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雨中 看月岾에서 머물다(101023~24)

도솔산인 2010. 10. 25. 10:49

 

雨中 看月岾에서 머물다.

 

일   시 : 20101022() ~ 1024()

집결지 : 석남사(10월22일 밤 집결)

인   원 : 공교수님, 소혼, 종만장군, 행인, 우계장, 선권, 희근, 산노을, 친절한 정우씨+1, 현태+1, 솔향님 

코   스

     - 22일 : 석남사 무료주차장 집결(박)

     - 23일 : 삼남면 가천리-긍강폭포- 단조산성-신불평원-신불재-신불산-간월재(박)

     - 24일 : 우천으로 산행을 취소함

 

 

牧隱集에 六友堂은 ‘자연에서 찾은 여섯 벗’으로 '山, 水, 雪, 月, 風, 花'이니

雪(눈)을 제외한 여러 벗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영남알프스로 향했다.

 

석남사 인근에서 寒屯을 하고 가천리에서 말로만 듣던 에베로릿지로 오르는데

이제 몸이 무거워 체력이 문제이니 지독한 산중독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何必이면 이곳에 砲射擊場이 있을까?

아마 사격장 옆으로 영축과 신불이 옮겨왔을거야...

 

 

 

 낙석과 추락의 위험이 곳곳에 산재해 있으나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조망터마다 쉬어가게 한다. 

 

 

 

 

 

 

   

 

낙서에 지리가 있다면 낙동에는 영알이 있으니

산에 관한한 영남인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단조산성

 

단조샘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사이

선권씨는 비호처럼 영축산에 다녀오고...

 

 

 

 미산팀의 에이스 중견산악인 <희근>님

 

억새는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고 저마다 고개를 숙인다.

이곳에도 수많은 민간의 역사가 숨어있겠지....

 

멀리 시살등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나를 유혹한다.

혼자 왔다면 아마 그 유혹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신불재 데크에서 영축산에 간 <우계장>을 기다리며

산행은 일행에 대한 배려 행위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 산악 싸이클대회가 있는 듯

계단에서 한 사람이 넘어져 데크 밖으로 떨어졌는데...

 

혹 다치지는 않았는지? 생각하는 사이

주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도 듣지 못하고

눈을 의식해서인지 일그러진 모습으로 서둘러서 내려간다.

 

 

신불산에는 못보던 데크도 있고  

간월재에는 많은 차량의 행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폐가 될까 두려워 전화도 못드렸는데

울산의 <시나브로>님이 잠시 다녀가셨다.

 

긴 밤을 함께하고픈 분이지만 올 겨울 지리에서의 만남을 기약하고

번번이 신세를 져서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두 분의 참석을 위해 기획한 산행인데

 기다리는 님은 오시지 않고 저녁에 비가 내렸다.

 

 

- 목은 이색 육우당기 원문&국역 -

 

六友堂記 

-李穡-

永嘉金敬之氏 名其堂曰四友 盖取康節先生雪月風花也 請予說其義 予不願學也 且無暇未之應久矣 其在驪興也 以書來曰 今之在吾母家也 江山之勝 慰吾於朝夕 非獨雪月風花而已 故益之以江山曰六友 先生其有以敎之

 

 영가(永嘉) 김경지(金敬之)가 그 집의 이름을 사우당(四友堂)이라고 하였으니, 대개 강절(康節) 선생의 눈과 달과 바람과 꽃을 취한 것이다. 나에게 그 뜻을 해설하는 記文을 청하였는데, 나는 강절을 배우기를 원치 않은데다가 또한 겨를조차 없어, 오래도록 그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였다. 그가 여흥[驪興 여주(驪州)의 옛 이름]에 있으면서 글을 보내오기를, “지금 우리 모친의 집(외가집)에 와 있는데, 강산의 경치가 조석으로 나를 위안하는 것이 다만 눈과 달과 바람과 꽃만은 아니라, 강과 산을 보태어서 육우당(六友堂)이라고 하였으니, 선생께서 가르침을 내려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하기에,

 

* 김구용(1338~1384) : 고려 말의 문신 字는 敬之 號가 六友堂이니 우왕1년 竹州(경기도 안성)로 귀양을 갔다가 뒤에 麗興(여주)으로 옮겨 강호에서 노닐며 거처하는 곳을 六友堂이라고 이름하고 牧隱 李穡선생에게 記文을 써줄 것을 요청하여 六友堂이란 당호를 짓게 된 연유와 원문이 牧隱集에 실려 있다.

