리무중이라.
구절초 군락은 바람에 群舞를 추고
모싯대가 또한 그 청초함을 뽐냈다.
일출봉에서 새 한 마리가 제법 긴 거리 등로를 앞서 간다.
'근처 둥지에 있는 새끼를 보호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치니 새끼에 대한 어미 새의 갸륵함이 눈물겹다.
등산객이 지날 때마다 이럴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날짐승도 어미 마음이 이러하거늘 하물며 사람의 일이야.
잠시 장터목 대피소 식당에 들어가 커피로 몸을 녹였다.
상봉에서 정상석을 담는 행운을 얻었다.
어림없는 일이데 태풍할롱 덕을 보았다.
중봉에서 하봉으로 내려서는 길에 있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나무를 아는가?
영랑岾 11시 방향 아래 한 그루가 더 있다.
(20130726~28)
구상과 가문비나무의 솔향 가득한 길을 내려서면
천상의 화원 헬기장에서 동자꽃이 우릴 맞이했다.
고토분지로의 조선산맥론을 신봉하는 이 나라!
옛 선조들이 상봉에 오른 이길을 누가 막으랴?
잣까마귀
조망바위에서 잣까마귀 포토포즈를 취해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는데 선권씨가 부른다.
잣까마귀류 [nutcracker] 참새목(―目 Passeriformes) 까마귀과(―科 Corvidae)에 속하는 2종(種)의 조류(鳥類).
부리가 뾰족하고 꼬리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잣까마귀(Nucifraga caryocatactes)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일본에 걸쳐 침엽수림에 분포하며, 남부로 내려가면 산악지대에 격리된 개체군이 있다. 몸길이는 32㎝ 정도이고, 갈색을 띠며 흰색의 줄무늬가 있고 꼬리끝이 흰색이다. 북아메리카 서부의 클라크 잣까마귀(N.columbiana)는 옅은 회색을 띠며 날개와 꼬리는 검고, 비상중에 흰 점이 눈에 띈다. 2종 모두 종자와 견과류를 먹고 살며, 겨울에 먹기 위해 땅 밑에 먹이를 저장하기도 한다. 출처[백과사전]
오이풀 구절초 바위솔 쑥부쟁이 마타하리가 피어있는
천혜의 조망처 이곳에 앉으면 시간 가는 것을 잊는다.
점심을 먹으며 한 시간 넘게 이곳에서 오래 머물렀다.
영랑 슈퍼에는 항상 O2린이 있다.
붉은덕다리 버섯
국골사거리
늘 능선만 보이는데 야생화가 눈에 들어왔다.
참배암차즈기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로 꽃의 모양이
뱀이 입을 벌린 것 같아서 이름이 유래했다.
청이당 계곡에서 세족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새봉에 하룻밤 머물 둥지를 틀고 곰샘에 다녀와서
부추전과 황태국에 나누는 술 한 잔의 즐거움이야!
마지막에는 김치전에 고추전까지 부치니
소박한 음식이지만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저녁에 <월하독주>님이 응원차
밤머리재에 있다는 연락이 왔다.
왕등습지에서 월하독주님을 기다리며 한참 머물고
'새재로 올라오는 것을 막을 것을'하며 후회를 했다.
12시경 <월하독주>님이 우리를 따라잡아 삽겹살과
슬이를 만나면 주려고 했다는 각종 과일을 내놓았다.
동왕등재에 이르니 비로소 안개비가 그치고
딱바실골과 왕산과 필봉이 시야에 들어왔다.
참고로 동왕등재 서왕등재 영랑재의 岾(재)는
峰(봉)이나 臺(대)의 의미이지 고개가 아니다.
막연히 고개로 이해했던 岾의 의문이 풀렸다.
딱바실골
왕산과 필봉
도토리봉
도토리봉에서 상봉의 구름이 걷히길 기다렸으나 열리지 않았다.
밤머리재에서 하룻밤을 머물기로 하고
휴게소 탁자를 들어내고 첼트를 세웠다.
밤이 되자 구름을 열치고 나타난 달이
젤트 안으로 들어와 우리와 노닐었다.
아침에 다시 후둑 후둑 빗방울이 떨어졌다.
산행 4일차 마지막 구간 도시락을 준비하고
두 분은 헤드쌕을 나는 배낭에 메고 나섰다.
헬기장에서
헬기장에서 다리 쉼을 하고 웅석봉 삼거리까지 오르니
하늘이 열리더니 구름과 조화를 이루어 보상을 하는듯
굽이쳐 흐르는 경호강과 고속도로가 한 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상봉은 아직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쉽게 허락한다면 만고의 천왕봉이 아니겠지...
오래전 다녀간 길이지만 지도 한 장 없이 들었으니
헷갈리는 곳은 월독에게 전화를 해서 길을 물었다.
벌목봉에서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벌목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옛길이 아니고
태극하는 사람들이 만든 길이라 가파르다.
마근담봉 벌목봉 수양산과 시무산 찍고 내려서는 길,
셀파부부를 만난 일이 있어 이정표를 디카에 담았다.
사리 마을회관에 내려오니 <월하독주>님이 콜라와 얼음물로 축하와 격려를 한다.
마근담 계곡에 뛰어들어 몸을 식히고 보현식당에서 하산주를 하고 산행을 마쳤다.
대전으로 올라오는 길 폭우가 쏟아져 앞길을 분간할 수가 없었다.
나는 평소 종주 산행나 목적&탐구 산행에 마음을 두지 않았는데
구인월 성삼재구간 산행(7.19~20)을 해서 남은 태극길을 걸었다.
5일 산행 내내 비가 내렸으나 힘들었던 만큼 오래 기억될 것 같다.
함께한 두 분과 지원해 주신 <월하독주>님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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