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六友堂記/산행정보

'지리'의 어원에 대하여

도솔산인 2017. 9. 15. 00:42

'지리'의 어원에 대하여

 

'지리'라는 이름은 통일신라 시대(887년) 고운 최치원선생의 쌍계사 진감선사 비문에 知異山으로 등장한다. 이후 고려시대에 편찬된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통일신라 흥덕왕 조 828년에 '당에 들어갔다가 돌아오는 사신 대렴이 차나무 씨앗을 가지고 오니, 왕이 지리산(地理山)에 심게 하였다.'라고 하였고 삼국사기의 다른 기록에도 '地理山'으로 되어있으며 조선시대 편찬된 [고려사]에는 오늘날과 같이 '智異山'으로 표기되어 있다.[펌]


이렇게 시대와 기록에 따라 각각 표기가 다르게 등장하지만, 그 어원에 대하여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를 누구도 언급한 사람이 없다. 나는 지리산의 어원에 대하여 산스크리스트어와 힌디어의 Giri(기리:산이라는 뜻)에서 온 말로 추정한다. 불교가 가야에 들어오면서 Giri를 한자의 음을 빌려 시대와 기록한 사람에 따라 知異, 地理, 地異, 智理, 地利, 智異등으로 표기했는데, 조선조에 들어 비로소 지리(智異)라는 명칭으로 정립되었다.

 

1472년 김종직의 유두류록에 나오는 가섭도 비해당의 贊을 읽다가 '설의계산'이라는 문구에서 막혔는데, 雪衣雞山(영신봉)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雞山이 인도에 있는 雞足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계족산은 범어로 꿋꾸따빠다산(Kukkuṭapāda-giri, 屈屈吒播陀山)으로 중인도 마가다국(摩揭陀國)에 있고 가섭존자가 여기서 입적하였다. 산스크리스트어와 힌디어에서 꿋꾸따(Kukkuṭa)는 닭이고 빠다(pāda)는 발, 기리(giri)는 山으로 계족산이 되었다.

인도 아율타국에서 김해 가야 김수로왕에게 시집온 허왕후 오빠 허보옥(장유화상)이 인도에서 불교를 가지고 들어와, 가야산과 지리산의 칠불사 보옥대에서 수도를 하였고, 이 칠불사에서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일곱왕자가 성불을 하였다. 따라서 조심스럽지만 불교식 지명인 '가야'라는 이름과 함께 '지리(Giri)'라는 지명이 이때부터 불리워진 것이다. 


지금도 인도의 '산스크리스트어'와 '힌디어'에서 Giri(기리)라는 어휘가 山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리라는 지명이 허왕후의 오빠 장유화상(허보옥)이 지리산에 들어오면서 산중의 산(불도를 깨우치는 산)이라는 의미로 Giri(기리)라고한데서 유래했다고 본다. Giri(기리)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智異가 '불성을 깨우쳐 지혜가 달라지는 산'이라는 의미로, 그 어원을 '불교신앙설'로 추정한다. [글쓴이 도솔산인17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