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덕유에 들다(111029~30)
▣ 일 시 : 2011년 10월 29일(토)~30일(일)
▣ 산행지 : 덕유산(1614m)
▣ 코 스 : 설천하우스-코러스-돌체-멜로디-카덴자-설천봉-향적봉-중봉-백암봉-중봉-향적봉-설천봉-만선봉-커넥션-설천하우스
▣ 인 원 : 오량과
지난 10월 15일 대둔산 낙조대에서 오량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는 인터그럴 동계침낭을, 오량은 간절기용 침낭과 고도계와 우모복을 걸었습니다.
만나자마자 “우모복은?” “안가지고 왔다. 빼앗길까 봐.”
생각은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허물이 없는 친구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모복을 가지고 오지 않았더군요.ㅎ
토요일 오후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출발하였습니다.
다행히 도착하니 날씨는 맑고 아침에 큰 배낭 메고 슬로프를 올라가면
남의 눈에 뜨이는 것이 부끄러워 설천봉까지 가고 싶었는데 돌체에서 멈추었습니다.
저녁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장비를 빼앗길까봐 정치 이야기는 일체 피하더군요.
“박산행의 정년과 건전한 산행, 산우회의 장래, 등....”을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한밤중 젤트에서 나와 보니 별이 총총 빛나고
산정에서 옅은 안개가 내려와 몽환적인 분위기입니다.
아침에 슬로프를 오르는데 스키장 개장을 위해
쑥부쟁이와 구절초, 두릅나무는 잘려져 있습니다.
사람이나 초목이나 생각이 앞서거나 웃자라면 안되는 모양입니다.
대피소에서 휴식을 하고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중봉에 이르니 운무가 능선에 덮히기 시작합니다.
백암봉에서 온 길을 도로 거슬러 설천봉을 향하는데
향적봉은 미래의 지리산과 설악산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德裕坪田에는 모세의 기적처럼 구름길이 열려 있어 발길을 유혹합니다.
만선봉 하산 길은 쓰러진 고목과 원시림에
낙엽이 수북하여 가을의 정취를 더합니다.
가을이 남아있는 무주리조트
돌아오는 길 음력 시월 초닷세 하늘에 초승달이 떠있습니다.
오늘이 증조모 諱日인데 집에 오니 제사준비로 분주합니다.
季父께서 "앞으로 제사를 줄여서 지내자."는 말씀을 꺼내시기에
'증조 할머니는 택호가 錦川으로 祖考를 낳던 해에 경북 상주시 화서면 금산리를 떠나
충북 청원군 문의면 후곡리로 오셨습니다.'라고 하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저도 사실 기제사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만 답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사진<오량>
결국 장비를 내놓지 않는 대신 전용 사진사가 되기로 하였고,
앞으로 등과 수낭을 가지고 다닌다고 하니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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