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양각산与수도산&단지봉 종주(080412-13)

도솔산인 2008. 4. 14. 12:17

양각산与수도산&단지봉 종주산행

 

▣ 일 시 : 2008년 04월 12일∼13일

▣ 산행지 : 양각산&수도산 일원

▣ 인 원 : 8명<미산>님, <공교수>님, <소혼>님, <석산>님, <친절한정우>님+1, <여산명우>님, 余

▣ 코 스 : 심방-헬기장-흰덤이산-양각산-시코봉-수도산-구곡령-송곡령-단지봉-좌일곡령-용두암봉-목통령-상개금

 

 어머니 84회 생신으로 오남매가 모여 아침을 먹고 오후 1시가 되어 대전을 출발하였다. 2시간 남짓 거창군 가북면에 도착 일행과 합류 상개금에 차량 한 대를 파킹한 후 중촌리 심방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솔향기 가득한 산길을 해질 무렵 오르는 맛을 누가 알랴? 산행을 통해 마음과 몸을 다스려 깨끗이 정화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막영지에 배낭을 내려 놓고 흰덤이산(백석산)을 다녀온 후 젤트와 타프를 설치하고 <미산>님과 <공교수>님이 준비한 장어구이로 망년지교를 나누었다. 양각산의 밤은 모든 집착을 내려 놓아야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깊어만 가더라. 다음날 양각산과 수도산 능선을 걸으며 하루 종일 일행 모르게 '李白'의 '春夜宴桃李園序'를 흥얼거렸다.

 

春夜宴桃李園序

李白

夫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 而浮生若夢 爲歡幾何? 古人秉燭夜遊 良有以也 況陽春召我以煙景 大塊假我以文章 會桃李之芳園 序天倫之樂事 群季俊秀 皆爲惠連 吾人詠歌 獨慙康樂 幽賞未已 高談轉淸 開瓊筵以坐花 飛羽觴而醉月 不有佳作 何伸雅懷? 如詩不成 罰依金谷酒數

 

 하늘과 땅은 만물의 여관이요. 시간은 영원히 지나가는 나그네이다. 덧없는 인생 꿈만 같으니 기쁨을 누림이 얼마나 되겠는가? 옛 사람들이 등불을 잡고 밤에 노니는 것은 진실로 까닭이 있었구나!

 

 하물며 따스한 봄이 나를 연경으로 부르고 대지가 나에게 문장을 빌려주었도다. 복사꽃&오얏꽃 동산에 모여 형제들이 즐거운 일을 펼치니 여러 아우의 빼어난 글 솜씨는 모두가 혜련과 같은 시인이 되거늘 내가 읊은 노래는 홀로 강락에게 부끄럽구나!

 

 그윽한 감상이 끝이 없는데 고매한 담론은 갈수록 청아하다. 옥자리 펴놓고 꽃 옆에 앉아 깃털장식의 술잔을 날리면서 달빛에 취하니, 아름다운 시가 없으면 어찌 고아한 심정을 펼 수 있겠는가? 만약 시를 짓지 못한다면 금곡원의 술잔 수에 따라 벌하리라...

 

      

 

 

 

흰덤이산을 바라보니 '生也一片浮雲起요 死也一片浮雲滅이라.'

 

 

 

 

 

 산길에서 가끔 만나는 시그널 주인공 <준&희>님의 애닮은 사연은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아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그리움에 사무쳐 오늘도 산길을 걷고 있을 그 분의 사랑이야기가 그의 필적과 함께 시코봉을 지키고 있었다.

 

 준·희' 표지기 주인 최남준씨(펌)

 

아내 잃은 열부.... 능선 길에 샘 만드는 게 소원... 

'그대와 가고 싶은 山 /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 그리움. 보고 싶은 마음! / 준. 희'라고 쓴 표지기의 주인공 최남 준씨 (64) 는 부산 국제신문 취재산행팀의 안내를 맡았고, 2001년 남한의 대간과 정맥을 모두 완주하였으며, 2005년까지 2년간 산 건건 산악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기맥 종주를 마치고 2개월간의 에베레스트 트레킹을 다녀온 후 후유증으로 무릎 치료를 받으면서도 절룩거리며 매주의 산악회 행사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화악지맥과 명지지맥까지 종주한 억척 산 꾼이다.

 

 

부인과 사별한 후 자신과 부인의 이름자를 딴 '준. 희' 표지기를 만들어 붙임으로써 마음은 항상 부인과 함께 산행을 하고, 혼자서만 즐기는 춤과 노래는 멀리한다는 열부(烈夫)다.

 

청옥산, 대덕산, 깃대봉과 부산. 진주의 산길에 물줄기를 찾아 샘을 만들고 보수해왔으나 미장 기술을 가진 후배가 타계한 후 도와 줄 사람이 없어 중단하고 있는데 산을 좋아하면서 미장 기술을 가진 사람이 가까이 있어서 계속해서 능선 길에 물줄기를 찾아 샘을 만드는 것이 소원이란다.(펌)

 

 

산을 자랑삼아 다니는 이들은 아름답지 못한 이름을 남긴다. 

 

선물받은 수제작 삽으로...  

단지봉 표지석을 세웠다. 

 단지봉 정상석을 세우고...

 

 

용두암봉(용두봉)or용암봉(죽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