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지리동부 2박 3일 한가위 달을 보며(140908~10)

도솔산인 2014. 9. 11. 00:23

 

지리동부 2박 3일 한가위 달을 보며(140908~10)

  

 

▣ 일   시 : 2014년 09월 08일 ~ 10일

▣ 코   스 : 새재 - 치밭 - 써리봉 - 중봉 - 천왕봉 - 중봉 - 영랑재 - 치밭 - 새재

▣ 인   원 : 2명

▣ 날   씨 : 맑음(아침 10도)

 

 

 

 

<등고자비>님이 카톡으로 보내온 보름달

 

 

 

壁上劒 靑龍刀 벽상검 청룡도

 

 

                                   浩然齋

 

 

                                                                                  壁上靑龍空自鳴 : 벽 위에 청룡도가 허공에서 절로 우니,

                                                                                  何時匣適群英 : 어느 때나 궤匱에서 솟구쳐 영웅의 손에 가겠는가?

 

                                                                                  乘風快渡長江去 : 바람을 타고 장쾌히 長江을 건너가서,

                                                                                  殺盡群匈複大明 : 흉악한 무리를 다 죽이고 대명大明을 회복하리...

 

 

涌 = 湧 샘솟구칠용, 匣 = 匱(궤)

 

  

칼을 노래한 여인 浩然齋 안동김씨(1681년-1722년)

 호연재의 고조부 김상용은 병자호란 때에 강화도에서 소현세자를 지키기 위해 청나라 군대에 항거하다 화약고를 폭파 순절하였고 김상용의 동생 김상헌은 병자호란때 주전파로 6년동안 청나라에 억류되기도 하였음. 호연재의 시댁 동춘당 송준길 선생은 북벌론의 주역이었음. 호연재는 김상용의 고손녀, 송준길의 증손부이다. 홍성 갈산 출신인 백야 김좌진 장군이 문충공 김상용의 11대 후이니 가문의 혈통과 기질이 무관한 것은 아닌 듯하다. 

 

 

 

요즘 호연재가 무척 그립다. 어찌 규방의 여인이 삶을 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누구에게나 삶은 죽을 때까지 고난이며 마음의 칼로 자신을 베어내는 아품이지.

덧없는 인생 기쁨을 누림이 얼마나 되겠는가?

 

 

금요일 8년 전부터 사귄 앤에게 전화가 왔다.

그리고 단둘만이 지리에 들기로 약속을 했다.

후배가 전화가 왔지만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24년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인연이 되었다.

 

분주하게 명절 준비를 하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다녀오고

<흑염소>부인은 90노모를 모시고 아이들과 여행을 떠났다.

 

 

오후에 늦게 텅 빈집에서 홀로 배낭을 꾸렸다.

 

단둘만의 산행을 상기하니 처음 만난 지리와

카스에 올려 놓은 내설악과 공룡의 사진 한 장

2007년 겨울(070117~19)이니 7년만의 일이다.

 

새재마을 조개골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보름달은

오름길 내내 숲을 뚫고 들어와 발걸음을 도왔다.

 

무제치기 폭포 전망대에 들러서 다리쉼을 하고

치밭목대피소에는 밤 11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치밭대피소 일출

 

 

밀촌(노상수씨)의 특별한  배려로 대피소의 뒷방에서

날이 새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간신히 일출을 보았다.

 

 

스물일곱살의 원두커피 분쇄기

 

 

치밭대피소는 밀촌이 내오는 원두 커피 향기가 은은히 흘렀다.

상규씨에게 빡빡이라고 부르지 마소.그의 號는 밀촌(*)입니다.

密村(밀촌)은 밀양촌놈이란 뜻으로 본인이 허락한 이름입니다.

 

 

 

 

써리봉에서 한동안 상봉과 중봉을 바라보았다.

남명이 닮고자 했던 천석들이의 종이 아닌가?

 

 

 

 

 

 

 

 

 

 

 

 

 

 

 

 

천왕봉 주변은 천상의 화원 훼손된 곳을 복구하여

옮겨다 심은 야생화가 만발하여 산객을 맞이했다.

 

 

 

 

 

5월에 산길에서 차 한 잔 나누었던 <한경목>님을 만났다.

칠선으로 올라온 그분과 상봉 모퉁이에서 정담을 나눴다.

 

 

 

 

하봉에서 줌인(미륵바위)

 

오늘도 영랑대를 바라보고 있는 저 미륵 바위에

저절로 눈이 갔고 가까이 가려다가 숲에 막혔다.

 

 

 

 

상봉 주변은 이제 막 단풍이 물들고자 준비를 하고 있었고

세월도 계절도 거스를 수 없는 법을 자연은 말하고 있었다.

 

 

천왕굴

 

 

흰색의 십자가와 성경의 구절이 섬찟했지만

천왕굴에 내려와서 호젓하게 점심을 먹었다.

 

 

 

 

줄기가 부러진 구절초는 혼신을 다해 꽃을 피우고

바위틈에서 안스럽다 못해 그 생명력이 처절하다.

 

 

 

 

이청년은 내게 가끔 나타나 항상 감동을 준다.

산길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여 산을 섞은 친구다.

 

 

 

 

 

 

역쉬 제 사진은 젬뱅입니다.

 

 

갑오팔월기망 달빛 아래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노닐 즈음

 

피곤에 지쳐 몰골이 마라톤 이봉주선수를 닮은 산객 한 분

아스피린도 주고, 밥도 먹이고, 물도 1리터 보충해 드렸다.

 

 

 

 

 

 

 

 

 

 

오늘의 일출이 좀 장엄하지 않았으면 어떠리?

일출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렸으니.

 

 

 

아! 오늘은 덕유의 산그리매가 정말 아름답지...

 

 

 

 

 

 

 

 

 

 

 

 

 

 

 

 

 

 

 

 

 

 

 

 

 

 

 

조개골 상류에서 배낭을 던져놓고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지고

치밭에서 남은 부식으로 점심을 먹고 밀촌의 커피도 마셨다.

 

 

 

미산泉에 병을 잘라 샘을 보수하고

물컵을 올려놓는 돌도 갖다 놓았다.

 

 

융화할 수 없는 26년의 세월을 여기에 다 꺼낼 수 있으랴!

출근하여 곧 마스터를 면담하고 청룡도 이야기를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