 

予曰 吾之衰 病也久 天時變于上 吾懵然而已 地理隤于下 吾冥然而已 康節之學 深於數者也 今雖以江山冠之 示不康節同 然易之六龍六虛 爲康節之學之所從岀 則是亦歸於康節而已 雖然 旣曰不願學 則舍是豈無言乎

 

懵(몽) : 어리석을몽, 무지할몽 隤(퇴) : 무너뜨릴퇴 冥(명) : 어두울명

 

내가 말하기를 ‘나는 쇠하고 병든 것이 오래되어 천시(天時)가 위에서 변화해도 나는 몽매하게 알지 못할 뿐이요. 지리(地理)가 아래에서 무너져도 나는 어두울 뿐인데 강절의 학문은 상수(象數 : 천지의 운행과 만물의 형상)에 깊은 조예가 깊다. 지금 비록 강과 산을 맨 윗자리에 올려놓고서 강절과는 같지 않다는 점을 보여 주려고 할지라도, 그러나《주역(周易)》의 육룡(六龍)과 육허(六虛)에서 바로 강절의 학문이 나왔고 보면, 이것도 또한 강절에게로 귀속될 뿐이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이미 강절의 학성을 배우기를 원치 않는다고 하였으니 이것을 버리더라도 어찌 할 말이 없겠는가?’라고 하였다.

 

曰山吾仁者所樂也 見山則存吾仁 見山則存吾仁 水吾智者所樂也 見江則存吾智 雪之壓冬溫 保吾氣之中也 月之生夜明 保吾體之寧也 風有八方 各以時至 則吾之無妄作也 花有四時各以類聚 則吾之無失序也

 

산은 우리 인자(仁者)가 좋아하는 것이니 산을 보면 우리의 어짊(仁)을 보존하고, 물은 우리 지자(智者)가 좋아하는 것이니 강을 보면 우리의 지(智)를 보존한다. 그리고 눈은 겨울의 온기(溫氣)를 덮어서 감싸 주니 우리 기운의 중화(中和)를 잃지 않도록 보존하고, 달은 밤에 밝음을 내어 비춰 주니 우리 몸의 편안함을 보존한다. 바람은 팔방(八方)으로부터 각각 때에 맞게 불어 주니 우리가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요, 꽃은 사시(四時)에 따라 각자 같은 종류끼리 모여서 피는 모습을 보여 주니 우리가 질서를 잃지 않을 수 있게 될 것이다.

 

又况敬之氏胷中洒落 無一點塵滓 又其所居山明水綠 謂之明鏡錦屛 ?無忝也哉 雪也在孤舟蓑笠爲益佳 月也在高樓樽酒爲益佳 風在釣絲 則其淸也益淸 花在書榻 則其幽也益幽 四時之勝 各極其極 以經緯乎江山之間 敬之氏侍側餘隙 舟乎江 屩乎山 數落花立淸風 踏雪尋僧 對月招客 四時之樂 亦極其極矣 敬之氏 其獨步一世者哉

 

洒落 : 기분이나 몸이 상쾌하고 깨끗함. 屩(교) :나막신교

 

 하물며 경지(敬之) 씨로 말하면 가슴속이 쇄락(洒落)하여 한 점 티끌도 남아 있지 않은데다가, 사는 곳이 산은 푸르고 물이 맑아 밝은 거울이나 비단 병풍이라고 일컬어지는 곳이니 더할 것이 있겠는가? 눈은 외로운 배 위의 도롱이 삿갓에 덮인 것이 아름답고, 달은 높은 다락 위에 술잔에 비춘 것이 더욱 아름답고, 바람은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을 적에 그 맑음을 한층 더 느끼게 될 것이요, 꽃은 책상에서 그윽함이 더욱 그윽하도다. 사계절의 경치가 각각 더욱 지극한데 강과 산 사이에 가로 세로로 걸쳐 있게 될 것이다(조화를 이루는구나!) 그리하여 경지 씨가 어버이를 옆에서 모시는 여가에, 강에 배를 띄우고, 산에 올라 맑은 바람 앞에 서서 떨어지는 꽃잎을 세어보고, 눈길을 밟아 중을 찾고, 달을 마주하고서 객을 청하니 사시의 즐거움이 또한 지극하고 지극하도다! 경지씨는 아마 한 세상의 독보적인 사람인저!

