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봉에 살어리랏다(130126~27)
▣ 일 시 : 2013년 1월 26일(토) ~ 27일(일)
▣ 대상산 : 지리산
▣ 코 스 : 새재 - 치밭목 - 중봉 - 하봉헬기장 - 치밭목 - 새재
▣ 인 원 : 3명[<미산>님, <오대장>, 余]
한파주의보 일기예보를 접하고 나선 길, 심밭골 초입 바람 소리가 굉음轟音을 낸다.
오늘 영랑재永郞岾가 목표지만 치밭에서 지체하여 중봉 일몰 시간에 겨우 도착했다.
<미산>님은 작품 활동(*)을 하시느라 분주하시고
지난 금요일 머물렀던 곳에 신속하게 젤트를 쳤다.
범상치 않은 바람소리와 만만치 않은 체감온도,
박산행은 역할 분담이 철저하고 신속해야 한다.
천왕봉 그림자
대낮 같이 밝은 섣달 보름달과
바람소리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인다.
고행의 산행 지리동부(120128~29)
모든 나무와 산들이 흰 소복을 입고 상봉을 향해 슬피우는 밤,
구상나무 울음소리에 김삿갓 시 한 수를 借하여 풍류를 읊는다.
雪 - 金笠
天皇崩乎人皇崩 萬樹靑山皆被服
明日若使陽來弔 家家簷前淚滴滴
천황씨가 죽었는가? 인황씨가 죽었는가?/온갖 나무와 청산 모두 상복을 입었구나
내일 만일 태양이 조문을 온다면/집집마다 처마 끝에 방울방울 눈물을 흘리리
天皇 : 삼황의 으뜸인 중국 고대 전설적인 임금.
삼황(三皇) : 중국 고대 전설에 나타난 3명의 임금. 천황씨, 인황씨, 지황씨. 혹은 복희씨(伏羲氏), 신농씨(神農氏), 황제씨(黃帝氏)
나뭇가지마다 방울방울 눈물 흘리면 빙화가 피려나...
엷은 박무로 태양의 조문을 오지 못하니 오히려 한가하다.
사실 사진과 산행기 모두 부질없는 일이 아닌가?
희노애락은 순간 지나가면 그뿐 영원한 것은 없다.
아! 꿈 같은 짧은 인생! 덧없고 덧없으니 덧없어라!
어제 밤 혹여 중봉에서 <청산>님을 뵐까 기대했는데...
오늘 아침 바람의 흔적을 지우며 지리동부로 들어선다.
눈보라는 점점 거세지고 하봉 헬기장에서 잠시 멈추어,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미산>님 의견을 좇아 치밭을 향한다.
이곳이 하봉 샘터 아래 취수하던 곳인데
지난주 길을 놓친 곳이라 길을 바로잡았다.
사태지역에 도달해 건너편 돌탑을 향해 숨을 고르고
시간을 확인하니 내려오는 길이라 정상적인 운행을 하였다.
조개골에서 올라오는 치밭삼거리까지는 정확하게 운행하였으나 치밭까지의 길은 애매하다.
육감으로 찾아가는 길, 낡은 시그널의 정령이 있는지 자꾸 나를 따라와 파리하게 흔들린다.
곰 현수막 발견 후 선두를 <미산>선생님께 넘기고
후미에서 발자국을 따라가니 하마 한결 수월하다.
욕속부달 욕속부달(*) 呪文을 외우며 네시간 넘게 러셀을 하였으니
내려와 일행에게 '50분은 하더라도 10분은 교대해야 하지 않는가?'
투정妬情을 부리니 <미산>선생님이 단성에서 추어탕을 쏘신다. ^ ^
♣ 참고로 배낭 중량(식수포함) A : 22kg(식수4리터), B : 19kg(식수3리터), C : 19kg(식수2리터)[중봉계근]
(*)欲速不達욕속부달 : 일을 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너무 잘하려고 하다가는 오히려 일을 그르친다는 뜻. 출전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펌]
[원문]子夏爲父宰 問政 子曰“無欲速 無見小利, 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
'♣ 六友堂記 > 산행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마야계곡&통신골 이야기(08_0215-17) (0) | 2013.02.16 |
---|---|
지리동부 영랑재永郞岾에서 노닐다(130202~03) (0) | 2013.02.03 |
지리동부 심설유영&세석(130117~20) (0) | 2013.01.20 |
세석에서 부르는 자유인의 노래(130112~13) (0) | 2013.01.14 |
눈내리는 낙조대에서 세모를 보내고(121231~130101) (0) | 201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