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기록

지리동부 영랑대 눈 내리는 밤에

도솔산인 2025. 1. 30. 15:06

지리동부 영랑대 눈 내리는 밤에

 

 

▣ 일 시 : 2025년 01월 26일(일)~27일(월)

▣ 코 스 : 광점동-어름터-방장문-청이당-영랑대

▣ 인 원 : 3명

▣ 날 씨 : 흐림(영하8도)

 

 

  설 명절을 앞두고 눈이 온다는 예보를 듣고 지리산에 들었다. 마음속으로 고대하던 영랑대 심설 산행이다. 지난 가을 두 차례 영랑대 연습 산행(?)을 하였으나, 이제 동계에는 자신이 없다. 가는 세월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그러나 겨울이 되면 늘 마음은 영랑대로 향한다. 청이당터에서 하봉 옛길을 지나 동부 능선에 들어서니, 바람에 몰아친 눈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지난 20일 일친(一親)들이 러셀을 해 놓아, 오후 3시가 넘어 영랑대에 도착했다... 영랑대에서 눈 내리는 밤을 맞았다. 밤새 사각사각 젤트에 눈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無住庵(무주암) - 無己

 

此境本無住 : 본래 이곳은 머물 곳이 아닌데,

何人起此堂 : 어떤 사람이 이 집을 지었는가?

唯如無己者 : 오로지 무기와 같은 사람만이,

去住兩無妨 : 떠나고 머무는데 거리낌이 없어라.

 

  무기(無己)는 생몰년 미상의 고려 시대의 승려로 자호는 대혼자(大昏子)이다. 지리산에 숨어 살면서 수도에 전념하였으며, 장삼 한 벌을 평생토록 입고 살았다고 한다. 특이한 행적 때문에 기승(奇僧)으로 평가받았으며, 최자의 『보한집(補閑集) 권하에는 대혼자 무기(無己) 「무주암시(無住庵詩)」가 수록되어 있다.

 

 

“이곳은 본래 사람이 머물 곳이 아닌데, 누가 이 집을 지었는가.”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卷三十一 慶尙道 불우조

 

  無住菴在智異山。○《補閑集僧無己自號大昏子隱於此山一衲三十年每冬夏不出卷肚皮束于帶索春秋鼓肚遊山日食三四斗一坐必浹旬起行則朗吟作偈山中七十餘菴每食一菴輒留一偈無住菴偈云此境本無住何人起此堂唯餘無己者去住本無妨語若疎易而寄意高深殆寒拾之流歟

 

  무주암(無住菴) 지리산에 있다. 보한집(補閑集) 』 , “중 무기(無己)가 스스로 대혼자(大昏子)라 호하고, 이 산에 숨었다. 장삼 하나로 30년 동안을 지냈고, 매년 겨울과 여름이면 나오지 않았다. 그는 허리를 새끼 띠로 감아 묶고서, 봄가을이면 배를 두드리며 산을 유람하는데, 하루에 34말 밥을 먹었다. 한 곳에 앉으면 반드시 열흘이 넘었고, 일어나 걸으면서 게()를 지어 크게 읊었다. 산중에 70여 개 암자가 있는데, 한 암자에서 한 끼씩 먹으면서 게(偈) 한 수씩 남겼다. 무주암 게에, ‘이 지경에 본래 주거하는 이 없었는데, 어떤 사람이 이 집을 지었는가. 오직 무기(無己)란 자만이 남아서 가거나 머물거나 처음부터 거리낌 없다.’ 하였으니, 말이 엉성하고 쉬운 듯하나 숨긴 뜻이 깊다. 혹시 한습(寒拾)의 무리인가.” 하였다.

 

注 한습(寒拾) : 당(唐) 나라 중엽의 유명한 중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을 약칭한 것이다. 그들은 기행(奇行)으로 유명하고, 시승(詩僧)으로 유명하였다. (고전번역원 DB)

 

출처 : 고전번역원 DB

 

방장문
천례탕

 

김종직이 쉬어간 청이당 터 앞 계석(溪石)
김종직이 쉬어간 청이당 터 앞 계석(溪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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