 

友同志也 尙友乎古 則古之人 不可以一二 計求友乎今 則如吾儕者 亦豈少哉 然敬之氏所取如此 敬之氏其獨步一世者哉 雖然 天地父母也 物吾與也 何往而非友哉 又况大畜之山習坎之水 講習多識 眞吾益友也哉 於是 作六友堂記

 

儕 : 동배제, 무리제

 

벗[友]이란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말한다. 멀리 옛사람을 벗하려면, 옛사람이 한두 명이 아닐 것이요, 지금 세상에서 벗을 찾아 헤아려보면, 우리와 같은 무리들이 또한 어찌 적겠는가? 그러나 경지씨는 벗을 취하는 것이 이와(강, 산, 눈, 달, 바람, 꽃) 같으니, 경지씨야말로 한세상의 독보적인 존재로다! 비록 그러하나, 천지는 부모요 만물은 우리의 벗이니, 어디를 간들 벗이 아니겠는가? 또한 하물며 대축(大畜) 卦(괘)의 산과 습감(習坎)의 물을 말함에 강습(講習)하고 많이 안다면, 진실로 우리의 이로운 벗[益友]이로다! 이에 육우당기를 지어 주는 바이다.

 

* 김구용(金九容)[1338(충숙왕복위7)∼1384(우왕10)] 고려 말의 문신. 본관은 안동. 초명은 제민(齊閔), 자는 경지(敬之), 호는 척약재(惕若齋) 또는 육우당(六友堂). 1375년(우왕 1) 삼사좌윤(三司左尹)이 되어 이인임(李仁任) 등 권신들이 북원(北元)이 보낸 사절을 맞으려 하자 이숭인·정도전(鄭道傳) 등 당시 친명파와 함께 도당(都堂)에 상서하여 이를 반대하다가 죽주(竹州)에 귀양 갔으며, 뒤에 여흥(驪興)으로 옮겨 강호에 노닐며 거처하는 곳을 六友堂이라고 이름 함. 정몽주·박상충·이숭인 등과 성리학을 일으켰고, 척불숭유의 선봉이었다. 사장(詞章)을 잘하였으며,《동문선》에 8편의 시가 전함. 저서《척약재문집》,《선수집》,《주관육익》[출처]네이버 백과사전

 

* 강절(康節) 선생의 …… 꽃 : 강절은 송(宋)나라 상수학(象數學)의 대가인 소옹(邵雍)의 시호(諡號)이다. 눈과 달과 바람과 꽃은 사람이 각자의 주관적 인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이(理)에 입각하여 객관적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그의 이른바 ‘관물(觀物)’의 세계를 시적으로 표현한 말인데, 그의 시문집인 《이천격양집(伊川擊壤集)》의 자서(自序)에 “관물의 즐거움으로 말하면 또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비록 사생(死生)과 영욕(榮辱)이 눈앞에 전개되면서 싸움을 벌인다 할지라도, 우리의 주관적인 마음이 그 속에 개입되지만 않는다면, 사시에 따라 바람과 꽃과 눈과 달이 우리의 눈앞에 한 번 스쳐 지나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何異四時風花雪月一過乎眼也]”라는 말이 나온다.

* 육룡(六龍)과 육허(六虛) : 육룡은 건괘(乾卦)의 6효(爻), 육허는 64괘 모두의 6효를 뜻하는 말인데, 요컨대 괘를 형성하는 효(爻) 여섯 개라는 의미이다.

* 산은 …… 것이다 : 《논어》 옹야(雍也)에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는 물을 좋아한다.[仁者樂山 知者樂水]”라는 공자의 유명한 말이 나온다.

* 눈은 …… 감싸 주니 : 소식(蘇軾)의 시에 “눈이 겨울의 온기를 조금 덮어 주었으니 그런대로 탈은 없겠지만, 가을 가뭄을 해소해 주지는 못했으니 밭갈이를 어떻게 할꼬.[稍壓冬溫聊得健 未濡秋旱若爲耕]”라는 구절이 있다. 《蘇東坡詩集 卷14 雪夜獨宿柏仙菴》

* 천지는 …… 벗이니 : 송유(宋儒) 장재(張載)의 〈서명(西銘)〉 첫머리에 “하늘을 아버지라 부르고 땅을 어머니라 부른다.[乾稱父 坤稱母]”는 말과, “모든 사람들은 우리의 형제요, 만물은 우리의 벗이다.[民吾同胞 物吾與也]”라는 말이 있다.

* 대축(大畜)의 …… 주니 : 《주역》 대축괘 상(象)에 “하늘이 산속에 있는 것이 대축괘이다. 군자는 이로써 옛 성인들의 언행을 많이 알아 자신의 덕을 키운다.[君子 以 多識前言往行 以畜其德]” 하였고, 습감괘 상에 “물이 거듭 흘러오는 것이 습감괘이다. 군자는 이로써 덕행을 항상 행하고 가르치는 일을 강습한다.[君子 以 常德行 習敎事]” 하였다.[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